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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눈의 토종 "나는 설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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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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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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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LIFE]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편집자주] - 주말이면 도자기 탐방, 조선 청화백자 특히 즐겨 - 점심은 콩비지. 된장찌게..지인 한국이름 '민수'선물
금융업계의 최장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우리말을 가장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 CEO를 꼽는다면 단연 메트라이프생명의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이다.

↑한국도자기에 심취한 스튜어트솔로몬 메트라이프<br />
생명 사장
↑한국도자기에 심취한 스튜어트솔로몬 메트라이프
생명 사장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36년 전인 1971년. 미국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와서 보건부에 배치돼 몇년간 전국 방방곡곡의 보건소를 누볐다."그때 함께 일하던 한국인 동료한테 구박받으며 한국말을 배웠는데 그게 큰 힘이 됐어요. 당시 보건소의 주업무 중 하나가 산아제한 캠페인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후 30여년을 직·간접적으로 한국과 관련해 살면서 그는 한국 토종음식과 토종문화에 익숙해 있다.

"식사 때가 되면 콩비지나 된장찌개 같은 메뉴가 먼저 생각나니 이제는 내게서도 묵은 된장냄새가 날 것"이라며 웃는 그다.

솔로몬 사장은 한국의 전통문화 중에서도 특히 도자기를 높이 평가한다. 귀동냥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 못지않게 조예가 깊다. 신라시대의 토기부터 고려 청자와 분청사기, 조선 백자에 이르기까지 그는 다양한 한국 도자기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있다.

조선시대 청화 백자는 그가 특히 즐기는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재현되지 못하는 그 독특한 흰색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진단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한국 도자기의 자연적인 단순미가 수백년간 지켜져왔다는 점이 경이롭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도자기에 비해 한국의 도자기는 은은한 색깔과 영구한 자태가 창의적이면서도 예술적이어서 보면 볼수록 깊은 멋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1996년 설립된 문화관련 동호회 '문월회'의 원년 멤버다. 의사 교수 직장인 등 직업이 다양하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지만 한국문화를 아끼는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가 그에게는 즐거움이다. 함께 도요지 답사도 가고 고구려 유적을 보러 중국에도 다녀왔다.

연말에 망년회를 할 때면 도자기를 하나씩 갖고 와서 재미삼아 경매에 붙이는데 가끔 엉터리 물건도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단다. 도자기에 담긴 사연을 나누며 얘기하다 보면 밤 늦는 줄 모른다고.

고객에게 10년, 20년, 30년의 긴 세월을 약속하고 보장하는 생명보험사의 CEO답게 한번 산 물건은 오래도록 아끼는 그에게 도자기는 평생 지니며 애지중지할 물건이다. "도자기와 보험은 비슷한 데가 있어요. 절대 거짓말을 못하지요. 곁에 두면 든든하고 내가 죽은 후에도 가치가 이어지죠. 둘 다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얼마 전 그는 이천의 도자기축제가 끝날 무렵 가서 뽀얀 달항아리를 하나 샀다. 달항아리는 형태가 좋고 흠집이 없어야 높게 평가받는데 솔로몬 사장이 고른 항아리는 흠도 없고 순백색에 자태마저 좋았다고. 진짜 골동품이라면 엄청 비쌌겠지만 일부러 축제가 끝날 무렵 가서 싸게 건졌다며 흡족해했다.
↑솔로몬 메트라이프사장이 감상을 즐기는 청화백자들
↑솔로몬 메트라이프사장이 감상을 즐기는 청화백자들


그는 도자기를 보는 안목을 가지려면 관심을 갖고 자꾸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명기처럼 작은 것부터 달항아리처럼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두루 접하다 보면 눈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펴보면 박물관, 갤러리, 전시회 등에서 훌륭한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는 한국의 도자기를 쉽게 만나게 된다는 솔로몬 사장. 주말이면 가까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물관에 가서 보고 싶은 도자기를 실컷 보고 온다. 그 좋은 도자기를 가까이 두고도 구경하러 오는 한국사람들이 별로 없을 땐 호젓하게 즐기면서도 왠지 미안한 느낌이 든다며 미소짓는다.

솔로몬 사장의 또다른 취미는 달리기. 1주일에 두세번은 이태원 집에서 가까운 남산길이나 한강변을 달린다. 미국에 있을 때 뉴욕마라톤을 완주할 만큼 열심히 달린 그지만 요즘은 빨리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달리는 게 더 좋단다.

"뛰다 보면 나를 앞질러 빠르게 달리는 여성이 많아요. 요즈음 저는 천천히 달립니다. 천천히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생각이 정리되고 머리도 맑아짐을 느낍니다. 달리지 않으면 그 상쾌한 맛을 모르지요."

몇년 전만 해도 한강변에 가면 달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제대로 뛰기 힘들 만큼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이 건강과 운동에 큰 관심을 갖는 바람직한 트렌드를 보면서 언젠가 한국의 빼어난 도자기 유산에 대해서도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날이 올 것을 그는 믿는다. 도자기야말로 한국인이 정말 긍지를 가져야 할 문화유산이자 보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솔로몬 사장은 오랜 한국생활 끝에 '설민수'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설씨 성에 '총명할' 민(민첩할 민(敏) 밑에 마음 심(心))자와 '빼어날' 수(秀)자, 그를 만난 몇몇 기자가 지어준 한국 이름이다. 새로 얻은 한국 이름이 흡족한 솔로몬 사장. 그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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