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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량 31.1% 줄이며 매출 2배…'보쉬'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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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독일)=유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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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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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로운 10년 ESG]2-<1>기업이 변한다…글로벌 대기업 최초 ‘탄소중립’ 달성 목전

[편집자주]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SG 친화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지원법을 도입하는 국가도 생겨났습니다. ESG는 성장정체에 직면한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단이자 목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2020 새로운 10년 ESG’ 연중기획 기획을 통해 한국형 자본주의의 새 길을 모색합니다.
-'탄소중립' 원년
-같은 기간 매출 1.7배↑…친환경 투자=이윤 창출…지속가능성장 동력 확인
-기후행동 추진
-향후 10년 2.6조원 투자…에너지 소비 1/5로 낮춰…관련 프로젝트만 500개
-책임경영 비결
-공익기금재단 유한회사…소유·경영 완벽 분리…"환경·사회책임 다할 것"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레닝겐에 위치한 로베르트보쉬 연구센터 전경. 그룹 전체연구개발(R&D)를 총괄하는 이 센터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하는 구조로 설계·시공됐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레닝겐에 위치한 로베르트보쉬 연구센터 전경. 그룹 전체연구개발(R&D)를 총괄하는 이 센터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하는 구조로 설계·시공됐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보쉬는 2020년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맞춰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이 0인 상태)을 달성한다. 기후변화는 ‘SF(Science Fiction)’가 아니라 ‘현실(Fact)’이다. 보쉬는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지금 행동하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로베르트보쉬(Robert Bosch, 이하 보쉬)의 핵심 경영철학은 ‘지금 행동하라(act now)’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 속에 실체화된 위협이고 기업은 그 책임을 회피해선 안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재무제표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재무적 경영활동에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해법이 담겨있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다.

독일 서부 자를란트주 홈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로베르트보쉬 생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에너지효율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독일 서부 자를란트주 홈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로베르트보쉬 생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에너지효율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11년 간 탄소배출량 31.1% 감축… 올해 ‘탄소중립’ 달성


보쉬는 1986년 독일에서 창업한 정밀기계·전기전자기기 제조기업이다. 자동차기술과 산업기술, 에너지 및 건축설비, 소비재 및 가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매출만 785억유로(약 102조원)에 달하는데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자동차기술사업부는 자동차부품 분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보쉬는 2015년 글로벌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달성 시점도 올해(2020년)로 이후 동참한 다른 기업보다 5~10년 빠르다. 자원을 소비해 이윤을 남기는 제조업체로써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보쉬는 계산하거나 말을 앞세우기보다 곧장 행동에 들어갔다.

보쉬 베를린법인에서 만난 마틴 쟈어 보쉬 정무·대관 담당 책임자(시니어매니저)는 “2007년부터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작했다”면서 “보쉬는 제조업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대기업 중 처음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보쉬가 전 세계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연간 이산화탄소량은 2018년 기준 총 330억톤이다. 2007년보다 31.1% 줄였다. 반면 매출은 2007년 463억유로에서 2018년 785억유로로 1.7배 늘었다. 말 그대로 친환경 투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쟈어 책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1.1% 줄이고 이마저도 상쇄해 ‘탄소중립’을 달성하지만 우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서 “앞으로 1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더 줄이면서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다양한 기후 행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시크에 위치한 보쉬 자동차부품공장에서 한 직원이 태양광발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시크에 위치한 보쉬 자동차부품공장에서 한 직원이 태양광발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2조6000억원 투자… 에너지사용량 1.7TWh 절감


보쉬가 2030년까지 추진하는 친환경·사회책임 경영전략인 기후 행동은 △이산화탄소 저감 △그린에너지 구매 △재생에너지 생산 △에너지효율 개선 등 크게 4개 축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에너지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생산이다. 에너지효율을 높여 총 에너지소비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투입하는 에너지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환경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보쉬는 2030년까지 총 에너지소비량을 1.7TWh(테라와트아워) 절감할 계획이다. 인구 100만명 이상인 독일 퀼른시 전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성공한다면 에너지소비량이 현재의 5분의 1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사업장에서 에너지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500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보쉬는 20억 유로(약 2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데 연간 당기순이익을 쏟아붓는 셈이다.

구체적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보쉬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시크 자동차부품공장 설비와 유휴부지에 13㎿급 태양광발전설비 및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간 발전량이 2만5000㎿h로 공장에서 필요한 전력량을 모두 충당하고 남는 전기를 인근에 판매 중이다. 에너지효율 개선으로 최근 3년간 에너지 소비량을 1만8700㎿h 감축,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7년 대비 33% 줄이는 데 성공했다.

로베르트보쉬 직원들이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로베르트보쉬 직원들이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제공=로베르트보쉬



친환경 투자가 비용?… 지속 가능한 성장 원동력


보쉬 기후 행동 투자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용 증가에 따른 회사 재무상황 악화를 우려한다. 보쉬는 이런 지적에 대해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성장한계에 도달할 각 사업영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쟈어 책임자는 “보쉬는 기후 행동 목표에 맞춰 내연기관을 최적화하고 그린수소를 전기화하는 기술, 연료전지 기술, 종합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내부적 필요성에 의해 추진하지만 우리 공장 등에서 검증이 끝난다면 시장이 원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규제 속에서 친환경 투자로 개발한 기술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새로운 이윤 창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쟈어 책임자는 “모든 기업이, 모든 사업 분야에서 아주 분명한 과제는 기후변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과 제품을 내놓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고 그 책임을 모면하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사회책임 다하는 경영… 비결은 지배구조


친환경 투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해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가고 있다. 그런 환경 변화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보쉬는 어떻게 기후 행동을 현실화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지배구조에 있다.

보쉬는 많은 기업과 달리 주식회사(AG)가 아닌 유한회사(GmbH)다. 창업자 로베르트 보쉬가 설립한 공익재단 기금을 기반으로 소유와 경영이 완벽히 분리돼 있다. 로베르트 보쉬 재단은 보쉬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로베르트 보쉬 유한회사의 지분 92%를 소유하지만 의결권은 단 1%도 행사하지 않는다.

경영을 위한 의결권은 지분을 단 1%로 보유하지 않은 산업신탁법인인 로베르트 보쉬 인더스트리트로이한트가 재단으로부터 의결권 93%를 위임받아 행사한다. 이 신탁법인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됐는데 창업주 자손 2명 외에 나머지 7명은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창업주 가문은 지분 8%(의결권 7%)만 소유하고 있으며 경영상 특별한 권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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