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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사이에 낀 韓·中·日, "해결 노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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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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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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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는 무역, 이란과는 석유로 관계 깊어 비판 자제

[테헤란(이란)=AP/뉴시스]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펼쳐놓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테헤란(이란)=AP/뉴시스]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펼쳐놓고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는 무역 관계로, 이란과는 에너지 의존 문제로 척을 질 수 없는 사이이다. 그동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강하게 반발해 오던 중국도 중동 정세와 관련해선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데 대해 중국이 '침묵의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다른 이란동맹국이나 러시아처럼 '규탄한다'거나 '강하게 비난한다'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왕 부장은 중국이 지역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국제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과 중동 국가의 충돌에 가급적 개입을 피해왔다. 특히 중국은 오는 15일 미국과 제1단계 무역협상에 서명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이란의 석유 구매 1위 국가다.

반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은 핵합의를 잘 지키고 있었다며 이란을 두둔했다. 성명에서는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한 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며 이란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동 문제에 관해서는 러시아와 함께 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 협력기구를 통해 매년 해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3년 이후 30회 이상 만났다. 시 주석은 러시아를 "가장 가까운 외국 동료"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전례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인홍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트럼프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와 전략적 관계를 심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중국 정부는 온화한 톤을 유지하면서 양측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그래야 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시중 환전소에서 직원이 환율 안내판에 적힌 환전 금액을 바꾸고 있다. 2020.01.0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시중 환전소에서 직원이 환율 안내판에 적힌 환전 금액을 바꾸고 있다. 2020.01.06. misocamera@newsis.com
일본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지만 미국의 요구에 못 이겨 이달 중 자위대를 중동 지역에 파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연두 기자회견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해결 노력'만을 강조했다. 그는 "사태 악화를 피해야 하며 모든 관계자들에게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 노력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중동 지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커, (사태 진화를 위한) 외교 노력과 함께 정보 수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해, 일본 관계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을 지지하지도 않고, 이란과의 우호 관계도 유지하면서 양측에 긴장 완화를 호소하며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일본의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중개를 노력했으나 되레 양국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사설에서 "일본은 미국, 이란과 모두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며 "(일본이) 충돌 해결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중립적인 입장을 요구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중동의 혼란은 고유가를 야기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일본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이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습에 노력한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여파로 한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근무중인 딜러들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미국과 이란의 갈등 여파로 한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근무중인 딜러들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우리나라도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 중동 파병 등의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청와대 측은 '이란 등 중동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미국의 중동 '호르무즈 해협 공동호위' 참여 요청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파병 요청에 응할 경우 반이란으로 간주될 수 있어 국내 산업과 국민들의 신변 안전을 고려할 때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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