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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눈물'과 저열한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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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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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기자의 룩&워치]

'아마존의 눈물'과 저열한 엿보기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 원시부족의 생활상이 신선함을 넘어 감동을 준다는 평이 많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서구열강의 구경거리였던 우리나라다. 주객이 바뀌었다는 뿌듯함, 우월적 시선도 일정부분 감지된다. 그러나 문명을 거부하는 조에족 같은 이들을 ‘볼거리’로 만들기 위해 꼭 문명의 이기를 들이대야했는지는 의문이다.

호기심은 인간의 본성이다. 낯설고 신기한 것을 보고싶어 하는 욕구는 고금동서 막론이다. 상상하는 것은 모두 이뤄진다는 인터넷 시대이지만 천성이 원하는 대상은 변치 않았다. 언제나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남다름’이다.

TV는 ‘선풍기아줌마’, ‘화문석 할머니’ 등으로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왔다. 팔다리가 8개인 인도소녀, 코가 없이 태어난 중국여아 등의 컴퓨터 영상은 엄청난 클릭수를 올린다. 설인, 외계생명체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사체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온라인에 오르내리는 세상이다.

18세기에도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인간, 털로 뒤덮인 어린이나 다리가 셋 또는 다섯인 비정상 동물 등을 구경시키는 전시회가 성공을 거뒀다. 원숭이와 물고기를 합체한 조작 ‘인어’도 출현했다.

초기 영화도 이런 식의 소재를 담았다. 1932년 미국에서는 ‘프릭스’라는 장편 픽션이 나왔다.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난쟁이, 엉덩이가 붙은 샴쌍둥이, 사지가 없는 사람, 기이한 핀헤드의 돌연변이가 등장한다. 분장이 아니라 실제 장애인들을 출연시킨 이 영화 관람 도중 기절하는 관객도 속출했다.

타인종 전시회는 19세기말 출현했다. 야생동물을 선보이는 독일의 곡예단장 칼 하겐베크는 1874년 순록과 함께 라플란드인을 자기집 정원에서 구경시켜 돈을 벌었다. 20세기 초까지 유럽과 미국에서는 흑인, 인디언 등 원주민 혹은 그들 기준의 야만인들을 데려다 벌이는 인종전시회, 식민지전시회가 유행이었다.

아예 원시인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웬만한 곳은 다 훑고 지나갔다. 후일담까지 나온 마당에 ‘아마존의 눈물’은 그나마, 늦어도 한참 늦었다.

2002년 옴니버스 영화 ‘텐미니츠-트럼펫’의 ‘일만년동안’ 편은 1981년 처음 문명인과 접촉한 브라질 원시부족 우르유족 최후의 생존자들의 현재를 찍었다. 1만년씩이나 세상과 등지고 살아온 이들을 한 다큐멘터리팀에 발견돼 헤집어진다. 저항력이 없던 이들은 수두 따위의 질병으로 대부분 죽음을 맞이했고, 그들만의 문명은 완전히 파괴돼 버렸다.

이색 볼거리를 좇는 것이 영상매체의 속성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판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지켜보면서, 최초로 조에족의 생활을 카메라로 기록했다는 자랑을 접하면서, 휴머니즘으로 포장된 엿보기 욕망의 대상이 돼버린 아마존 원시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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