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의 집단심리(1)

과거 농경문화유산들은 주식투자자들의 언어속에 지금도 존속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Wall Street)는 맨하탄 꼭대기에 위치한 농장에서 동물들이 구역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벽의 이름을 본따서 지은 것이다. 특히 네마리의 동물-황소(Bull), 곰(Bear), 돼지(Hog), 양(Sheep)-은 지금도 월가의 단골 메뉴다.


'황소와 곰은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당한다' 라는 증시격언이 있다. 황소는 뿔을 치켜세운 채 싸운다. 반등에 돈을 걸고 가격상승으로 이익을 챙기는 매수자를 우리는 흔히 황소에 비교한다. 반면에, 곰은 발톱을 아래로 차면서 싸운다. 하락에 돈을 걸고 가격하락으로 이익을 챙기는 매도자를 이에 비교한다.
돼지는 탐욕스럽다. 그들은 스스로의 탐욕에 만족할만큼 거래하게 될 때 도살당한다. 어떤 돼지들은 그들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작은 반전으로도 파산된다. 또 다른 돼지들은 추세반전 이후에도 더욱더 많은 이익을 위해 계속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은 추세에 수동적이고 두려움 많은 동조자이다. 양들은 때때로 황소의 뿔이나 곰의 피부 위에서 활보하지만 시장의 불안해질 때면 애처로운 울음소리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열릴 때마다 황소는 매수, 곰은 매도, 그리고 돼지와 양은 황소와 곰의 발 밑에서 짓밟힘을 당한다.그리고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투자자들은 옆에서 그러한 상황들을 지켜보고만 있다.

주식투자자들은 위에서 밝힌 네가지 동물중에서 과연 내가 어느 부류에 해당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한편, 가격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수 없는 투자자들은 그들이 무엇을 분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주식투자자로서의 성공과 실패는 가격을 조정하는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가격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세 그룹이 있다. 매수자, 매도자 그리고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투자자들이다. 매수자들은 가능한 낮은 가격으로 지불하기를 원하며, 매도자들은 가능한 많은 보상을 바랄 것이다. 만약 두 집단에서의 구성원들이 그들의 입장만을 고수하게 된다면 거래는 발생할 수 없다. 오직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만이 존재할 뿐이다. 거래는 매도와 매수에 대한 순간적인 만남이 있을 때 발생한다.

열렬한 매수희망자는 매도자의 조건에 동의하여 높은 가격으로도 주식을 사게된다. 마찬가지로 열렬한 매도자는 매수자의 조건에 동의하여 조금더 싼 가격에 매도하기도 한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 협상을 할 때는 가격에 대해서 여유를 부리며 옥신각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장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서는 매우 발빠르게 움직인다.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치에 대하여 행동으로 표현되는 순간적인 컨센서스를 말한다. 또한 강세와 약세사이에서의 순간적인 심리 균형점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가격과 거래량의 패턴들은 주식시장의 집단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집단의 컨센서스는 매 순간 순간마다 변화한다. 집단이 침착하지 못하거나 의기양양해질 때 가격은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주식투자집단들이 추세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할때가 가격은 급등하게 된다. 민첩한 투자자는 잠잠한 시기에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격렬한 시기에 이익을 챙긴다.

기술적분석가는 모든 금융시장에서 집단 심리의 움직임을 연구한다. 기술적 분석가는 황소(매수세)와 곰(매도세)사이에서 힘의 균형점을 찾아 내야 한다. 그리고 이기는 집단에 돈을 걸게끔 해야 한다. 만약 황소가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면, 매수보유(buy and hold)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며, 곰이 강해지고 있다면 매도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다. 만약 두 진영이 힘에 있어 동등하다면, 현명한 투자자는 옆에 서서 지켜본 후 합리적인 판단에서 이길 것을 확신한 후에서야 포지션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해서 그들이 마치 프로집단에 가입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는 투자자들은 종종 주식시장을 하나의 물리적인 실체로서 접근하기도 한다. 반면 프로 주식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한 정의를 잘 알고 있다. 즉 '시장은 사람들의 거대한 집합체로 정의된다'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