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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실패했지만 "좋아서"…의사가운 벗고 핀테크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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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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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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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더 20인 인터뷰]모바일 금융플랫폼 앱 '토스'의 리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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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돈 잘 버는 치과의사를 버리고 창업을 택한 이유다.

이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로 가세가 기울면서 '돈 잘 버는 일'을 찾기 위해 치대를 선택했다.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했고 장애인 치과병원 푸르메에서도 일했다. 푸르메에서는 많게는 하루에 100여명의 환자를 치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람보다는 갈증이 컸다. 사람들의 '입 속'만이 아니라 '세상 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자'는 결심이 섰다. 그가 택한 길은 기업인이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이 그의 창업 본능을 깨웠다. 물론 포기할 게 많았기에 도전은 더욱 힘들었다. 계속 치과의사로 살면 '넉넉한 돈을 벌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 버렸다. "부모님과 지인들도 한사코 말렸다"고.

이 대표가 2011년 4월 설립한 회사는 '비바리퍼블리카'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민중들이 외치던 '공화국 만세'라는 의미의 구호다. '혁명적 서비스를 내놓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인류를 진보시키는 방법은 유일한 방법은 기술 혁신이고, 이는 기업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이승건 대표/사진제공=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사진제공=비바리퍼블리카
지금은 국내 핀테크 첫 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이름난 비바리퍼블리카지만 창업 초기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이 대표가 개발자들과 처음으로 내놓은 서비스는 모바일 SNS '울라불라'와 모바일 투표 앱 '다보트'였다. 그러나 다른 IT 대기업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끝내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해 1년만에 포기했다.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시절도 겪었다.

이렇게 8번의 실패를 거쳐 9번째 내놓은 서비스가 '토스'다. 간편송금도 아예 새롭지는 않았다. 비바리퍼블리카가 2014년 처음 토스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을 때 주변에선 뜯어 말리기도 했다. 은행과의 제휴, 공인인증서 관련 규제를 풀어야 했지만 '스타트업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 토스는 서비스 런칭 후 1개월만에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은행과의 제휴가 필요했지만, 은행마다 서비스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합법도 불법도 아닌 '비법(非法)'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규제를 푸는 데 매달렸다.

행운이 따랐다. 때마침 '천송이 코트' 사건이 화제가 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주인공 '천송이'의 코트를 사려는 중국 소비자들이 대거 국내 쇼핑몰을 찾았다. 하지만 복잡한 결제 시스템 때문에 구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문제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회의에서 언급했다. '핀테크'란 용어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도 이때부터였다.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 온 이 대표의 토스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대통령의 관심에 정부도 움직였다. 금융위원회는 '토스가 현행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유권해석을 내렸다. 은행들은 하나 둘씩 토스와 제휴를 맺었다. 2015년 2월 공식 출시 후 토스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간편송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토스는 계좌·카드·신용·보험 등 조회, 입출금계좌·적금·대출 등 뱅킹 서비스, P2P·펀드·해외주식 등 투자 기능을 더하면서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작년 11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송금액만 28조원을 넘어섰다. 보다 편한 금융생활을 누리는 이용자들이 됐다. "혁신적인 기술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 선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영 리더', 영 리더가 이끌 새로운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2018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 중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제공=뉴스1
지난해 11월 '2018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 중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제공=뉴스1
-영리더만의 특징이 있다면
▶기존에 없었던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비록 현 시스템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워 보이더라도 두려움없이 시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용기와 일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영 리더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리더의 자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리더는 구성원을 일방적으로 이끌기보다 각 구성원이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권한을 통해 각자가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 역시 토스 팀이 그렇게 운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와 배경 등에 대한 선입견이 많다. 영리더로서 느낀 어려움은
▶창업 전 치과의사였기 때문에 '기업인으로서의 전문성 면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 그럼에도 상대방의 그런 시선이나 선입견에 내 스스로 동조돼 행동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또 어떤 상대를 만나든지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논의한다'는 생각을 기본 전제로 행동했고, 그렇게 해야 상대방도 같은 관점에서 이야기 나눈다는 것을 경험했다.

-한국 사회에서 영 리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사회는 경제 성장, 문제 해결, 새로운 비전 제시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영 리더들에 의해 풀릴 수 밖에 없다. 한국 사회의 새로운 성장 모델과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영 리더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영 리더들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다.

-영 리더로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자세가 사회 전분야에 만연해 있다. 리더들이 사회 전체를 위해 필요한 공공선을 추구하기 보다, 자신이 속한 지역이나 단체 혹은 가족 등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긴다. 사회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워 '공공의 선'에 대한 지향이 강해져야 하며, 리더들 역시 끊임없이 더 높은 도덕성을 추구해야 한다.

-'리더의 조건'은 무엇인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도덕성과 합리성이다. 그런 자질을 갖춰야 존경과 팔로쉽(followship·충성심)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3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평생 기업인으로 살고 싶다. 현재 토스를 통해 금융 산업을 바꿔 나가고 있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영역에 도전해 혁신을 만들어 나가는 기업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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