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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문사 ISS, 조원태 손 들어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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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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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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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조 회장 측,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평가.. 반면 "3자연합 설득력 부족" 지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월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국 교민들을 태우고 돌아올 전세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공항사진기자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월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국 교민들을 태우고 돌아올 전세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공항사진기자단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의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도 조 회장의 연임안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의결권을 행사하기 전 단 두 곳의 자문사들로부터 의견을 받는데 그 두 곳이 바로 ISS와 지배구조원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두 곳이 모두 조 회장 연임안에 손을 들어줬다는 얘기다.

ISS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 앞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안분석 보고서를 국민연금 및 ISS와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이 보고서에서 ISS는 "조원태 회장 등 한진칼의 새로운 경영진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며 "조 회장 측에 도전장을 던진 KGC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하 3자 연합)은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 연임안 '찬성', KCGI 측 김신배 前 부회장 선임안도 찬성


한진칼 정기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 측은 조 회장 자신과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CFO, 최고재무책임자) 등 2명의 사내이사 후보와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3자 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회장 등 사내이사 후보 3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지배구조원은 조 회장 측이 제안한 7명 전부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고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7명에 대해서는 '의결권 불행사', 즉 기권을 권고한 바 있다. ISS는 조 회장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 2명(조 회장, 하 부사장)에 대해 전부 찬성을 권고한 반면 조 회장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군 5명 중 임춘수 마이다스PE(프라이빗에쿼티) 대표 및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에 대해서만 찬성 표결을 권했다.

ISS 보고서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은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김 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에 대해서도 찬성할 것을 권했다는 부분이다. 다만 나머지 2명의 사내이사 후보군과 4명의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결을 권고했다.

ISS는 이번 의견을 내기 위해 2가지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즉 3자 연합 측이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개를 했는지,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누가 주도할 수 있는지를 봤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감안하고서도 ISS는 조 회장의 연임안에 손을 들어줬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자문사 ISS, 조원태 손 들어준 이유는



"3자연합, 항공업의 높은 부채비율을 경영실패로 주장"


3자 연합은 조 회장 등 현 한진칼 경영진의 교체가 필요한 이유 중 가장 시급한 것이 '대한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꼽았다. 조 회장의 경영 실패가 부진한 재무성과로 나타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앞서 지난 2월20일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항공업이니까 부채비율이 높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도 하는데 글로벌 항공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ISS의 판단은 달랐다. ISS는 "2014년 이후 한진칼의 매출은 연평균 14%씩 늘었고 이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8%를 기록했다"며 "항공·물류 사업의 특성상 한진칼의 연간 실적은 국제 유가와 환율의 동향에 크게 좌우됐다. 2019년의 영업손실은 거시 변수들과 지정학적 분쟁 등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항공업계는 대개 높은 부채비율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3자 연합 측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과다하다고 주장한다"며 "2015년 이후 대한항공은 지속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해 온 반면 한진칼의 부채비율은 67%를 기록했다"고 봤다. 조 회장의 경영상 잘못으로 인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부정적 영향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ISS는 "최근 5년간 한진칼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30.8%에서 22.2% 내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는데 이는 항공업의 특성상 거시 변수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면서도 "글로벌 동종업체의 평균 ROE 5.8%에 못 미치는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과는 3자 연합 측의 '경영진 교체' 주장에 일정 부분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조 회장의 재임기간이 짧기 때문에 조 회장의 경영 성과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회사 측은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한국 최대 메신저 앱 회사인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한진칼 경영진은 또 비핵심자산을 현금화해 부채비율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소개했다.
지난 3월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정비고에서 방역 직원들이 뉴욕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소독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은 항공업 등 물류업계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 사진=이기범기자
지난 3월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정비고에서 방역 직원들이 뉴욕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소독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은 항공업 등 물류업계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 사진=이기범기자



"조원태 회장,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


비록 3자 연합 측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조 회장 재임 기간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ISS는 "3자 연합 측의 압력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조 회장의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한진칼 경영진은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3자 연합 측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임원보수위원회 및 거버넌스 위원회 설치, CEO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등 이사회 독립성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 조치들이 그것이다. ISS는 "3자 연합 측이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에 실패했다"면서도 "새로운 이사회 멤버에 의한 신선한 견해가 외부의 어려운 환경에서의 경영 성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출안에 찬성 권고를 한 이유를 밝혔다.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군들에 대해 모두 반대 권고를 내린 이유로는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군들은 조 회장 측이 제안한 후보군들과 비슷한 재무·경영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김석동 전 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 등 한진칼 측이 제안한 후보군들의 공공·민간 부문에서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은 감독 책임과 지배구조 개선에 더욱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진칼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군 중 임 대표와 이동명 변호사가 제외된 데 대해 "임 대표의 금융부문에서의 이력은 김 전 위원장, 박 원장과 겹친다"며 "한진칼의 규모를 감안할 때 1명 이상의 법률 전문가는 현 시점에서 불필요하다. 한진칼 측이 이 변호사와 함께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사회에 더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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