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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헌·당규’는 금태섭의 소신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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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광 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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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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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민국4.0'을 열자][3회-上]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실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실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담긴 건강한 진영의식...의원들의 행태는 왜?


더불어민주당은 1955년에 창당한 옛 민주당을 뿌리로 둔다. 올해 65주년을 맞는 민주당은 350페이지에 달하는 ‘강령·당헌·당규’를 갖고 있다.

여기엔 △정치 △자치분권·균형발전 △외교·안보 △통일 △경제 △과학기술 △환경·에너지 △복지 △일자리·노동 △교육 △성평등·사회적 약자·소수자 △문화·예술·체육 △언론·미디어 등 13개 분야 핵심 가치와 윤리규범을 비롯 당의 정체성이 담겼다.

‘강령·당헌·당규’의 맨 앞엔 ‘다양성과 다원성을 반영하는 정치제도 개혁과 의회 내 정당 간 협력의 정치를 지향한다’고 써 있다. 민주당이 가야 할 최우선의 방향이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금태섭의 소신을 응원했다

◇‘타락한 진영의식’ 없앨 묘약은 협치

민주당의 강령과 당헌, 당규엔 ‘협치’란 단어가 넘친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군소 정당들이 핵심 가치와 조직의 구성과 운영, 당원의 기본권 보장 등 자기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과 비교하면 ‘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65년 전 창당 후 선거 때마다 집권에 도전해온 정당의 고민이 느껴진다. 대의민주제의 운영 원리를 이해하고 각 진영과 세력을 대표하는 정당 간 대화와 합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천 단계로 오면 물음표가 붙는다. 민주당은 지난해말과 올해초 이른바 ‘4+1 협의체’(민주당(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가동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등을 처리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과반 표결 전략이었다. ‘작은 협치’란 시각이 없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절반의 포기이기도 했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에 사실상 ‘불복’ 입장을 내세우며 ‘위성 정당’ 전략으로 맞섰다. 민주당도 ‘꼼수’에 빨려 들어가며 선거법 취지는 사라졌다. 지난 1년 치열하게 싸웠던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협치를 토대로 한 결과는 괴물이 돼 우리 삶을 짓누른다.

민주당이 그토록 강조하는 협치는 당원과 지지자, 더 나아가 국민과의 ‘약속’이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 “민주당이 당헌, 당규만 지켜도 극단적 진영 갈등에 매몰된 ‘타락한 진영의식’이 사라질 수 있다”란 지적이 나온는 이유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금태섭의 소신을 응원했다

◇“다양성 추구한다면서 입을 틀어 막았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한 내용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당헌 3조는 ‘민주당은 당원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고 돼 있다.

다양성과 다원성은 정당 내 민주화와 건전한 비판의 자양분으로 극단적 진영 논리의 ‘특효약’으로 꼽힌다. 다층적·다원적 현안이 쏟아지는 시대, 정권 재창출에 도전하는 세력이 전면에 내세울 가치로 마땅하지만 이 역시 실천의 문제가 남는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소신 발언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했다는 이유 등으로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받았다. 금 의원이 공수처 설치안의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지자 당내 성난 민심은 극에 달했다.

다양성과 다원성이 무시되고 당내 열성 지지자 목소리가 과잉 대변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 의원은 서울 강서을 경선에서 패하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금 의원을 보면서 앞으로 민주당에서 소신을 밝힐 수 있는 의원이 몇이나 될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당헌·당규 살펴보니

범진보·개혁 세력으로 꼽히는 정의당과 민생당의 당헌·당규도 아쉽다. 정의당은 125쪽에 걸친 당헌·당규에서 ‘노동’, ‘시민참여’, ‘진보’,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지만 협치 등 ‘정치 행위’에 대한 내용은 담지 못했다.

양당제를 넘어 다당제 정착에 앞장서는 정당으로서 다른 당과 관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당을 국회라는 정치 공동체를 함께 운영하는 동료이자 경쟁자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으로 규정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선거를 앞두고 최근 창당한 민생당도 다르지 않다. 민생당은 당헌·당규을 통해 ‘민주복지국가’, ‘서민’, ‘한반도 평화’, ‘국민통합’ 등 자기 세력이 추구하는 가치에만 집중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금태섭의 소신을 응원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담긴 건강한 진영의식...의원들의 행태는 왜?


‘보수를 대표하는 거대정당’

미래통합당을 수식하는 표현이다. 통합당은 보수진영에서 강조하는 ‘헌법 가치’를 당헌·당규의 첫머리에 넣었다.

당헌 제1장 2조에 “통합당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적 성취를 이끌어온 헌법정신을 존중한다. 헌정질서의 중심인 자유, 민주, 공화, 공정의 가치를 올곧게 실현하고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고 썼다.

헌정질서의 가치를 지키는 ‘건강한 진영의식’은 다른 진영과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헌법가치를 망각한 ‘타락한 진영의식’에서 당내 건전한 목소리는 사라진다. 자정작용이 사라진 진영에는 강성만 남는다.

당헌·당규는 당원이 따라야할 ‘헌법’이고 ‘법률’이다. 통합당은 당원의 권리와 의무를 밝힌 당헌 제6조에서 ‘당헌·당규를 지킬 의무’를 규정한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금태섭의 소신을 응원했다

◇점거, 농성, 물리력행사…당헌엔 '법치구현'

‘제1야당’. 현재 통합당을 수식하는 또 다른 표현이다. 제1야당의 역할 중 하나가 ‘행정부 견제’다. 또 대통령 선거과 국회의원 선거에선 집권세력을 상대로 ‘심판론’을 꺼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방식이다. 통합당을 보면 정부 견제의 방식으로 ‘투쟁’을 선택한다. 국회에 들어가 ‘논쟁’ ‘비판’하지 않는다. 쟁점 현안에 대한 건전한 토론,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등은 없다.

통합당의 당헌 제1장에 적힌 “법치를 구현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와 국정을 지향한다”는 구절은 그저 활자일 뿐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당시 한국당의 모습은 법치 구현과 거리가 멀었다. 대화 테이블에 형식적으로 앉았을 뿐 실제 대화에 나서지 않고 투쟁만 택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관련 법안에 ‘절대 반대’만 외칠 뿐이었다. 한국당의 주장, 대안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지난해 4월 검찰 관련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는 걸 막기 위해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을 막았다. 지난해 12월 선거법 표결 당시에도 의장석 주변을 점거했다. 패스트트랙 충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문제로 항의 방문하러 찾아 온 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의원실에 감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들만 20명이 넘는다.

투쟁을 위한 투쟁만 되풀이됐다. 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등 현안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대여 투쟁을 강조하며 당내 지지 결집을 시도했다. 이때 ‘타락한 진영의식’이 작동했다. 당헌과 당규 어디를 봐도 “다른 진영과 피터지게 싸워라”는 얘긴 없다.
제21대 총선을 한달 앞둔 3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선거관리위원회 안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제21대 총선을 한달 앞둔 3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선거관리위원회 안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반대로 가는 '극우화'

통합당 당헌에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를 지향한다’는 표현이 있다.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강령에는 “역사적 경험을 반성적으로 성찰하여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켜 나간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민통합, 그리고 민주주의의 성숙과는 거리가 먼 목소리만 ‘득세’한다. 지난해 2월 한국당(현 통합당) 의원들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는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이라는 발언이 국회의원 입에서 나왔다.

더 큰 문제는 당심(黨心)이 극우화됐다는 진단이다.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대표를 맡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유가족을 국회에서 만나 사과했지만 당내에서는 ‘막말’보다 ‘사과’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적잖게 나왔다.

건전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당내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대두된 탓이다. 김 전 위원장은 공청회 직후 치러진 2·28 전당대회에서 당원들로부터 야유까지 받았다. 보수의 ‘타락한 진영의식’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다.

통합당은 당규 제7조 당원자격 심사에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 하는 자 △당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 △공사를 막론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 △과거의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 △개혁의지가 투철한 자 등을 규정한다.

정치권 안팎에선 “통합당 인사들은 ‘당의 이념과 뜻을 같이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땨문이다. 통합당 스스로 지키지 않는 ‘당헌·당규’는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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