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분쟁 엮인 대한항공, '금싸라기' 서울 송현동 땅 판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조원태 한진 회장 / 사진=내부

대한항공은 6일 오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그룹 차원에서 매각 계획을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인천 을왕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연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은 경영권 분쟁의 반대편에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인 연합을 결성한 KCGI(강성부펀드) 등이 요구했던 내용이다.

이 같은 대규모 부동산 매각은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지속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위한 포석이다. 3월 말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은 KCGI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한편 본격적인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알려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조 회장 체제가 왜 지속되야 하는지 명분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매각 예정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642㎡) 는 천문학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미군대사관 숙소로 인사동과 길 하나 차이인 이 땅은 당초 대한항공이 한옥 호텔 건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하려고 했다.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도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이 같은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2월 안정성 및 수익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23’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약속한 바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6년 인천 을왕리에 준공된 해양레저시설인 용유왕산마리나의 운영사다. 대한항공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주간사 선정 및 매각공고 등 관련한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