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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가 책으로 돈을 벌겠다고?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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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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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이명근 기자
#.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시즌6 중 한 장면.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12세의 천재 소녀가 수사관에게 속삭인다. 자신은 유죄를 받아도 잃을 게 없다며 당돌하게 말하는 장면이다.

"제가 유죄를 받으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뭐죠? 네바다 주에는 '샘의 아들'법이 없어요. 위헌 판결이 내려졌거든요. 그러니까 이 일 전부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써도 되죠.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을 걸요. 괴물 이야기는 늘 좋은 돈벌이니까요"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주인공이다. 강호순은 공공연하게 "범행 내용을 담은 책을 출판하겠다"고 진술했다. 아들을 위한 행위라고 하지만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샘의 아들(Son of Sam)'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흉악범이 출판 등을 통해 이득을 얻는 것을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center>↑ 데이비드 버코위츠
↑ 데이비드 버코위츠
미국에서 흉악범 이득 몰수법이 제정된 것은 지난 1977년이다. 전설적인 연쇄살인범 데이비드 버코위츠가 계기가 됐다. 버코위츠는 1976년부터 1년동안 6명을 죽이고 7명을 부상입힌 연쇄살인범이다.

법 제정의 단초가 된 것은 버코위츠가 체포 이후 출판사와 계약을 하면서다. 버코위츠는 수감 중 출판에 협조하는 대가로 총 32만5000달러의 출판 계약을 맺었다. 맥그로우힐 출판사와 25만달러, 뉴욕포스트 신문사와 7만5000달러였다.

당연히 비난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극악무도한 범행이 돈벌이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잇따른 비난 여론에 뉴욕주 의회에서는 범죄로 인한 이득몰수법을 제정했다. 이름은 버코위츠의 별명을 따 '샘의 아들'법으로 명명됐다.

'샘의 아들'법에 따라 미국은 범죄로 인해 발생한 수익에 대해 '범죄희생자 보상위원회'가 5년간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희생자 유족이 원할 경우 지급까지 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 주를 포함한 몇몇 주를 제외하고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호순의 범죄가 죄질이 극히 나쁘다는 점, 출판을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불순한 의지로 미뤄 미국처럼 강력한 법 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호순이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그런 진술을 했을 수도 있다"며 "결국 범죄를 통해 발생한 수익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가 몰수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강호순의 처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어떤 출판사도 출판해서는 안 된다"며 "그거 읽고 모방 범죄 저지르는 제2,3의 강호순이 세상에 넘쳐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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