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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K-방역…'메이드 인 코리아' 경쟁력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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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남 기자
  • 세종=민동훈 기자
  •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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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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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메이드 인 코리아'-②시장보다 밸류체인](下)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 달라진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정책은 ‘제조업 리쇼어링’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무역·투자 상대국의 국경봉쇄가 잇따르면서 우리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 소비시장과 저임금 인력을 찾아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취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제조업 생태계는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짜인다. 대기업을 돌아오게 하는 과감한 정책전환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코로나 걸린 GM·벤츠 중단율 89%…"한국 밖은 위험해"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4.13/뉴스1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4.13/뉴스1

코로나19(COVID-19)는 단순히 전염병 대유행을 넘어 글로벌 산업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지난 20~30년 동안 전세계 무역성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했다.

생산 비용을 우선 가치로 상품 기획에서 생산, 소비 등 단계별로 생산 거점을 분산했던 과거 전략이 코로나19로 취약점을 드러냈다. 여기에 신흥국의 임금상승과 선진국 ICT(정보기술) 발달은 기존 오프쇼어링(Off-Shoring, 해외이전) 전략을 무력화하고 있다.

세계가 극찬한 'K-방역'…"가장 안전한 생산기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4.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4.27/뉴스1

세계 각국의 '신고립주의' 움직임으로 무역분쟁도 잦아진 상황이다. 한국이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소재를 국산화한 것처럼 필수공정에 한해서 국내 자급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투명한 정보공개, 세계 최고수준의 시민의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글로벌 생산거점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은 가장 안전한 생산기지가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코로나19 속에서 성공적인 방역을 앞세워 제조업 중단 사태를 막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발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 환경은 기업활동의 필수요소가 됐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K-방역' 효과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반등세에 기회를 잡기 위한 체력전이 시작된 이후 정부와 업계가 국내 유턴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 미국법인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 미국법인

완성차 업계 공장가동률을 살펴보면 한국과 해외의 차이가 확실하다. 지난달 16일 기준 GM과 다임러(벤츠), BMW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중단율은 80%를 넘어섰다. GM이 89.5%, 다임러가 88.9%, 폭스바겐이 60% 수준이다. GM은 8개국에 있는 38개 공장 중에서 34개의 문을 닫았다. 다임러는 27개 중 24개, 폭스바겐은 26개 중 16개가 조업을 중단했다. 공장들이 8~10개국에 흩어진 결과다.

반면 국내에 공장 6개를 운영하는 현대·기아차의 중단율은 35.3%에 그쳤다. GM과 르노의 생산시설을 포함해 한국 내 기지들은 코로나19 이후 부품 수급 등으로 일시적인 중단을 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 생산인력이 모자라 가동을 멈춰 세운 적은 없다.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중심에 서라"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아이오닉일렉트릭 의장라인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아이오닉일렉트릭 의장라인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제조업에서 K-방역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3월 국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1%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월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평균 가동률 73.2%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공장 가동도 정상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의미다.

지난달 수출입 실적을 살펴봐도 자본재 수입은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해외에서 자본재를 들여와 완성품 혹은 반제품을 파는 가공무역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 제조업 설비는 정상가동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월 수출입 통계에서 자본재 수입이 늘었다는 것은 과거 장기 침체로 이어졌던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이라며 "국내 제조업의 생산 능력과 국내 소비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코로나19 이후 벌어질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과정서 한국이 중심에 설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다. 정부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유턴을 포함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유치와 지원방법을 조속히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기획과 R&D(연구개발) 같은 핵심 공정과 IT(정보기술) 등 첨단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국내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조와 소비 전 과정을 국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핵심공정의 국내화를 통해 제조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내영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과의 무역분쟁은 핵심부품(소재) 자급률 상승시 외부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고부가가치 산업, 핵심부품 기업의 유턴 지원으로 일자리와 내수활성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민동훈 기자



세계로 열린 문, 다시 한번 '메이드 인 코리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로비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0.3.25/사진=뉴스1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로비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0.3.25/사진=뉴스1

'칠레, 싱가포르, EFTA(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 EU(유럽연합), 페루, 미국, 터키, 호주,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콜롬비아, 중미 5개국(파나마·코스타리카·온두라스·엘살바도르·니카라과), 영국,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들이다. 2004년 1만8252㎞ 떨어진 지구 반대편 나라 칠레를 시작으로 16년간 발효한 FTA가 16건이고, 최종 타결돼 발효를 기다리는 협정도 3건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영토는 59개국으로 넓어졌다.

이들의 비중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7%가 넘는다. 정부는 현재 협상 중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 말레이시아·필리핀·한중일 FTA 등을 포함해 2022년까지 전세계 GDP의 90%를 차지하는 70여개국과 FTA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리아 프리미엄'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 등과 '제5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4.2/사진=뉴스1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 등과 '제5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4.2/사진=뉴스1

탄탄한 글로벌 FTA 망(網)은 해외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의 경쟁력을 높인다. 관세·비관세 등 무역장벽을 낮춰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 한국이 FTA 지도를 확장하는 데 매달린 것도 그래서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FTA 강국'이 됐다.

이는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일 훌륭한 명분이기도 하다. FTA 체결국 간에는 특혜관세 적용은 물론 걸림돌이었던 각종 비관세장벽도 완화·해소돼서다. 무역장벽을 피해 현지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라면 굳이 공장을 해외에 둘 이유가 없다.

한국이 FTA 모범국으로서 미국, EU 등 선진시장과 FTA를 체결한 손꼽히는 국가라는 점도 중요하다. 사실상 이들 시장을 내수시장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EU와 FTA를 맺지 않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해당국으로 수출할 때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에 적용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산 제품은 한·미 FTA와 한·EU FTA를 적용 받아 더 낮은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EU, 미국, 중국, 베트남 4대 FTA를 통해 제조업 양허품목에서 연간 28억7000만달러(3조5000억원)의 수출 관세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FTA는 시장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관세 등을 서로 철폐해 상대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일종의 안전판"이라며 "한국은 FTA를 상대적으로 많이 맺고 있어 여러 혜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Made in Korea' 전성기가 온다"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프리뷰 인 서울(PIS) 2019’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섬유·패션산업 최대 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PIS) 2019’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국내외 424개(국내 215개, 해외 209개)사가 참가한다. 2019.8.28/사진=뉴스1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프리뷰 인 서울(PIS) 2019’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섬유·패션산업 최대 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PIS) 2019’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국내외 424개(국내 215개, 해외 209개)사가 참가한다. 2019.8.28/사진=뉴스1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조사에 따르면 해외 진출기업은 국내복귀를 고려하는 주된 요인으로 해외 현지 인건비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87.8%)와 더불어 한국의 FTA 네트워크 및 브랜드 효과(53.6%)를 꼽았다. 한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달고 생산할 경우, FTA 관세 혜택은 물론 '메이드 인 차이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가치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7월 코트라가 개최한 '2019년 유턴기업 간담회'에서 유턴기업인 조명업체 A사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구인난 등으로 현지 경영여건이 지속 악화돼 한국의 FTA 관세혜택과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활용, 미국과 유럽시장 개척을 위해 국내복귀를 선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핵심 투자지였던 중국이 미중 통상분쟁에다 코로나19(COVID-19)발 셧다운(생산중단) 사태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메리트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국내 유턴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FTA 네트워크만 보고 국내 복귀를 선택하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이를 정책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한국의 우수한 FTA 네트워크는 관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라면서도 "실제 유턴까지 유도하려면 국내 세금이나 노동비용 등 기업환경을 잘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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