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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이명박, 상반된 촛불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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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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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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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탄핵됐다. 촛불이 밤을 밝혔다. 13만명이 운집한 날도 있었다. 직무가 정지된 노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자신을 응원하는 촛불의 바다를 바라봤다.

#2008년 6월10일 밤. 수십만을 헤아리는 촛불이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타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의 행렬을 응시했다. 노 전 대통령이 4년 전 서 있던 그 자리에서다.

노무현과 이명박, 상반된 촛불감상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이 전파를 타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처지가 새삼 비교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 당시를 회고하며 "한밤중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봤다"며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노 전 대통령은 "저렇게 수준 높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면 앞으로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촛불에 대해 '두렵다'고 말했지만 두려움의 실체는 공포감이 아니라 경외감이었다. 자신을 지켜주는 촛불이었기 때문이다.

촛불의 힘 덕분일까. 그가 창당을 주도했던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사상 유례 없는 압승을 거뒀으며 탄핵안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노 전 대통령의 말 속엔 당시 가슴 벅찼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 대통령 또한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시위를 바라봤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다"며 회견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봤다"며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고통스럽게 말했다.

청와대 뒷산에서 바라보는 광화문 일대의 촛불행렬은 누가 뭐래도 장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 그 촛불은 '고통'이었다. '자책'의 불빛이기도 했다. 촛불대열에서 들리던 노래 '아침이슬' 또한 이 대통령은 견디기 어려웠을 법하다.

혹 "저렇게 수준 높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면 앞으로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4년 전 예언을 진작 가슴에 새겼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회한은 없었을까.

촛불을 바라보며 "늦은 밤까지 수없이 자신을 돌이켜봤다"는 이 대통령이 훗날 지금의 느낌을 어떻게 회고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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