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의도적 왜곡 보도"(상보)

MBC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의 광우병 왜곡 보도 여부를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임수빈 형사2부장검사)은 29일 PD수첩 측이 취재내용 상당 부분을 의도적으로 오역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제작진 측에 다음달 13일까지 관련 자료 제출과 공식 해명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 6층 회의실에서 공개질의 브리핑을 갖고 PD수첩이 지난 4월29일 보도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의 취재내용 원본을 재구성해 만든 자료를 공개하고 의도적 오역 내용을 지적했다.


검찰은 ▲고(故)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다우너(Downer. 주저앉는 소) 동영상 등에 대한 오역 ▲'인간광우병' 발생 위험 여부 등 보도내용 전반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제작진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검찰은 인터뷰 내용 등을 번역한 작가 등을 소환 조사하고 미국 언론 보도 내용 등 기초자료를 분석해 PD수첩 취재 내용을 90% 이상 복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레사 빈슨 사인(死因) 왜곡


검찰은 아레사 빈슨의 사망과 관련,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 'vCJD(인간광우병)' 발생 원인 및 임상 증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한 구별 방법 등에 관해 학술적으로 설명해 줄 것과 아레사의 사망당시 미 언론 보도 내용, 아레사 어머니 인터뷰 내용 등을 제출해 줄 것을 제작진 측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미국 언론이 아레사 사인에 대해 위(胃)절제 수술 후유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했음에도 PD수첩이 "MRI검사 결과 아레사가 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는 인터뷰 내용에 'vCJD'라는 자막을 붙인 점, 아레사 어머니가 MRI결과를 CJD로 언급하는 부분을 생략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제작진이 취재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아레사 어머니 인터뷰 내용 가운데 'could possibly have' 발언을 '걸렸을지도 모르는'에서 '걸렸던'으로, 'if she contracted it'을 '내 딸이 만일 걸렸다면'에서 '어떻게 그 병에 걸렸는지'로, WAVY TV방송의 'doctors suspect'부분을 '의사들은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를 '의사들은 (광우병에)걸렸다고 한다'로 자막 처리한 부분도 오역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PD수첩이 취재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진은 원본테이프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검찰에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너 소 동영상 및 인터뷰 내용 오역 여부

검찰은 PD수첩이 인용한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다우너 소 동영상은 광우병 문제가 아닌 병든 소들을 규정에 따라 안락사 시키지 않는 동물학대 실태를 고발하고 식용으로 불법 유통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제작됐다고 밝혔다.

특히 PD수첩 측이 동영상에 나오는 'dairy cow' 부분을 '젖소'에서 '심지어 이런 소'로, 'charged with animal cruelty' 부분을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에서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로 오역한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PD수첩이 '다우너'가 곧 '광우병 소'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터뷰 내용 등을 오역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 등 과장 및 편파 보도 의혹

검찰은 PD수첩이 인간광우병 환자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근거만을 갖고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고 적시한 부분도 왜곡된 것으로 결론냈다.

인간광우병 감염 위험 여부와 관련해 국내외 학자들이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기 때문에 MM형이 인간광우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PD수첩은 의도한 대로 방송을 만들기 위해 편향된 인터뷰 내용과 특정인들의 견해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며 "PD수첩 제작진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민 앞에서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