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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로 삼은 화학제품 수출 '뚝'…제발등 찍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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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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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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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1년]⑤

[편집자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재료를 무기화하면서 기습적인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1년이 됐다. 사태 초반의 우려와 달리 일본의 강공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일본이 추가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 1년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고 향후 대책을 모색해 본다.
/사진=AFP
/사진=AFP
"한번 뺏긴 것을 되찾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지난 5월 일본 내 불화수소 업체 모리타화학공업의 한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에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수출 관리 엄격화)로 한국향 판매가 30% 가량 감소세를 보인데 따른 불만이었다. 일본 내에서조차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일본에 더 큰 타격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日 5월 한국향 화학제품 수출 '뚝'…실적 악화로 日 기업들 잇단 '불만'


26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 적용을 받는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제품' 항목의 지난달(5월) 한국향 수출액은 715억4600만엔(약 8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낮아졌다.
코로나19를 감안해 전세계향 수출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화학제품의 5월 전세계 수출액이 6161억 4300만엔(약6조8962억원)으로 7.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감소폭이 더 컸다.

특히 해당 항목은 일본의 한국향 수출 규제가 본격화한 후인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여오는 중이다.

수출규제 타격을 받은 일본내 기업들 사례도 보도되고 있다.

전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1위 기업 일본 스텔라케미파의 2019회계연도(2019년4월~2020년3월)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9억엔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 감소한 337억엔, 영업이익은 32% 줄어든 24억엔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중 무역마찰과 일본 정부의 수출 관리 운용 재검토 등으로 주력 부문 수출 판매가 줄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COVID-19)까지 덮친 올 한 해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스텔라케미파는 올해 회계연도 기준 연결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27% 줄어든 14억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액정 패널 및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의 첨단 소재를 써왔던 이유는 고품질인데다 안정적 조달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패널과 반도체는 100단계가 넘는 섬세한 제조 공정을 거치므로 일부 단계의 재료 변경만으로도 불량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수율 저하를 우려해 고품질의 소재를 계속 쓰는 관습이 있었지만 이 관습을 흔든 것이 일본의 수출관리 엄격화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이 국내 소재 기업들로부터 물품을 조달받기 시작하면서 일본 내 전자 부품 영업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조달처로서 일본 기업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며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가 도리어 독이 될 수 있음을 일찍이 일본 내 연구기관으로부터도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종합연구소'가 냈던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 계기로 한국의 탈일본이 추진되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일본 수출관리 강화를 계기로 한국에서 국산화,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 진행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 기업은 방관 중"이라며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일 관광객 4000만→500만…쪼그라든 아베의 꿈, 신호탄은 한국의 '보이콧'


/사진=AFP
/사진=AFP
수출규제의 직접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간접영향을 받은 분야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의 급감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월 77만9383명에서 수출규제 공표 다음달인 8월 30만8730명으로 60.4%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0% 줄어든 값이었다. 한국인들의 '안사고 안간다'는 보이콧의 영향이 컸다.

이후 이 수치는 10월 19만7281명까지 꾸준히 줄어 지난달에는 약 20명을 기록했다. 다만 3~5월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탓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당초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시대'의 꿈을 좌절시킨 신호탄이 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팬데믹(대유행) 탓에 올해 일본인 관광객이 500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이콧의 영향은 식음료, 의류,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번졌는데 지난해 10월 일본 맥주 한국 수출량은 '제로'였다. 이는 1999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본 내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 23일 도쿄신문은 '타격은 일본기업에'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일본 정부 대응의 문제는 수출관리 강화 배경에 징용공(징용 피해자) 소송이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 정부 대응 촉구 의도를 이해할 수 있으나 '경제의 급소'를 찌르는 방식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의문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일본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마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유 본부장이 직접 지난 24일 "WTO 사무총장은 특정 소송에서 특정 국가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한국과 무역분쟁 중인 일본으로서는 껄끄러운 사실일 수밖에 없다.

일본 FNN 방송은 유 본부장의 출마 소식을 보도하면서 "유 본부장은 일본의 한국 수출 관리 강화에 강하게 반발, 한국 정부의 WTO 제소 등을 주도해왔다"며 "선출되면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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