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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만 하는 勞, 그만…노사갈등 풀어야 韓 경쟁력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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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성훈 기자
  • 세종=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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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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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메이드 인 코리아'-③노동, 파이를 늘리자](上)

[편집자주]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 달라진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정책은 ‘제조업 리쇼어링’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무역·투자 상대국의 국경봉쇄가 잇따르면서 우리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 소비시장과 저임금 인력을 찾아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취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제조업 생태계는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짜인다. 대기업을 돌아오게 하는 과감한 정책전환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No만 하는 勞, 그만…노사갈등 풀어야 韓 경쟁력 살아난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노·사·민·정 대통합이라는 전제로 출발했다. 연봉 3500만원 수준의 완성차 공장을 지어 일자리 1만여 개(협력업체 포함)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근로자가 낮은 연봉을 받지만 기업은 저렴한 인건비로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대신 지역 사회에 많은 일자리를 만든다.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좌초 위기까지 몰렸었다. 노동계는 지난해 1월 투자협약 체결 이후 노동이사제 도입, 경영진 교체 등 무리한 요구로 일관했다. 그러다 지난달 2일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사업참여 일부 주주들은 "노동계가 도를 넘었다"고 반발했다. 결국 노동이사제를 포기한 노동계와 광주시의 극적 타결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정상 궤도에 다시 올랐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두고 노동계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는 전형적인 노조의 '발목잡기' 행태를 보여준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하면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의 본국 복귀)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o만 하는 勞, 그만…노사갈등 풀어야 韓 경쟁력 살아난다

◆강성 노조에 노사협력 '낙제점'…OECD 국가 중 꼴찌

1996년 이후 25년이 되도록 국내에는 단 한 곳의 자동차 공장도 지어지지 않았다. 강성 노조 등으로 고용 효과가 큰 완성차공장의 해외 이전은 계속됐다. 사사건건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는 노조는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코트라가 내놓은 '2019 외국인투자기업 경영환경 애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선결돼야 할 '최우선 과제'로 노무 환경이라는 응답(24.1%)이 가장 많았다.

이렇다 보니 대립적인 노사관계에 따른 기업활동 부담 등은 우리나라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0월 초 발표한 141개국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보면 노동시장 효율성(노동시장)은 전년보다 세 계단 하락한 51위에 그쳤다. 노사 간 협력도 지난해 124위에서 130위로 내려앉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국 회원국 중 노사 협력은 '꼴지'였다.
No만 하는 勞, 그만…노사갈등 풀어야 韓 경쟁력 살아난다

◆파업 일삼는 노조…보여주기식 '정치 논리' 매몰

노사 분쟁은 해마다 터져 나오는 악재다. 현대차 등 제조업 부문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연례행사'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최대한 더 많은 '파이'를 얻기 위해서다. '투쟁 만능주의'가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습관성 파업'은 기형적인 노사관계에서 나온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존재감을 보이고,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에 적극 개입한다. 노조파업에 대한 회사 측 대응수단은 직장폐쇄밖에 없다. 대다수 선진국은 사업장 내 점거농성 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금지 등을 보장한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법에서 노조의 힘이 기업보다 우월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경영권 방어권도 개선해야 노사관계의 균형이 이뤄진다"고 했다.

이 같은 노사 분규로 인한 손실도 크다. 한경원이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한국·미국·일본·영국 주요 4개국의 노사관계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년 평균 임금근로자 1000명당 노동손실일수는 한국 4만2327일, 영국 2만3360일, 미국 6036일, 일본 245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한국의 노동손실일수가 영국의 1.8배, 미국의 7배, 일본의 172.8배였다.

10년간 평균 노동조합원 수는 한국 180만7000명, 미국 1492만8000명, 일본 996만8000명, 영국 656만2000명으로 한국이 가장 적었다. 하지만 노조원 만 명당 쟁의발생 건수는 한국 0.56건, 미국 0.01건, 일본 0.04건, 영국 0.18건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노조의 정치투쟁도 문제다. 산별노조가 일반적인 유럽과 달리 한국은 기업별 노조가 대부분이다. 유럽의 산별노조 체제에서는 노조의 정치·사회적 쟁점에 대한 요구와 이슈가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별노조 체제에서는 비(非)근로자의 노조 가입과 이에 따른 노조의 개별기업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이슈를 넘어선 요구를 개별 기업들이 감당하기는 힘들다.

박 교수는 "세계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선진국 노조들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계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정치 투쟁'이라는 구시대적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훈 기자, 박경담 기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두 번째부터)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버들다리 위 전태일 흉상 앞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두 번째부터)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버들다리 위 전태일 흉상 앞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대기업·정규직 세상…불청객·귀족 이미지 노조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2016~2017년 촛불집회를 키운 주체였지만 당시 집회현장에선 '불청객' 대접을 받았다. 보수여당이 강성 대기업 노동조합에 붙인 귀족노조 프레임은 많은 국민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1.8%(2018년 기준)인데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노조는 노동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환영받지 못하는 노동계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노조가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대기업 정규직이 노동운동의 주류가 된 연원은 길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운동은 기업 단위 노조가 군사정권, 자본에 저항하면서 성장해왔다. 많은 기업이 생존권, 노동기본권 쟁취를 앞세워 뭉쳤고 전노협에 이어 1995년 민주노총 결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초기 전노협 주축이었던 중소규모 제조업 노조의 영향력은 점점 축소됐다. 원·하청 구조 속에서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 노조는 조직을 키우지 못했다. 그 사이 조직 기반이 탄탄한 대기업 노조가 노동운동 내 세력을 넓혔다.

◆"노조 전투성, 협소한 이익 방어에만 동원"

노동운동 주류로 오른 대기업 노조의 시선은 점점 안으로만 굽었다. 군사정권에 대항했던 '전투성'은 그대로 가진 채 임금 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했다.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8년 작성한 '민주항쟁 30년 민주노조운동의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조직노동이 전투적 쟁의 양태를 협소한 이익 방어에 동원함으로써 계급적 연대 정신이 매우 취약해졌다"며 "현대기아차처럼 조직노동의 미조직 비정규 노동에 대한 계급적 연대, 단결정신은 서서히 소실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등 취약 노동자를 보듬지 못한 대기업 노조의 모습도 기득권 세력이란 인식을 확장시켰다. 실제 노동운동은 양극화 주범 중 하나인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에 별 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1987~2016년 노동조합이 임금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노조가 비정규직 확대에 대응해 조직기반을 확대하지 못했고 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를 억제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산별노조 정착하려면…노조 기득권 내놓아야

기업 단위 노조에서 비롯된 노동운동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산별노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산별노조는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 실시 중인 제도다. 우리나라도 산별노조가 도입되긴 했으나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산별노조 하에선 임금 협상을 하더라도 현대차 노사처럼 개별 기업이 아닌 자동차 또는 금속산업이란 큰 틀에서 이뤄진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원은 물론 비정규직도 협상 결과를 적용받는다. 코로나19(COVID-19) 극복을 위해 보건의료산업 노사간 감염병 예방 협약을 맺는 일도 가능하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왜곡된 영향력을 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산별노조 정착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노조는 겉으론 산별이나 실제로는 기업별 노조"라면서 "산별 전환이 실패한 이유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노조가 기득권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장 단위 교섭을 전제로 하고 있는 노동법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경담 기자, 기성훈 기자

No만 하는 勞, 그만…노사갈등 풀어야 韓 경쟁력 살아난다



30년 근로자 임금, 신입사원 4배…"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해야"


"국내 노동 환경을 고려하면 대기업·정규직·유노조 부문은 유연화가 필요하고 중소기업·비정규직·무노조 부문은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에게 의뢰한 ‘주요국의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3개국의 사례와 한국 상황을 비교해 이같이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19(COVID-19) 시대에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의 본국 복귀) 정책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현재 고용 시장을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 국내로 유턴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경영계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유연한 노동시장을 주문한다. ‘대기업·정규직·유노조’ 부문과 ‘중소기업·비정규직·무노조’ 간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노조가 강한 대기업일수록 호봉이나 연령에 따른 임금의 자연 증가. 해고 보호 등의 혜택이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정규직·유노조 부문의 근속연수는 13.7년으로 중소기업·비정규직·무노조 부문(2.3년)에 비해 6배 가까이 길다. 월평균 임금은 각각 424만원과 152만원으로 2.8배 차이가 나는 등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공성 임금체계 관행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핵심인 임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 임금은 1년 미만 근로자 임금의 4.39배에 달했다. 덴마크(1.44배), 네덜란드(1.65배) 등 유럽연합(EU) 주요국과 비교해 격차가 컸다. 이 교수는 "국내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제고는 바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현 체계에서 기업들은 신규 고용 창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호봉제 적용 기업이 100인 미만 기업에서는 15.8%에 불과했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60.9%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직무·성과에 기반한 효율적인 임금체계 확산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주문이다.

이 교수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해고완화와 같은 노동법 개정에 집중해 왔지만, 이는 사실상 국내 노동환경과 노사관계 속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직무급 임금체계 도입을 위해 정부와 노사 양측이 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심도 있게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설명했다.

기성훈 기자,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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