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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는 사회적책임 첫 걸음...대·중소기업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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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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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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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로운 10년 ESG] 14-<1>공정거래 나선 기업들

[편집자주]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SG 친화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지원법을 도입하는 국가도 생겨났습니다. ESG는 성장정체에 직면한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단이자 목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2020 새로운 10년 ESG’ 연중기획 기획을 통해 한국형 자본주의의 새 길을 모색합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갑질’은 최근 수년 사이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다. 특히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대기업의 각종 갑질 사례는 국민 공분을 자아냈고, 이는 ‘공정거래 문화 확산’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누군가가 갑질 기업으로 낙인찍혀 실적에 타격을 입는 동안, 누군가는 공정거래에서 ‘기회’를 찾았다. 협력 중소기업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차원을 넘어, 각종 지원·협력으로 윈윈(win-win) 사례를 창출하는 ‘적극적 의미’의 공정거래가 시도됐다. 공정거래는 사회적책임(S)의 첫 걸음이며,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이 됐다.


갑질은 ‘기업 리스크’...ESG로 관리해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포커스 : 갑질 문화로 인한 기업위험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갑질은 각종 리스크·비용을 야기한다.

우선, 기업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미국 우버(Uber)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의 부적절한 언행, 기업 내 성희롱 등 문제가 발생해 ‘우버 삭제(#DeleteUber)’ 캠페인이 벌어졌고, 이 영향으로 2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회원을 탈퇴했다. 시장점유율은 2017년 80%에서 이듬해 중반 69%로 하락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 갑질이 근로의욕 감소로 인한 생산성 하락 등 인적자본 관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정거래법·하도급법 등을 위반하는 형태의 갑질은 과징금 등 직접적 비용, 소송 대응 등 간접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분석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ESG 관리로 갑질을 예방하고, 갑질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갑질로 인한 리스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ESG 관리를 통해 인권보호, 동반성장을 이뤄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중장기적 기업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갑질 예방을 넘어...'공정거래'가 기업 살린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성욱(오른쪽 세 번재부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 등이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2020 CJ제일제당-대리점 공정거래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2.0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성욱(오른쪽 세 번재부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 등이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2020 CJ제일제당-대리점 공정거래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2.05. 20hwan@newsis.com

갑질을 예방·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공정거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정거래를 기업 경쟁력 제고, 지속가능성 담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에 사회적가치는 생존 문제가 달려있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정거래협약’이 이런 기업을 돕고 있다. 공정거래협약은 한국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2007년 도입된 제도로, 자율적 참여를 전제로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금·기술을 지원하거나, 법에 규정된 것보다 높은 수준의 거래조건을 적용할 것을 매년 약정·이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공정위는 협약 기업을 평가해 우수 기업에 직권조사 면제, 벌점 감경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제도가 시행된 2007년에는 협약 참여 대기업이 11개(협력 중소기업 6754개)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324개(협력 중소기업 7만814개)를 기록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협약은 대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여건을 개선시키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원 주체인 대기업도 협력업체로부터 고품질 부품·장비 등을 납품받아 원가 절감, 품질 향상 등을 이뤄 궁극적으로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글로벌밸류체인(GVC) 교란을 겪으며 공정거래협약은 대·중소기업의 상호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한층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 도왔더니...대기업도 ‘윈윈’


현대모비스 충주공장내 설치된 연료전지 비상발전시스템 /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내 설치된 연료전지 비상발전시스템 / 사진제공=현대모비스

공정거래협약에 참여한 기업의 실제 사례에서 ‘적극적 공정거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이 회사의 협력사 엔디티엔지니어링의 사례가 공정거래협약 우수사례로 꼽힌 바 있다. 엔디티엔지니어링은 대한항공 지원을 받아 고도의 티타늄 가공 기술을 개발, 미국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던 티타늄 소재 항공기 부품 ‘비엘제로 코드(BL0 Chord)’를 국산화했다.

이를 통해 엔디티엔지니어링은 연간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 항공기 티타늄 가공 시장에 진출했다. 대한항공은 수입 과정에서 발생했던 납기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은 간편식 ‘비비고 육개장’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교동식품의 생산 공정 개선을 돕고, 자사 유통망을 활용해 교동식품의 판로 확대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교동식품 매출액은 2016년 221억원에서 2018년 347억원으로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바탕으로 간편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하도급대금 지급 관련 상생 노력으로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하위 협력사까지 납품대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상생결제시스템’을 구축·운용했다. 2018년 현대모비스의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총 616억5000만원으로, 시스템 도입 초기인 2016년보다 15.2% 증가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들 기업의 모범사례가 발표된 행사에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존립해 나가는 상생 협력은 대기업의 단순한 시혜 차원이 아니라 국제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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