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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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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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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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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

조지 알마니, 베르사체, 이상봉, 그리고 앙드레 김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점 외에도 '의상'을 넘어 생활 영역 깊숙히 디자인의 감각을 심었다는 것이다.

조지 알마니는 벤츠 조지 알마니 버전을 선보였고 베르사체는 베르사체호텔을 디자인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기술'과 '예술'의 결합 바람이 거세다. 디자이너 이상봉이 디자인한 IT와 침구, 앙드레 김이 선보인 도자기, 가전, 카드 등 생활용품 전반에 이르기까지 '예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디자인코리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동원한 도시공간과 건축물의 디자인 조화를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전 산업의 영역에서 디자인 강화는 대세다.

'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2008년 벽두, 데카르트(Techart)가 깨어난다. 2~3년 전부터 아트 마케팅을 벌여왔던 가전, 아파트, 금융업계를 위시(爲始)하여 화장품, 비누, 밥솥, 과자 등 소소한 생활필수품까지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통해 예술과 교감하고 기업은 예술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애경이 내놓은 '케라시스 비누'는 최고급 향수향을 적용한 프리미엄 비누에 걸맞게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자친구들', '부채를 든 여인', 반 고흐의 명화 '아이리스' 등 유명화가의 작품을 적용해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코리아나화장품도 클림트의 ‘기다림’, ‘처녀들’을 인쇄한 팩트로 눈길을 끌었다.

해태제과는 ‘오예스 명품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과자상자 안에 명화엽서를 넣었고 롯데백화점 본점은 밀레의 이삭줍기가 그려진 풍년 압력밥솥을 내놓아 인기를 모았다. 리복코리아는 다음달 정욱준 디자이너와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슈즈 ‘엑소핏바이준지’(EX-O-FIT by JUUN. J)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품을 선호하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가전제품에서 카드, 식기, 화장품 등까지 앞다퉈 예술 작품의 개념이 접목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프리미엄급 소비의 확산과 연관된다.

사람들은 이제 생활용품도 '이미지'로 소비하고 있다. ‘기능에 대한 디자인의 승리’라고 할까. 예술 소품을 고르듯 세련된 생활용품을 소비하는 게 감각적인 현대인의 표상이 됐다.

'난 특별하니까요'라고 외치는 감성의 바로미터, 디자인이 경쟁력이다.

◆'기능+디자인'…이젠 가전도 예술

'판타스틱하고 우아한' 에어컨을 처음 본 순간, 마치 CF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을 외치고 싶었다. 지난해 여름 겪었던 무더위와의 끔찍한 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아주 작은 실속형 에어컨'이라도 들여놓으려 했던 짠순이 아줌마가 순식간에 '품격있는 여사'의 소비를 꿈꾸게 된 것이다.

가전 제품은 생활의 편의를 높여주는 문명의 이기인 동시에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는 일종의 인테리어가 됐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디자인이 진부해서 가전제품을 바꾸는 경우는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젠 생활이 아트다." 가전제품을 예술의 경지에서 만나는 시대가 열렸다. 제작 기술의 발전으로 제품간 기능 면의 차별성이 약화되면서 임팩트 강한 외형으로 승부하려는 디자인 중심 주의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전 시장의 '아트' 열풍은 해를 더해가면서 한층 더 달구어지는 느낌이다. 올해 가전업계는 디자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전 시장의 지존 자리를 다툰다. 일류 디자이너를 속속 모시는 것은 물론 디자인 혁신을 위해 전문 영역의 경계도 과감히 넘나든다.

◆LG, 김영ㆍ하상림 등 일류 디자이너와 협력

지난 9일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이채로운 전시회가 열렸다. 바로 LG전자 (66,200원 상승1700 2.6%)가 신제품 출시와 함께 '휘센' 에어컨을 일반인에게 전시하는 '바람이 머무는 공간-2008 휘센 초대전'을 가졌던 것. 에어컨이 마치 예술작품인 양 전시되고 관람되는 진풍경의 자리였다.

'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지난 2006년 '꽃의 화가' 하상림의 작품을 디자인으로 적용해 '냉장고=흰색'이라는 공식을 깨뜨리고 가전시장에 '아트' 열풍을 몰고왔던 LG전자의 이번 신제품에는 이상민(유리조각가), 김지아나(공예 디자이너), 하상림(서양화가), 함연주(조형예술가), 수지 크라머(색채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 등 6인의 작품이 반영됐다.

특히 한 장의 판넬에 조형 작품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등을 이용해 입체감을 강조한 때문인지 단순한 냉방기기라기보다는 실내 공간에서 돋보이는 예술 소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민의 작품을 적용한 '로얄' 모델은 어린 시절 강가에서 놀던 동심의 추억을 투명한 물결 무늬 유리를 통해 표현해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물결 무늬는 컬러 웨이브 무드 조명을 이용해 12가지 색상으로 자연스럽게 변할 뿐 아니라 원하는 색상으로 설정할 수 있다.

프리미엄 냉장고는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김영세 씨와 만났다. 유행을 이끄는 김영세 디자이너를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LG전자의 '디오스 모노블랙'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블랙 컬러를 바탕으로 김영세 디자이너의 'T-LINE' 디자인과 스와로브스키의 유리 장식이 조화를 이뤄 고급스런 느낌을 부각시켰다.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는 " 태극 문양을 선의 미학으로 재해석한 'T-LINE'이 주방의 대표 가전인 냉장고에 처음으로 적용돼 또 하나의 가전 트렌드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T-LINE'은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를 비롯 미국 ACME사 사무용품, 패션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영역에 적용돼 인기를 모았다.

◆삼성, 가구의 모습으로 거실을 아름답게

'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삼성전자 (46,900원 상승250 -0.5%)는 2008년형 하우젠 에어컨에 인테리어 '오브제' 개념을 도입했다. '가구의 모습으로 거실을 아름답게' 꾸미자는 콘셉트다.

작동할 때 냉풍구가 밖으로 열리는 지금까지의 에어컨과 달리 전면 슬라이딩 도어 방식을 적용한 하우젠 '바람의 여신Ⅱ'는 에어컨을 작동시켜도 외관이 변하지 않아 거실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가구나 소품으로 여겨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컬러와 패턴을 넘어서 온도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빛이 들어오는 새로운 개념의 '무드라이팅'도 눈길을 끈다. 바람의 시원함을 빛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무드라이팅'은 전면부의 플라워나 나비 문양의 조명이 작동방식과 온도 변화에 따라 변화해 시각적 만족도를 더욱 높여 준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오브제' 개념은 2006년과 2007년 와인잔 모양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르도' LCD TV가 진원지다. 콘셉트 자체가 '아름다움(美)'이다. 최단기간 '밀리어셀러'에 등극한 데 이어 연간 300만대 판매란 대기록을 세운 이 TV는 올해에도 업그레이드된 아름다움으로 세계 TV시장 석권에 나설 예정이다. 2월 출시될 2008년형 보르도TV는 테두리에 빛이나 보는 각도에 따라 색채가 달라지는 유리공예의 느낌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TV부문에서 세계 1위에 있던 소니를 밀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TV를 보는 수단이 아니라 가구의 개념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라며 "직사각형의 틀을 깬 디자인이 성공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대우 일렉, 갈대잎 등 자연친화 디자인으로 감성 자극

'디자인이 경쟁력'… 이젠 가전도 예술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7일 출시된 2008년형 에어컨 신제품 25종에 꽃수술, 갈대잎 등 자연친화 디자인을 적용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만개한 꽃 문양과 흩날리는 갈대잎을 표현한 제품 등으로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올해 에어컨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절전이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오른 만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자연친화 디자인을 위주로 올해는 15%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디자인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기존의 기능에서 디자인으로 가전제품 선택의 주요 기준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디자인이 시각적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인 단 0.1초에 불과하다"며 "이에 반해 구구절절한 기능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냐"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젠 가전 제품도 '쇼핑'하는 시대"라고 귀띔했다.

테크노마트 홍보팀 김경민 씨는 "가전제품의 '아트' 경쟁의 기간은 2~3년 남짓함에도 이젠 밋밋한 백색 가전은 찾아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니아 고객 중에는 품목별로 컬렉션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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