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한국 추월하는 헝가리 전기차 산업... 중국 의존↑ 우려도

머니투데이
  •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7,986
  • 2023.01.24 07:00
  • 글자크기조절

[PADO]

[편집자주] 전세계적인 전기차 열풍의 수혜자 중에는 헝가리도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여려 나라 기업들이 이곳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2030년에는 한국을 앞질러 세계 4위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공장 유치에 대해 환경 문제부터 중국의 영향력이 과도해지는 것까지 많은 우려도 뒤따릅니다. 헝가리 전기차 붐에 대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특집기사를 요약 소개합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리어에 위치한 BMW 제조공장. BMW는 미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시설에 총 1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리어에 위치한 BMW 제조공장. BMW는 미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시설에 총 1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헝가리의 소도시 데브레첸에는 최근 녹색 기술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시의 흙길 하나를 따라가면 한국의 배터리 소재 제조기업 에코프로비엠의 공장 신축 부지가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cathode) 생산을 위해 이곳에 7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기업 CATL은 그 옆에 10배나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유럽 최대의 기가팩토리(전기 모빌리티 분야에서 운용되는 대규모 공장)를 만들 계획이다.

헝가리가 데브레첸을 중심으로 잠재적 전기차 강국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 몇 년새 벌어진 일. 2030년 쯤이면 인구 20만 명의 이 도시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독일을 제외한 모든 유럽 국가를 능가할 전망이다.

이곳의 전기차 투자 붐은 독일 자동차 기업 BMW로부터 시작됐다. BMW는 현재 이곳에 20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이후 CATL 및 12개의 주요 공급 기업, 수십 개의 소규모 공급 기업들이 투자 합류했다. 현재 이 도시가 전기차로 유치한 투자액수는 100억 유로가 넘는다.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2030년 한국, 일본을 추월해 세계 4위가 될 전망이다. 도표는 세계 각국의 2022년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과 2025년, 2030년의 예상치를 도식화했다. /제공=FT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2030년 한국, 일본을 추월해 세계 4위가 될 전망이다. 도표는 세계 각국의 2022년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과 2025년, 2030년의 예상치를 도식화했다. /제공=FT

헝가리의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의 SK이노베이션과 삼성이 각각 약 10억 유로 상당의 배터리 공장을 짓거나 증설중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헝가리에 세웠던 자동차 제조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 중이다. 유럽이 휘발유나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2035년 쯤 헝가리 자동차 산업은 전면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생산 시설을 다수 유치하려는 노력은 내연기관 탈피를 노력중인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헝가리 수출의 5분의 1이 자동차 산업이고 자동차 산업이 경제 생산량의 8%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헝가리 및 유럽 경제의 존망이 달린 도전입니다." 오르반 빅토르 정부 출신인 카데르자크 페테르 헝가리배터리협회 대표는 말했다.

"이건 정말 치열한 경쟁입니다. 새로운 전기차 산업의 핵심은 배터리죠. 하지만 유럽은 이 산업의 가치사슬을 완성할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꽤 뒤쳐져 있습니다."

투자를 많이 유치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헝가리가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에 너무 의존하게 된다거나 중국이 과도한 외교적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브레첸 주민들은 물 공급 부족을 걱정한다.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됐을 때 주택과 학교, 병원 등이 충분할지를 염려하기도 한다.

"데브레첸이 이러한 변화로 유럽의 산업 지형에 편입될 수도 있겠지만 에너지 수요와 물, 하수처리, 노동력 등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 작은 도시가 업계의 거물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요?" 데브레첸 주민이자 과거 헝가리과학한림원 원장을 지낸 물리학자 팔린카시 요제프(70)는 반문한다.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 우려... '헝가리는 중국 2중대'


데브레첸에 대한 CATL의 대규모 투자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민감하다. 중국의 유럽 투자 및 중국과 헝가리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2014년 세르비아 다뉴브강에 건설한 부핀 다리를 시작으로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중국 정부의 이른바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이다. 하지만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파트너들은 이 프로젝트에 자금 조달 및 계획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 파견된 동유럽 국가 외교관들은 투자 협정이 기대만 크고 현실은 부진하다고 말해왔다. 또한 마치 구 소련 시절처럼 자신들을 약소국 파트너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해왔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경계심을 강화할 때,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중국의 기업들은 오르반 행정부의 '동방 개방' 정책 하에서 화학 산업에 많은 투자를 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중부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을 위해 신설 베오그라드-부다페스트 철도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교는 부다페스트에 새 캠퍼스를 열려고 하기도 했다.

카데르자크 헝가리배터리협회 회장은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헝가리에게 전기차 전환은 중요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선두 주자인 중국은 원만한 외교 관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C) AFP=뉴스1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C) AFP=뉴스1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원이자 국제엠네스티 헝가리 지부의 부대표인 츠구트프르지빌스카 에디트는 이번 투자가 유럽 경제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는 유럽연합 국가 중 중국에게 가장 많은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줬습니다. 중국은 이를 무기처럼 활용할 여지를 얻었고요." 그의 설명이다. "CATL의 투자는 오르반 정권이 10년간 몰두한 중국 친화 정책에 잘 들어맞습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중국의 2중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안건이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헝가리의 에너지 전문가 데악 안드라스는 기술 의존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한다. 배터리 기술이 매우 유동적이라 지금은 유일한 선택지로 여겨지는 리튬 기반 배터리의 대안이 향후 수년 안에 여럿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전환을 자동차보다 더 큰 차원에서의 녹색 전환에 초점을 두고 헝가리에서 가정용 및 산업용 배터리가 생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기술 대부분을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모두 중국의 기술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헝가리의 실수라면 너무 일찍 리튬 기술에 과하게 베팅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테이블 위에 각양각색의 요리가 가득한데 수프로만 배를 채우려는 것과 같아요." 그는 말했다. "저는 중국보다 기후변화가 더 두렵습니다. 중국에 대한 걱정은 너무 이릅니다. 지정학적 우려 때문에 전기차나 배터리 기술에 제동을 걸고 싶지는 않아요."



이 글은 국제시사·문예 버티컬 PADO의 '조용한 헝가리 농촌을 뒤흔드는 전기차 붐'을 요약한 것입니다.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독자 여러분이 급변하는 세상의 파도에 올라타도록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같은 삼성맨인데…'50% vs 7%' 성과급 격차에 뿔났다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