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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정부, 사우디 정책에 다중적 딜레마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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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전문위원
  • 조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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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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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인터뷰 -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美 바이든 정부, 사우디 정책에 다중적 딜레마 빠져"
중동의 원유 증산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일부 해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그의 면전에서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은 때문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원유 증산 의지 표명 등 바라던 외교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혈맹이라고 불릴만큼 전통적인 우호관계이지만 최근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과거와 확연히 다른 관계 양상이다. 중동 연구 최고 권위자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사진)는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사우디 정책이 다중적인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내 미국-사우디 관계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나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변화를 예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 교수에게 미국과 사우디가 현재 처한 외교적 현실과 그 심층의 역학 구도, 향후 전개될 양국관계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을 평가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걸프협력회의에서 '미국은 중동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이란이 미국의 공백을 채우도록 두지 않겠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였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이어진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으로부터의 전략적 유턴인 동시에 전통적인 중동 안보정책으로의 회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외교 성과는 모호하다. 순방의 목적이 인권 문제와 석유 증산 2가지였는데 의외로 사우디가 강하게 받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사우디를 왕따시키겠다고 하는 등 그동안 표명했던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면피성으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오히려 빈 살만이 이라크에서 미국이 행했던 인권 유린 사례를 꺼내들며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원유 증산 문제에 대해선 약간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사우디의 증산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만 받으면 되는 문제였다. 증산 여력도 100만 배럴 내외에 불과해 애초부터 기대가 크지 않았다. 이 정도는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좌우할 만한 양이 못된다.

-최근 미국과 소원해진 사우디가 중국과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우디의 움직임이 중동과 국제질서에 미칠 영향은 어떠한가.

▶사우디가 완전히 미국을 등지고 중국과 러시아로 갈아타는 것은 어렵다. 사우디의 안보와 무기체계가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경제의 핵심인 아람코 역시 마찬가지다. 즉 사우디의 안보와 경제 체질상 미국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로 갈아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다만 사우디는 외교정책의 헤지(hedge) 차원에서 중국·러시아와 밀착된 모습을 보이며 미국과 거리두기를 지속할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에서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사우디가 친미 블록으로 남아있기를 바랄 것이다.

-이란핵합의(JCPOA) 복원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핵합의를 반대하는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이란핵합의 복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사실 바이든 정부의 사우디 정책과 중동 정책은 여러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인권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도 봉건왕조인 사우디의 빈 살만과 만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원유 증산과 유가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석유기업들의 이익과는 배치된다. 이란과 파기된 JCPOA를 복원해야 하는데 우방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반발은 거세다. 이로 인해 지역 안보를 위한 중동판 나토(NATO) 구축 구상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란핵합의 복원은 시간일 갈수록 타결되기 어렵다고 본다. 결국 시간은 핵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이란 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란과 딜을 하지 못한다면 역내 친이란 세력들은 중국과 러시아에 투항할 것이고 중동에서 힘의 공백을 중국과 러시아가 차지하게 된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품고 이란과 딜을 해야 하는데 시간은 핵능력이 고도화된 이란 편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화를 내세우는 이란이 레드라인을 넘어 중동 전체를 자극하는 핵무기를 보유하지는 않을 것이다. 레드라인 언저리에서 자국에 핵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협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협력을 적극 중재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우디 순방에서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손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여러모로 과거와 같지 않다. 양국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사실 미국과 사우디 양국은 관계의 개선을 기대하지도 않고 그럴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저 현재 상황에서 서로가 필요한 최소한의 일을 하는 정도다. 미국으로선 자꾸 사우디와 엇나가는 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갖은 비판 속에서도 사우디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빈 살만이 통화도 거부하고 중국과 석유를 위안화로 거래한다는데, 그렇다고 빈 살만에게 고개를 숙일 수도 없으니, 그동안 제기했던 인권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각자의 이익구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민주당과 바이든 정부는 인권문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바이든 정부 내내 양국 관계는 개선되기 어렵다고 본다. 만약 트럼프나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변화를 예상할 수도 있겠다. 바이든이 재선하면 미국-사우디 관계는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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