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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원료…자연 지키는 공정…자연히 소비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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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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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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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로운 10년 ESG]3-<1>마이크 브로너 닥터블너스 CEO 인터뷰

[편집자주]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SG 친화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지원법을 도입하는 국가도 생겨났습니다. ESG는 성장정체에 직면한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단이자 목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2020 새로운 10년 ESG’ 연중기획 기획을 통해 한국형 자본주의의 새 길을 모색합니다.
-"소비자는 진짜 착한 제품과 마케팅 상술 구분할 줄 안다"
-160년 친환경제품 생산…美 유기농 보디케어 1위…지난해 매출 1.3억佛
-착한 기업 유지 비결은…사회적 책임 경영 1순위…업계 첫 공정무역 인증도

마이크 브로너 닥터브로너스 사장/닥터브로너스 제공
마이크 브로너 닥터브로너스 사장/닥터브로너스 제공

"소비자는 진짜로 착한 제품과 마케팅 상술를 구분할 능력이 있다."

미국 유기농 화장품 업체 닥터브로너스의 마이크 브로너 사장은 시중에 많은 친환경 제품들이 출시돼 있지만 닥터브로너스가 계속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소비자는 무의미한 마케팅에 지쳐가고 있다"며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것은 제품 이면에 있는 '기업의 가치'"라고 했다.

매일 전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누. 옛날에는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주목되기도 했지만, 이 회사의 제품은 다르다. 자연에서 추출한 유기농 원료만 사용해 미생물에 의해 100%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 제품 용기도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공장도 태양광 등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된다. 경영이 후세대로 승계되고,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이 중요시하는 가치가 잊혀지기 쉽지만 닥터브로너스는 약 160년간 '우리 모두를 위한' 제품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브로너 사장은 지난해 말 머니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제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제품 성분을 살피는 데 익숙하다"며 "발음조차 할 수 없는 석유화학 합성 원료에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고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닥터브로너스는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도 순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닥터브로너스의 대표제품인 매직솝은 미국에서 19년 연속 유기농 보디케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전체 매출액도 지난해 기준 1억2900만달러로 3년 전에 비해 25%가 성장했다.

닥터브로너스 주요 제품 사진/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닥터브로너스 주요 제품 사진/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소비자들이 닥터브로너스에 깊은 신뢰를 보내는 이유는 브로너 가문이 160년이 넘는 세월에도 변치 않고 친환경적으로 비누를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브로너 가문은 독일에서 1858년부터 동물성 유지를 쓰지 않고 올리브유를 사용해 비누를 생산해 왔다. 비누 생산 3대째인 엠마뉴엘 브로너는 미국으로 이주해 1948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지금의 닥터브로너스를 설립했다.

유태계 독일인이었던 그는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자신의 부모님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나치에게 학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 닥터브로너스가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우리는 하나(All-One!)' 운동이다.

1998년부터는 5대째인 브로너 사장과 그의 형인 데이비드 브로너 닥터브로너스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회사 경영을 맡으면서 닥터브로너스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유기농 보디케어 회사로 한층 성장했다. 브로너 사장은 "우리는 2003년 업계 최초로 미국 농무부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2007년에도 보디케어 업체로는 최초로 스위스 인증 기관인 IMO로부터 공정 무역 인증을 받았다"며 "닥터브로너스가 친환경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자신했다.

친환경 인증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브로너 사장은 "인증을 받을 당시, 농가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유기농 원료가 많지 않았다"며 "회사가 소규모 농민과 생산자에 직접 투자해 농민들이 공정무역, 유기농 농업모델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회사가 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환경과 사회가 자연히 개선된 셈이다. 닥터브로너스는 이 외에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리핑버니,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루 평가하는 B콥 인증을 받았다.
닥터브로너스가 취득한 인증 마크들/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닥터브로너스가 취득한 인증 마크들/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브로너 사장은 5대에 이어 '착한 기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의 원칙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사내 임직원은 물론 유통 관계업체 모두 우리가 의사 결정을 할 때 사회적 책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을 안다"며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라, 공급업체에게 공정하라, 지구를 우리 집처럼 여겨라, 옳은 일을 위해 기부하고 투쟁하라 등 선대에서 내려온 가치와 원칙을 계속해서 지키면서 우리는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닥터브로너스는 '기부 천사'기도 하다. 닥터브로너스는 평균적으로 이익의 약 3분의1을 기부하고 있다. 2018년에는 매출의 7%, 세전 이익의 40%인 840만달러를 전세계 자선단체에 기부한 바 있다. 브로너 사장은 "올해부터는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총판매액의 1% 이상을 한국의 지역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또 운송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포장을 바꾸고 리필 제품을 늘리고, 직접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브로너 사장은 "모두가 비누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친환경적, 사회 친화적으로 책임감 있게 비누를 만들고, 그 수익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성장 기회가 아무리 크더라도 기업 가치에 반하는 선택은 하지 않는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세계 2위로 추정되고 있지만, 닥터브로너스는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프라인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려면 동물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브로너 사장은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할 경우 중국 당국에 제품을 등록할 필요가 없어 동물 실험을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동물은 인간의 생명과 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닥터브로너스에서 진행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운동/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지난해 닥터브로너스에서 진행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운동/출처=닥터브로너스 홈페이지

사내에서도 이런 규칙이 이어진다. 수익성을 이유로 52시간제 도입, 최저임금 상향 등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일부 한국 기업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직원은 가족"이라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할 때 직원들 또한 우리를 같은 마음으로 대하며 진지하게 업무에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닥터브로너스는 미국 노동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CEO이더라도 가장 적게 임금을 받는 직원보다 5배 이상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없다. 임원에게 제공되는 혜택도 모든 정규직 직원과 같다. 직원의 가족까지 건강보험을 제공해, 직원들은 의료비를 따로 지출할 필요가 없다. 보육 시설 비용도 50%(각 가족당 최대 5000달러)를 지원한다. 브로너 사장은 "회사 구성원들은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혜택 및 복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는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 간혹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면서도 "매일의 작은 실천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브로너 사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뤄내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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