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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원 구두도 안닦아" 없는사람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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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 2009.03.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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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 모씨(44)는 지난해까지 주로 목욕탕에서 구두를 닦았다. 목욕탕에서 사우나를 하는 동안 깨끗하게 구두가 닦여져 있어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이제 목욕탕에서 구두를 닦지 않는다. 구두 닦는데 들어가는 2500원을 아끼려 퇴근 후 집에서 닦는다. 박 씨는 "사우나에 오면 자연스레 구두를 닦아달라고 맡겼는데 이제 그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 구두는 집에서 닦는다"고 말했다.

최근 박 씨와 같은 사람들이 늘면서 목욕탕에서 구두를 닦는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보통 목욕탕과 독립해 권리금을 내고 그곳에서 영업하는 이들은 손님이 줄면서 매출급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무리를 해서 권리금을 만들었지만, 원금을 채울 길도 막막하다고 한숨만 내쉬는 이도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 한 목욕탕에서 구두방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지난해와 비교해 최근 들어 구두를 닦는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손님도 없는데다가 구두약값도 많이 올라 돈 벌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지갑 문을 굳게 닫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지표에 더욱 움츠려 들고 있는 직장인들은 쌈짓돈을 쓰는 것도 망설이고 있다. 그나마 꼬박꼬박 월급이라도 나오는 직장인들은 생활을 유지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활이 힘들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은행원인 이 모씨(33)도 최근 생활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부인도 회사에 다니고 있어 그동안 월 100만원에 3살짜리 아들을 봐주며 집안 청소 등을 해주는 입주 가사도우미를 뒀다.

하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가사도우미를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절반정도의 가격에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주는 놀이방에 아들을 맡기기로 했다. 이 씨는 "가정부를 두면 편하고 좋지만 불황인 요즘 너무 부담돼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요즘 놀이방도 잘 돼 있어 안심하고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황 여파로 이처럼 아이를 봐주는 베이비시터나 가사도우미들이 요즘 갈 곳을 잃고 있다.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가사도우미들도 갈 곳이 없는 실정이다. 별다른 자본과 기술이 없는 여성들이 선택하는 직업이었기에 이들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종로구 관철동의 한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가정부를 고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며 "가정부 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어 월 급여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140~150만원을 받았지만 현재 급여는 120만원선으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가사도우미 자리를 찾고 있는 한 여성은 "며칠 째 직업소개소를 통해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게 없다"며 "다른 가정보다 여유가 있을 것 같은 맞벌이 부부들마저 소비를 줄이고 있어 우리 같은 하층 서민들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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