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이동걸 부회장 유력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주말 실시한 후보자 면접에서 이동걸 부회장이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또 후보 중 유일하게 9명의 면접관으로부터 모두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는 면접 후 이 부회장,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 3인을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준공공기관장 후보인 이들을 상대로 인사검증에 들어갔다. 앞서 추천위에서 경영능력, 리더십, 비전 등 콘덴츠는 평가된 상태여서 각 후보의 재산축적 과정, 개인비리 여부 등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특히 최근 한 증권유관기관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어서 강도 높은 검증이 예상된다.

준공공기관 규정상 최소 3명의 임원 후보를 추천해야 하지만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자가 생기면 단독 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 거래소는 인사 검증이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총 개최를 결의하고 주총에서 후보를 최종적으로 뽑을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후 임시주총은 이르면 21~22일, 늦으면 이달 말쯤 열릴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걸부회장

현재 유력 후보로는 이동걸 부회장(사진)이 꼽히는 가운데 김봉수 부회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후보 모두 CEO시절 보여준 경영능력, 국제감각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은행, 증권을 두루 거친 '금융통'으로 증권업협회 부회장 시절 보여줬던 업계 자율정화 노력과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협회 부회장 시절 증권가의 저가 수수료 경쟁이나 무분별한 인력 빼가기 등을 비판하며 소신 있는 언행으로 업계 신망이 두텁다"고 평가했다.

특히 합병 회사인 굿모닝신한증권 대표 시절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조직 통합을 이끌어 회사를 대형사로 키웠다는 점이 서류 및 면접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공공기관 지정과 전임 이사장의 퇴진 등으로 혼란스런 거래소를 추스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이유에서다.

48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일은행을 거쳐 신한은행에 입행, 신한캐피탈 사장을 거쳐 2006년부터 3년간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키움증권 김봉수부회장

김봉수 부회장(사진)은 1976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채권·자산운용·영업·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30년 넘게 증권가에 몸담은 '전문성'이 강점이다. 특히 키움증권 창설 멤버로 참여해 회사를 온라인 1위 증권사로 키웠다는 점에서 혁신성에 무게가 실린다. 충북 괴산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왔고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청주고 선후배 지간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 후 처음 뽑는 이사장 자리인 만큼 잡음 없는 후보를 추천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며 "검증 후 복수 후보가 주총에 오른다면 표대결로 가기 때문에 누가 뽑힐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