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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같은 콜센터, 집단감염에도…"키보드 소독·마스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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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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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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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충남 천안시 고용노동부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민원 처리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충남 천안시 고용노동부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민원 처리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용산구 한 콜센터 상담사 A씨의 책상 길이는 딱 90㎝다. 뒷사람과 간격도 좁아 화장실에 가려면 의자를 앞으로 바짝 붙여야 겨우 공간이 난다. A씨는 이곳을 '닭장'으로 표현했다.

1시간만 지나도 어느새 축축해지는 마스크는 계속 착용하기 어렵고 건물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소독은 고작 한 달에 한 번뿐이다.

A씨는 "상담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8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다들 출근은 하지만 내일은 내가 확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출근길이 무섭다"고 호소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넘게 나올 정도로 집단감염 문제가 심각해졌지만 상담사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콜센터처럼 밀집된 공간에서 더욱 전파력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 이후인 이달 11일부터 이틀간 상담사 15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근무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상담사는 65.5%(1025명)였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고객의 불만을 받아서 70.5%(723명) △답답하고 불편해서 45.6%(467명) △마스크가 없어서 26%(267명) 등을 꼽았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마스크를 근무 여건상 착용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콜센터 내의 코로나19 위험성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업무 강도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66.1%(1034명)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담 업무량이 늘었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1339 질병관리본부 상담부터 여행을 취소하는 항공사 상담까지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사들의 업무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상담사들의 불안에도 회사 측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의 코로나19 예방조치(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85.5%(1338명)는 '키보드 소독용 알코올 솜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절반이 넘는 56.9%(891명)였다. 상담사 B씨는 "마스크는 세 번 지급되다 중단됐고 측정에 2분 정도 걸리는 겨드랑이용 체온계 하나를 비치한 게 전부"라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회사와 정부에 콜센터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직장갑질119는 "콜센터업체는 업무 추가공간을 확보하고 재택·교대근무를 통해 접촉 위험을 줄여야 한다"며 "실질적 사용자인 고객사는 예방조치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급비를 추가 지급하고 손 세정제·마스크 지급, 열감지 카메라 설치 등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정부가 만들기로 한 콜센터 사업장에 대한 지침은 권고 수준에 그치지 않도록 강제력이 있어야 하고 권리침해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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