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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논란..한국서 1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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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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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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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량결함 간접 인정한 대법 판결, 민사적 책임 가리기는 여전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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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저녁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부서진 벤츠 S600 ⓒ박종진 기자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모델까지 '급발진 의심' 사고를 일으키면서 해묵은 급발진 책임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급발진 사고와 관련해 차량결함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와 소비자와 자동차 회사 간의 책임공방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끊이지 않는 급발진 사고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법원은 민사상 자동차 제조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시어머니를 급발진 사고로 잃은 탤런트 김수미씨(59)가 2006년 대법원까지 가서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낸 피해보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은 것이 대표적 예다.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에서 보듯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는 현재까지 입증된 것이 없다"고 못박았다.

각종 급발진 사고 논란에 자동차 업계도 "운전자의 실수"에 무게를 둔다.

반면 올 7월 대법원 판결은 대리운전기사가 도로를 역주행하며 사람까지 숨지게 한 사건에서 "운전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 상황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민사상 자동차 회사의 책임입증은 어렵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소비자가 자동차 제조회사의 결함을 입증하려면 미리 사고를 예견하고 차량 내 폐쇄회로 화면(CCTV)과 각종 기계 장치를 달지 않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급발진 사고는 특성상 사고 상황을 재연하기도 힘들다. 한국소비자원의 한 관계자는 "상담이 와도 사실상 도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70~80년대에 급발진 사고를 많이 겪었지만 조작 실수로 결론 난 것이 대부분"이라며 "자동변속기 차량이 전체 자동차의 50%를 넘어가는 시기에 어느 나라나 겪는 현상일 뿐 자동차 자체의 이상작동이란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급발진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니 관련 통계도 찾기 어렵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토해양부, 한국소비자원 등 관련 업체와 기관에서는 "일반 사고와 명확히 구분되지도 않는데다 법원조차 인정하고 있지 않아 따로 자료를 구분해 정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사고는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18일 저녁 일어난 벤츠 사고가 알려지자 인터넷 자동차 관련 게시판에는 "무섭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당시 벤츠 S600 차량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옆 도로와 공영 주차장을 질주하며 차량 4대를 들이받았다. 운전자 유모씨(52)는 경찰에서 "기어를 'P'에 놓고 정차 중이었는데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RPM이 급격히 올라가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오해와 불안을 잠재우고 사고의 책임을 공정하게 가리기 위해서는 의료사고와 마찬가지로 급발진 사고도 입증책임을 자동차회사가 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회사가 충분히 차량결함을 의심할 만한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 기계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급발진 현상과 관련 과학적 입증이 나온 적도 있다. 자동차 정비사 출신 박병일 신성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999년 자동변속기 차량의 급발진이 엔진제어장치(ECU)의 오작동 때문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온도, 습도, 진동 등 차량 내외부적으로 특정한 조건에서 ECU에 오류가 생기면 과도한 연료와 공기가 한꺼번에 공급돼 한꺼번에 고출력이 쏟아지면서 급발진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자동차 분야 '명장'에 뽑히고 2005년에는 산업포장까지 받았다. 법원은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행정부에서는 그 원인을 밝힌 연구자에게 훈장을 주는 모순이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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