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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꿈꾸는 소니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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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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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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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전자왕국 건설했던 소니, 이젠 자율주행 전기차 도전

지난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첫선을 보인 소니의 전기자동차 비전-S 02의 모습/사진=김성은 기자
지난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첫선을 보인 소니의 전기자동차 비전-S 02의 모습/사진=김성은 기자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간) 소니의 부활을 이끈 인물 중 한명인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그룹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소니 부스에서 깜짝선언을 했다.

"올 봄에 소니 모빌리티라는 새 회사를 설립할 겁니다. 그리고 판매 목적의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겁니다."

과거 소니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자왕국 소니가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는데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소니의 지난 20년 변화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런 변신은 예견된 일이라는 듯 자연스럽다.

한 때 세계 전자시장을 주름잡았던 소니는 마쓰시타(현 파나소닉)나 샤프 등 일본의 다른 전자업체들과 마찬가지로 2000년초반 디지털시대 전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그 왕좌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에 내주고 어려움을 겪었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 겸 CEO/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 겸 CEO/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2000년대 중반에 적자에 허덕이던 소니는 수익성 없는 핵심사업을 과감히 구조조정해 2017년부터 환골탈태했다. 전자업체로서의 명성은 버리고 게임과 콘텐츠, 금융회사로의 전환에 성공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1조엔(한화 약 10조원)에 육박하는 등 성공적 변신을 일궈냈다.

그 중심에는 히라이 가즈오 당시 CEO와 함께 소니를 이끌었고, 이번 CES 발표에 나섰던 당시 CFO이자 현 CEO 요시다 켄이치로가 있었다. 요시다 켄이치로는 안정을 찾은 소니에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졌다.

한국 전자산업을 이끌고 있는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길잡이이자 한 때 '과외선생'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일본 소니의 변신이 우리 기업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소니의 변신의 내용과 그 미래를 들여다봤다.



한 때 소니를 배웠다


소니의 가정용 비디오 카세트 리코더인 '베타맥스',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PC '바이오(VAIO)', 고화질 TV '브라비아'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머리 속엔 여전히 '소니=전자업체'가 남아 있을 지도 모른다.

2018년 1월 CES 현장에서의 일이다.

기자는 한종희 당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현 부회장, DX부문장)과 우연한 기회에 라스베이거스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면서 이날 새로 선보인 소니의 로봇애완견 아이보(ERS-1000)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1999년 첫선을 보인 아이보는 전자산업 후발주자인 한국의 엔지니어들에게는 꿈의 아이템으로 보일 정도로 아이보의 기술 진화는 큰 관심사였다. 아이보는 센서 기술과 로봇제어기술, E러닝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의 복합체였다.

CES2018 현장에서 아이보의 오작동에 대한 문제를 기자가 지적하자 한 사장은 "일부 현장상황에 따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소니의 로봇기술은 젊은 시절 우리가 배워야 할 꿈의 기술이었고, 아이보가 어떻게 진화했을지 발표될 때마다 항상 궁금증을 자아내곤 했다"고 소니의 기술력에 부러움을 드러내곤 했다.

그런 그는 4년 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라 올해 CES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소니는 이번 CES에서 아이보나 전자제품이 아닌 전기자동차 비전-S 02를 선보이면서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소니는 이제 전자업체가 아니다



테슬라 꿈꾸는 소니는 성공할까

디지털전환기인 2000년 소니의 매출은 7조 3148억엔(한화 약 76조원)이었고, 이 가운데 69%가 전자부문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나머지 9%는 게임이었고, 음악과 영화가 각각 8%, 보험이 6%로 소니는 전자기업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과거의 명성에 취해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던 소니는 2008년 적자로 돌아섰고 2011년까지 4년 연속적자를 기록했다. 수천억원대의 적자에 따라 노트북 바이오를 생산한 PC 사업부의 매각과 워크맨을 낳은 오디오 사업부 분사, 스마트폰 사업 축소, TV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소니의 과거 영광들을 모두 걷어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 결과는 2017년부터 새로운 소니로 탄생했고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10%를 넘어서는 견실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2020년 4월~2021년 3월 결산) 매출은 8조 9994억엔(한화 약 93조원)으로 이 가운데 '게임과 네트워크 서비스'가 3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9719억엔(약 10조원)으로 영업이익률은10.8%다.

20년전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줄었다. 금융업이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했고, 음악(11%)과 영화(8%) 등 비 전자업종이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분야인 이미지센서 및 솔루션은 11%에 머물고 있다.

소니의 최근 10년간 영업이익 추이. 2011년 적자에서 그 이듬해 흑자로 전환한 후 2017년부터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의 최근 10년간 영업이익 추이. 2011년 적자에서 그 이듬해 흑자로 전환한 후 2017년부터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의 지난 20년간 매출은 한화로 76조원에서 93조원으로 약 22% 성장하는데 그쳤다. 한때 경쟁자였던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매출이 32조원(2000년)에서 236조 8000억원(2020년)으로 640% 성장한 것에 비하면 20년간 매출면에서 정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소니는 이제 전자업체로 불리기보다는 게임, 콘텐츠와 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그룹이라는 표현이 적확하다.

그 변신은 이미 지난 2021년 4월 4개 전자회사(소니 일렉트로닉스, 소니 이미징 프로덕트&솔루션즈, 소니 홈 엔터테인멘트&사운드 프로덕츠,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를 하나로 묶어 '소니주식회사'로 명명하고, 지주회사의 이름을 '소니그룹주식회사'로 바꾸면서 진행됐다.

이제 전자왕국 소니를 기억하는 것은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생산했던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XPERIA)와 소니 이미징에서 생산한 카메라 알파7, 지난 5일 선보인 프리미엄급 뉴브라비아 엑스알(New BRAVIA XR) TV, 영상촬영장비 정도다.

소니그룹은 지주회사 아래 게임, 음악, 영화, 금융, 전자, 반도체 등을 둔 형태로 여기에 전기자동차 회사가 올 봄 새롭게 배치될 예정이다.



9000km 밖에서의 원격 운전...소니 전기차 경쟁력은?



2021년 12월 16일 일본과 독일에서 진행된 소니 전기자동차 비전-S 01의 원격운전 시험 장면. 사진 왼쪽에 핸들에서 손을 놓고 있는 운전자가 독일 알덴호펜의 테스트 코스에 위치해 있고, 오른쪽 운전자가 일본 도쿄에서 원격으로 조정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2021년 12월 16일 일본과 독일에서 진행된 소니 전기자동차 비전-S 01의 원격운전 시험 장면. 사진 왼쪽에 핸들에서 손을 놓고 있는 운전자가 독일 알덴호펜의 테스트 코스에 위치해 있고, 오른쪽 운전자가 일본 도쿄에서 원격으로 조정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지난달 16일 소니는 독일 알덴호펜에 있는 테스트코스에서 독일 통신사 보다폰과 함께 5G 환경에서 자사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비전-S를 원격으로 운전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9000km가 넘게 떨어진 독일 알덴호펜에 있는 비전-S 전기자동차를 일본에 있는 운전자가 5G로 원격으로 연결해 현지 도로 상황을 보면 운전하는 원격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독일의 운전자는 탑승은 했지만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이었다.

이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무선 품질의 변동이 일어나기 쉬운 차량 주행시에 무선 품질을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감시·예측을 입증한 것이며, 대용량의 영상·센싱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한 것을 실증한 것이다.

이런 자신감을 기반으로 소니가 이번 CES에서 올 봄에 EV(전기자동차) 사업화를 위해 '소니모빌리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소니가 2022년 선보인 전기자동차 SUV 비전-S 02(왼쪽)와 2020년에 발표한 세단 비전-S 01(오른쪽)/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가 2022년 선보인 전기자동차 SUV 비전-S 02(왼쪽)와 2020년에 발표한 세단 비전-S 01(오른쪽)/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는 이미 2년 전 같은 CES에서 컨셉 EV '비전-S'를 발표해 자사의 센서, 영상 처리, AI(인공지능), 음향·영상 기술을 조합한 기술력을 뽐냈었다. 당시에는 사업화에는 신중한 모습이었고,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의 협력에 방점을 찍었었지만, 이제는 그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요시다 CEO는 이번 CES에서 "비전-S는 안전, 적응성, 엔터테인먼트에 기반해 만들어졌고 편안한 주행 경험을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안전이 1순위였다"며 "그것은 SUV를 만들 때도 변함이 없었고 차량에는 40개 센서가 설치돼 안전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응성 측면에서도 우리는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능케 할 '연결성'을 갖고 있다"며 "5G를 통해 차량 시스템과 클라우드 간 고속 연결도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소니의 비전-S 01은 차량 중량 2350kg에 앞면과 후면에 200kW 정격출력 배터리 2개를 탑재하고 제로백(0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 4.8초에 최고 속도 240km/h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SUV 버전인 소니의 비전-S 02는 차체의 길이는 동일하지만 차량의 높이가 1450mm인 S01보다 200mm 높은 1650mm이다. 또 탑승인원이 4명인 S01과 달리 최대 7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차량 중량은 2480kg으로 S01과 마찬가지로 정격 출력 200kW(앞/후면) 2개의 배터리를 달고 최고 속도 180km/h 이상이라고 소니는 설명했다.



소니 비전은 토요타가 아니다


소니 비전-S는 차 실내의 ToF(Time of Flight) 카메라 센서가 탑승자의 피로도와 주변 환경 등을 항시 점검하도록 했다. /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 비전-S는 차 실내의 ToF(Time of Flight) 카메라 센서가 탑승자의 피로도와 주변 환경 등을 항시 점검하도록 했다. /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지난해 소니가 전기자동차 컨셉카를 발표했을 때 일본 내 많은 자동차 기업들은 토요타나 혼다와의 경쟁에서 소니가 승산이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었다. 일렉트로닉 회사가 메카닉 분야인 자동차에서 승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소니의 최근 발표를 보면 이 회사는 토요타를 경쟁사로 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소니의 꿈은 움직이는 극장이나 움직이는 공연장, 움직이는 휴게소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전자제품이 된 자동차가 인간의 도움없이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틀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소니가 자동차를 'Safety Cocoon'(안전 누에고치) 컨셉으로 잡은 것도 이런 이유다. 사람의 시각을 넘는 360도 센싱과 실시간 응답 등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차량용 CMOS 이미지 센서 40개를 차내외에 탑재했다. 소니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는 레벌2+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레벌4의 자율운전 시스템까지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의 물리적 미러가 아닌 카메라&디스플레이의 디지털 미러를 채용해 시인성이 높은 고휘도·고해상도 모니터와 LCDAS(차선 변경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을 통해 접근하는 자동차와 보행자를 센서로 모니터링하고 육안으로 보기 전에 운전자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차실 내에서는 ToF(Time of Flight) 카메라 센서로 탑승자의 피로도와 주변 환경 등을 항시 점검하도록 했다.

소니는 모든 제품과 데이터를 연결해 진화하고 성장하는 차로 비전-S를 설정하고, 차량의 주인이 자동차에 탑승하면 ToF 카메라가 사용자를 인식하고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설정해 5G 네트워크를 통해 영화·음악·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동차를 설정하고 있다.

이는 운전자의 이동수단으로서 진화했던 내연기관차 업체인 토요타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는 다른 출발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IT 업체가 나서서 새롭게 열어가겠다는 뜻이다.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는 이동 중 휴식과 즐거움을 얻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고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시기에 소니가 그 틈새를 파고 들었다.



소니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소니 프리미엄 TV 브라비아/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 프리미엄 TV 브라비아/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기자는 취재를 위해 2012년과 2015년 일본 도쿄 미나토구 코난 2가 시나가와역 인근의 소니 본사를 두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2012년엔 소니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고 당시 소니 측은 한국에서 온 기자의 취재요청을 완곡히 거절했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5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요 사업을 정리하고 이미지센서로 전자업체의 자존심을 살리며 부활의 불씨를 피울 때 다시 찾아간 소니는 갑작스러운 취재요청에도 성실히 임했다. 게임과 콘텐츠에 더해 잘하는 분야인 이미지센서를 통한 부활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소니 본사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의 체질이 개선되고 튼튼해졌다"며 "앞으로 2~3년은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그 당시 방문한 소니 본사 1층 로비의 전시관에는 사업 재편 이후 소니의 미래 사업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년전 3D TV를 중심으로 진열됐던 제품들은 카메라와 이미지센서 기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 이후 소니 제품을 접하게 된 것이 지난 201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의 로봇 애완견 아이보였다.

테슬라 꿈꾸는 소니는 성공할까
이런 소니의 변화에 대해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경우 삼성전자나 LG전자와 달리 부품업체의 지위를 벗어났다"며 "자사의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묶어 전기자동차 세트로 진출하는 것이 그들이 찾는 새로운 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소니가 이미지센서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동차용 이미지센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용이어서 소니가 전기자동차에 진출하더라도 경쟁 자동차 업체들에 의해 이미지센서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전장 부품업체(반도체, 인포테인먼트 기기 등)들이 전기자동차 생산업에 진출할 경우 부품 수요자인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해 그들이 전장부품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손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이나 LG가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니의 경우 현재 사업 중 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을 통해 피해를 볼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아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이미지센서의 경우도 카메라용이 많을 뿐더라 소니 전체 사업 중 11%에 불과하다.

테슬라 꿈꾸는 소니는 성공할까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자사의 5G 통신 기술과 센서 기술, 영상과 음향, 게임 기술 등을 비전-S에 결합한다면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폐쇄적인 자사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 전략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독보적이지만 폐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할지의 여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를 통한 개방화된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을 다른 회사가 함께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과거 비디오테이프 기술경쟁에서 우수한 기술인 베타방식으로도 업계 표준화된 VHS 방식에 밀렸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바퀴달린 서버에 부품공급이 최선


삼성전자 CES 2022 전시관 오토존에 마련된 자동차 모양의 구조물. AR(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에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미국)사진=오문영 기자
삼성전자 CES 2022 전시관 오토존에 마련된 자동차 모양의 구조물. AR(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에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미국)사진=오문영 기자

소니의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에도 국내 전자업계는 담담한 표정이다.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소니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아직 경쟁력이 뒤지는 MCU(차량용 CPU)보다는 인포테인먼트와 전장용 메모리, 5G 신호칩, 이미지센서 등 전기차용 반도체 공급에 더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가 레벨3로 가면 반도체의 역할이 더 커지고 저장매체의 안정성이 더 중요해 굳이 경쟁이 심한 전기차 세트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9조 3000억원에 인수할 당시 자동차 제조 사업은 안한다고 선언했었다"며 여전히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부인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012년 5월 잠실야구장에서 아들과 프로야구 경기를 관전한 후 기자와 만나 "(삼성은) 자동차 사업은 안 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유럽 자동차 업계 CEO들과의 잇단 회동에 대해 시장에서 '삼성이 완성차 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왜들 자동차 사업은 안 한다고 하는 데 자꾸 그렇게(완성차 시장 재진출) 기사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소니 EV 플랫폼. 소니는 이 플랫폼 위에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얹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소니 EV 플랫폼. 소니는 이 플랫폼 위에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얹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소니 홈페이지

삼성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반도체가 차량에 탑재될 것이기 때문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자동차에는 노트북 1대 수준의 SSD(512GB) 메모리가 들어가는데 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는 바퀴 달린 서버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굳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 들어 부품 고객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같이 메모리반도체나 이미지센서를 생산하지 않은 입장에서 LG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모터분야와 배터리, 전장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소니와 같은 전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크분야를 담당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LG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는 경우가 다르고 소니와 입장이 비슷할 수 있다"며 "최근 애플카 출시와 관련해 LG전자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도 이런 데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핵심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신 전기차 시장 진출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 등은 덜하다는 얘기다.

그는 "업계에선 테크기업의 자동차 시장 진출이 더 빠를지, 자동차 회사의 테크 기술 진출이 더 빠를 지를 두고 베팅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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