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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수능'에 조용한 응원…"마스크·아크릴 책상 적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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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 정한결 기자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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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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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발길 못 돌리는 부모님들…'수험생 수송' 자원봉사 나선 택시기사

2021학년도 수능이 치러지는 3일 서울 동성고 앞에서 수험생들을 바라보는 학부모들 /사진=정경훈 기자
2021학년도 수능이 치러지는 3일 서울 동성고 앞에서 수험생들을 바라보는 학부모들 /사진=정경훈 기자
"아들이 마스크 착용과 아크릴 판 책상에 적응을 끝내서 큰 걱정은 안하고 있어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만난 학부모 위은하씨(57)는 아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간 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수능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반투명 아크릴 재질의 가림막이 책상 전면부에 설치됐다.



"하던대로 만 해" 조용한 응원…'성동고'와 '동성고' 헷갈린 수험생도


이날 수능 시험장 앞은 조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능장 앞 응원단은 보이지 않았다. 한 손에 도시락을 든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시험장으로 모여들었다.

동성고에는 입실 가능 시간인 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부분 수험생은 두꺼운 패딩 잠바와 추리닝 바지를 입고 수험장을 찾았다. 몇몇 수험생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는지 마스크를 몇 번씩 고쳐 쓰기도 했다.

오전 7시20분쯤부터는 수험생을 바래다주는 부모님들의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8시10분이 지나 교문이 닫히자 몇몇 학부모들은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부모들은 아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간 후에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첫째 아들을 수험장에 보냈다는 학부모 김모씨(48)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모일까, 아크릴 판이 혹시라도 방해할까봐 나까지 신경이 쓰인다"며 "내년엔 둘째가 수능을 봐야 하는데 코로나19가 어서 잡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수험장을 헷갈린 탓에 황급히 경찰차를 다시 타고 제 시험장을 향하는 수험생. 해당 수험생 A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사진=정경훈 기자
수험장을 헷갈린 탓에 황급히 경찰차를 다시 타고 제 시험장을 향하는 수험생. 해당 수험생 A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사진=정경훈 기자

'재수생'을 보내는 친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대학생 이모씨(20)는 교문 앞에서 두 번째 시험을 보러 가는 친구의 손을 잡고 담담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친구의 간식까지 챙겨온 이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입시가 많이 힘들었는데 친구가 잘 버텨줘서 고맙고 별 탈 없이 끝냈으면 좋겠다"라며 "다른 수험생들도 고생이 많았는데 모두 원하는 성과를 이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성동고'와 '동성고'를 착각해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수험생도 있었다. 이 학생은 입실 시간이 지난 8시20분쯤 경찰차를 타고 동성고에 도착했지만 시험장이 '성동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로 경찰차를 타고 성동고로 간 이 학생은 시험 시작 7분 전 가까스로 시험장에 도착했다.



"내년에 수능봐서 구경왔어요"…"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만…"


3일 오전 경기도 안양 평촌중학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장으로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주현 기자
3일 오전 경기도 안양 평촌중학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장으로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주현 기자

같은 시간 경기도 안양 평촌중학교 수능 시험장 앞에서 만난 수험생 학부모 서모씨(49)는 아들이 시험장에 들어가고도 입실 시간이 끝날 때까지 한참을 학교를 보며 서 있었다.

서씨는 "30년 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수능을 쳤던 기억이 나 쉽게 발이 떨어지지가 않는다"라며 "당시 길을 헤매다가 늦어 박수를 받으면서 뛰어들어갔던 기억이 나서 아들과는 일찌감치 도착했다"라고 회상했다.

평촌중 앞에는 입실시간 1시간 전부터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모여들었다. 정문 앞에는 수험생을 태운 차들이 줄지어 멈춰섰다. 조수석에 타고 온 아들이 내리기 전 엄마와 포옹을 하고 내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며 정문을 통과했다. 곳곳에서는 "시험 잘 보고 와라!", "도시락 가져가야지!", "화이팅!" 등의 대화 소리가 오고갔다.

다음해 수능을 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시험장 앞에서 구경하기도 했다. 충훈고 2학년 강모양과 과천외고 2학년 이모양은 "내년에 수능을 봐야하니까 분위기를 보고 싶어서 왔다"라며 "대치동에 있는 학교로 가보려다가 집 앞으로 왔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생각보다 수능 분위기가 특별히 나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수험생이세요?" 아들·딸 생각에 자원봉사 나선 택시기사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역 앞에서 택시기사 권영호(67)씨가 3일 오전 수험생들을 택시에 태워 인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장으로 보내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역 앞에서 택시기사 권영호(67)씨가 3일 오전 수험생들을 택시에 태워 인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장으로 보내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택시기사 권영호씨(67)는 이른 아침부터 서울 마포구 서대문역 1번 출구 앞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다가가 수험생인지 물었다. "네"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이쪽으로 타세요"라고 택시로 안내해 인근 수험장까지 태워 보냈다.

권씨는 "아들·딸 같은 사람들인데 잘 봤으면 좋겠다"면서 "아침 6시부터 봉사하려고 나왔다. 회사에서 (금전적인 보상이) 나오는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대문역 앞에는 오전 6시부터 경찰과 구청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출근길 혼잡한 교통으로 인해 수험생들이 늦을까 교통 통제와 지원에 나섰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경찰 오토바이 두 대와 경찰차 두 대가 자리를 지켰다.

역 인근에는 수험생 교통 지원을 위한 차량들이 대기했다. 서대문구청 차량과 택시, 다른 민간 차량들도 출구 앞에 줄을 지어 수험생을 기다렸다. 해당 차량엔 '수험생 수송 지원차량'이라는 문구가 앞뒤로 붙어있었다.

돌발 교통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차량 이동이 많을 줄 알았는데 아침 교통량은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오토바이를 이용한 긴급이동 사례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수능 여파로 지역 관공서 출근 시간은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됐다. 대중교통 출근 혼잡 운행시간도 기존 오전 7~9시에서 오전 6~10시로 연장됐다. 시내·마을버스 배차 간격 역시 단축됐고 운행 차량 수도 늘었다.

한편 올해 수능은 지난해 대비 5만5301명이 감소한 49만3433명이 지원했다. 수능은 전국 1300여개의 시험장에서 오전 8시40분부터 일제히 시행됐다.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역 앞에서 한 경찰관이 수험생 긴급이동지원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역 앞에서 한 경찰관이 수험생 긴급이동지원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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