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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원했던 이 사람, 대만으로…정부가 이끈 'TSMC 혁신'

머니투데이
  • 신주(대만)=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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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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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스트 기업을 만드는 힘]④강력한 정책 지원 위 파운드리 시장 재패한 TSMC

[편집자주] 여러 나라, 시장마다 돈을 잘 버는 기업은 많다. 하지만 돈을 잘 버는 기업을 무조건 좋은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꾸준히 성장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동시에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나라와 지역사회에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회사를 좋은 기업으로 평가한다. 머니투데이는 반도체와 화학, 제약, 패션 등 주요 분야의 '월드 베스트 기업'을 찾아 기업의 성장 비결과 기업을 일궈낸 환경을 조명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월드 베스트 기업을 탄생시킬 묘안을 찾아본다.

TSMC 약력 및 사업 현황/그래픽=김지영
대만 신주시 소재 TSMC 혁신 박물관(Museum of Innovation)의 TSMC 창립자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창)에 관한 세션. / 사진= 유재희 기자
"대만 정부가 아니었다면 TSMC의 혁신도 없었다"

대만 현지에선 TSMC가 반도체 업계의 최정상이 된 이유를 정부의 선견지명(先見之明)과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고안한 TSMC 창립자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회장의 혁신으로 요약한다.


대만은 잡았고 삼성은 놓쳤다


순서상 대만 정부의 전략이 먼저다. TSMC 설립은 모리스 창 회장을 미국에서 본국으로 불러들인 데서 시작된다. 모리스 창은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아시아인으로서 드물게 그룹 총괄부회장까지 올랐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1985년 54세의 늦은 나이에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쑨윈쉬안(孫運璿)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리궈딩(李國鼎) 정무위원(장관급)등 정부 관료들의 적극적인 구애 때문이다.

모리스 창 회장을 섭외하기 위해 노력했던 상황을 두고 중국 한자성어인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빗대기도 한다. 과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그에게 영입을 제안했단 일화가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재 모시기'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만 정부는 1980년대 주변국들과 비교해 훨씬 유기적이고 밀접한 국가-국책연구소-기업 '산관학' 시스템을 완성했다. 실제 TSMC는 준공기업 형태로 출발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ITRI(공업기술연구원)의 해당 사업 부문을 분할한 회사다. 정부는 창립 당시 절반에 가까운 자금줄과 설비를 댔고 현재도 지분 6% 정도를 갖고 있다.


손기영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교수는 "모리스 창은 1985년 미국에서 대만으로 건너와 ITRI 원장을 맡았지만 대만 정부는 이미 첨단 직접회로(IC) 공장 건립을 위한 준비 작업을 계속했던 상황"이라면서 "그는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동승한 것이고 그를 최적임자로 판단한 대만 정부의 혜안이 돋보이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방문한 TSMC 본사가 위치한 신주과학단지도 대만 정부 주도로 조성된 곳이다. 현재는 반도체 연구개발 및 생산 중심지가 됐다.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로도 불린다.

정부는 TSMC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는다. 당장 '대만판 칩스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수혜 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 투자액의 25%, 첨단 공정용 설비투자의 경우 투자액의 5% 감면 혜택을 받는다. TSMC가 연간 약 1조2000억원이 넘는 절세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 약력 및 사업 현황/그래픽=김지영
TSMC 약력 및 사업 현황/그래픽=김지영



혁신은 경제적 호황을 불렀다


정부는 기회의 땅을 펼쳤고 모리스 창은 혁신을 심었다. TSMC 설립된 1987년 당시만 해도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칩 설계와 생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애썼다.

그는 '선택과 집중'에 과감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파운드리'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1970~80년대에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리한다는 건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TSMC 혁신 박물관(Museum of Innovation)에 들어서면 그의 슬로건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TSMC 관계자는 "모리스 창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를 경쟁사가 아닌 고객으로 만드는 것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약속은 지켜졌다. 지난 40년간 TSMC는 반도체의 설계를 배제하고 제조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독보적 지위를 얻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61.2%로 집계했다. 2위인 삼성전자(11.3%)와 50%포인트(p) 수준 격차를 냈다.

'챗 GPT' 출시에 따른 생성성 인공지능(AI)의 확산이 TSMC 흥행의 촉매제가 됐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이제 TSMC뿐이다. 빅테크들이 그 앞에 줄을 선다. 2023년 기준으로 애플·엔비디아·AMD는 TSMC 매출액의 25%·11%·7%를 차지하는 단골이다.

특히 TSMC의 3㎚(나노미터) 공정에 대한 수요 증가세가 가파르다. TSMC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 독일 드레스덴 등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있다.

시가총액만 봐도 반도체 업계의 '넘버 1'이다. 지난 12일 기준 TSMC의 시가총액은 8595억달러, 1조달러 시가총액을 넘보는 대체 불가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시총 1위 회사인 삼성전자(465조원) 2.5배를 넘는 기업가치다.

올해에도 긍정적 성과가 예상된다. 1분기 기준 TSMC의 매출은 5926억4400만 대만달러(약 25조629억원)를, 영업이익은 1952억1100만 대만달러(약 8조255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와 34%씩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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