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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지수 1300을 걱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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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찬선 증권부장
  • 2005.10.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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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시장을 의심합니까?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지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섰을 때 필자는 “지수가 얼마까지 갑니까?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거나 적립식펀드에 가입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올해 초부터 ‘2005년은 주식의 시대가 시작되는 원년’이라는 화두로 증시를 바라보던 필자로서는 “망설이지 말고 주식(물론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우량주)을 사라”고 말해 주었다.

종합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200을 거침없이 돌파한 요즘에도 지인들의 질문은 그 때와 거의 비슷하다. “지금 무슨 주식을 사야 되는 거지? 이거 사려고 하니 떨어질 것 같고, 사지 않고 버티려니 주가가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니…”

하지만 최근들어선 필자의 대답이 분명하지가 않다. “글쎄요, 더 오를 건 같은데 돈을 벌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네요…”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필자는 여전히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번 상승장에서 종합주가는 1350~14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여건이 충분한데다 한번 상승 탄력을 받은 주가는 에너지가 소진돼 스스로 멈출 때까지 예상보다 많이 오르는 오버슈팅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을 비롯한 주식형 펀드로 1주일에 1조씩 유입되고 있다. 1999년에 50조원을 넘었던 주식공급 물량이 최근에는 거의 없고, 기업의 이익 안정성도 높아지는 등 증시 체질이 강화되고 있다. 한국이 이머징마켓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12배를 적용받으면 종합주가 1500까지는 무난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즘 증시를 보면 이런 전망이 허황된 게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미국 주가가 떨어지든, 외국인이 팔든 상관없이 기관이 사면 주가는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주가는 콘센서스(일치된 견해)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종합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00을 넘었던 1989년 4월, ‘금강산(1638)주가’와 ‘백두산(2744)주가’라는 말이 유행했다. ‘바이코리아 열풍’으로 세 번째 1000을 넘었던 1999년에는 ‘3년 안에 3000, 5년 뒤에 6000’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물결을 이뤘다. 하지만 ‘12?12조치’와 ‘벤처거품’을 겪으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지수가 앞으로 10~15%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개인이 이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이런 가능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수가 1170을 넘으면서 외국인 매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연결된다. 외국인은 지난 9월14일부터 10월4일까지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주식 규모(240조원, 상장기업의 41.5%)에 비해 아직 적지만 매도가 추세로 굳혀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물론 역사는 항상 똑같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 과거의 아픈 경험이 있으면 그것을 피하려고 하는 ‘학습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런 학습효과 때문에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도하는 주가수준이 200~250포인트 높아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주가는 사려는 사람의 실탄이 남아있을 때까지 상승하지만, 실탄이 떨어지면 급락세로 돌아서는 게 수백년 동안 이어진 역사의 경험이다. 똑똑한 투자자들은 꼭지의 70%쯤에서부터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난다. 반면 대부분의 개미들은 이미 80~90% 오른 뒤에야 서둘러 주식을 산다. 개미들이 주식투자에서 돈 잃는 이유다.

며칠 전 경북 상주의 콘서트장에서 5000명이 한꺼번에 몰려 수십명이 죽고 다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떨어져 있을 때는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도 수천명이 모이면 이성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가가 오랫동안 억눌려 있다가 많이 상승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바닥에서 70~80% 오를 때는 ‘상승은 가짜’라고 믿던 사람들이 80%를 넘어서면 태도를 180 바꿔 묻지마 매수로 돌아선다.

종합주가 1300을 환영하면서도 불안하게 맞이하는 것은 쓸데없는 기우(杞憂)일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주변상황을 살펴보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우라면 그만한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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