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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밥상물가 잡을 '디지털농업'...전문가도, 데이터도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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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정리=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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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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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키플랫폼-디지털농업 전문가 좌담회] 조재호 농수산대 총장·김재수 KISTI 원장·김재홍 굿팜즈 대표

(왼쪽부터)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사진=KISTI
(왼쪽부터)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사진=KISTI
국내 밥상 물가가 당분간 더 오를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온난화로 꾸준히 오르던 식량 가격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까지 덮친 탓이다. 우리나라는 곡물·식량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서 이런 국제 정세 변화에 더 취약한 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식량 자급률은 45.8%, 곡물은 20.2%에 그친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의 작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빵을 비롯한 밀을 원료로 한 상품 소비가 늘었는데 정작 연간 국산 밀 생산량은 1만 7000톤(t)으로 자급률이 0.8%에 불과하다.

식량자급률을 높일 방안으로 '디지털농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농업은 농업 가치사슬 전반에 사물인터넷(IoT), AI(인공지능) 등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노동력과 자원을 최적화하는 농업 체계를 말한다. 디지털농업은 한정된 토지, 자원, 인력으로 식량 수요를 충족하고, 식량안보 위기, 기후변화 등 리스크 대응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농업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는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 등 농업·데이터 시장 전문가 3명과 함께 '국내 디지털농업 시장의 현주소와 당면 과제'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디지털농업 수준은.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사진=KISTI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사진=KISTI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이하 조 총장)=원래 농업을 했던 분이 스마트팜 쪽으로 뛰어드는 게 아니라 기계, 전자, 컴퓨터 등을 했던 분들이 농업 쪽에 관심을 가져서 한번 해보겠다고 들어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농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는 빈도 등을 조사한 적 있다. 전국 스마트팜 면적은 약 5300 헥타르 정도 되고 시설 농업을 하는 분 중 7% 정도가 단순하게 비닐하우스만 하는 게 아니라 센서 등을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활동을 한다. 이중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공유하는 활동은 하는 분들은 약 3% 정도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보는 디지털농업은 어떤가.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이하 김 대표)=저희가 처음에 디지털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을 때 제일 염려됐던 게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올 거냐였다. 데이터는 장치·장비에 귀속된다. 만약에 A라는 회사 장비를 농가가 분양 받았다면 A사는 이 장비에 맞춰 생육 주기에 따른 환경·병충해 데이터, 조금 앞선 기업들은 유통 정보까지 제공해준다. 우리가 A사에서 장비를 도입을 했을 때 앞으로 10~20년 이상 써야 할텐데 이 장비를 만들던 A사가 없어지면 B사의 제품을 도입했을 때 호환이 될까? 데이터를 주고 받으려면 프로토콜이나 통신 방식 등 작동법이 통일돼야 하고 어느 정도 체계화된 매뉴얼이 있어야 하는데 다 다르다.

또 만약 바나나 농사를 짓다가 작황이 안 좋고 수익성도 떨어져 앞으론 버섯처럼 고소득 특용작물을 키워야겠다고 할 때, 장비부터 데이터까지 전부 다 갈아엎어야 한다. 다른 작물을 시도할 때 관련 데이터를 어디서 얻어와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이처럼 기업 간 농업 데이터 교류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를 공유·확산할 수 있는,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 지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사진=KISTI
김재홍 굿팜즈 대표이사/사진=KISTI
-슈퍼컴퓨터와 과학기술 분야 데이터를 주로 다뤄온 KISTI가 농업 데이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이하 김 원장)='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는 기관 경영 철학이 출발점인데,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우리한테 가장 중요해 보여서다. 인구구조의 변화, 초고령화 사회 진입, 기후 변화에 직면해 있고,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도 푸드테크 코너가 새롭게 만들어질 정도로 이제 전세계 공통된 관심사가 됐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공공연구파트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농업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게 된 거다. 우리나라는 농업 데이터의 흐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부족하다. 종자개발 등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를 보면 종자 뿐만 아니라 전세계 농업 데이터를 모두 독점하려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데 위협감이 느껴질 정도다. 때문에 데이터를 전문으로 다루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입장에서 미래 농업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을 우리가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인식이 생겼고, 이 분야에 기여하기 위해 작년부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에선 어떤가.

조 총장=무엇보다 순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네덜란드가 이 분야에선 잘 하고 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온실 솔루션 기업 프리바는 복합 환경제어기를 구축할 때 50년간 축적된 데이터도 함께 제공한다. 우리나라 농가에서 생산된 자료들도 그들의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네덜란드로 넘어간다. 그 자료를 계속 보정하면서 더 나은 서비스와 솔루션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과 기술 수준 차가 크다. 또 다른 큰축인 필드(노지) 농업도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미국, 브라질에선 기상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작황을 확인한다. 농기계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토양과 곡물 상태도 점검한다.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정부 지원이 없었나.

조 총장=미국은 민간지원사업 형태로 일본도 농림수산성이 주도해 디지털 농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등에서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댐 사업처럼 농업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다고 모든 게 잘 되는 건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조 총장=가장 큰 문제가 품질이 확보된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거다. 그러려면 데이터가 어느 정도 축적돼 있어야 할 뿐만 아니고 실험·검증도 해봐야 한다. 많은 실험을 거쳐 오류가 없도록 만들어주는 게 필요한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1~2년 실험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얘기를 해도 농업은 공장이 아니라 생물을 다루지 않나. 새로운 변수가 언제든 따를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어렵다.

▶김 대표=송화버섯을 2년 반 정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팜 입구 쪽에 있는 버섯은 잘 자라지 못한다. 문을 몇 번 열었는가에 따라 생육 정도에 큰 차이가 생긴다. 버섯은 바람을 타고 들어온 외부 바이러스에 민감한 탓이다. 위생전실, 에어커튼을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그 정도로 농업 데이터의 민감도는 높다. 또 우리처럼 1000~2000개체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에서 데이터를 표준화할만한 신뢰있는 데이터를 뽑아내기도 힘들다. 모수가 너무 적은 탓이다. 민간 기업 차원에선 한계가 있어 사실상 중앙에서 다뤄져야 한다.
-해결법은.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사진=KISTI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사진=KISTI
▶김 원장=민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가 뭔가 봤더니 데이터 보정이었다. 데이터 백업을 받는 동시에 불필요한 데이터를 클린징하는 작업 등이 중요한 데 그것까지 하기 힘들다. 그 부분은 우리가 관련 기술을 하나하나 개발·적용하면 된다. 우리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정보를 빠르게 보정하는 AI 기법을 갖고 있다. 경량 데이터를 최적화하고 분석하는 AI 알고리즘 기술이다. 아울러 종과 지역 등 변수가 많아 데이터 표준화 작업도 중요하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화 워킹그룹과 미래 농업 기술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 확보 기술 개발에 이어 표준화까지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조 총장=장비 표준을 만들고 검증하는 일은 이미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또 다른 얘기다. 데이터 표준을 정하는 건 농업 업계에서만 다뤄서 될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농장에서 수많은 데이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이 데이터가 정말로 의미가 있는 건지 검증하고 이를 모아 데이터셋을 만들어야 하는데 KISTI와 같은 데이터 전문가 그룹과 협업해서 추진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연구, 검증하는 일들 모두가 융합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김 원장=표준화와 함께 '최적화'도 중요하다. 병충해 약을 필요한 만큼만 뿌릴 수 있게, 혹은 전기, 양액을 필요한 만큼만 써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가절감을 10% 했다면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최적화는 지금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자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디지털농업 시대, 어떤 준비가 더 필요한가.

▶조 총장=문제는 오픈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거다. 농업과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적풀이 제한적이다. 디지털농업 활성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다. 시설만 투자할 게 아니라 사람을 키워야 한다. 우리 학교는 최근 디지털농업 분야를 이끌 친구들을 키워나가는 것을 비전이자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먼저 교육 커리큘럼부터 바꿨다. 전체 550개 과목이 있는데 이중 75개 정도를 디지털농업과 연관된 과목으로 지정했다. 또 센서 등의 장비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할 수 있는 실습장을 올해부터 구축한다.

▶김 원장=우리는 있는 기술을 활용하되 산·학·연 생태계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여러 플레이어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공유해서 기업 비즈니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이를 위한 모임이 필요한데 울산 울주군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혁신 밸리를 조성할 때 저희와 울산 테크노파크가 디지털농업 포럼을 만들었다. 나아가 대학을 비롯해 더 많은 주체들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의체를 빨리 출범시켜 디지털농업 강국의 토대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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