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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10여년만에 눈물의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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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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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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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조선업계]구조조정 태풍 부나-①

세계 조선업계에 수주난이 지속되면서 세계 최강의 한국 조선업체들이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30%의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중이고 대우조선은 수주난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수주 상황이 내년까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기는 국제통화기금(IMF)위기이후 10여년만에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일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수주가 확대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4단계에 걸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치열한 원가절감 등 1단계 방안으로 시작하지만 최종 4단계는 인력 구조조정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본사와 협력업체 인원을 포함해 총 3만여명의 인력을 운영 중이다.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은 오는 2월까지 조선부문 전체 직원 2500여명의 30%에 해당하는 750명의 인력을 감축키로 했다. 선박 발주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등 후발주자들과의 수주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한진중공업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인 2000년대 초반 일부 인력을 구조조정한 이래 10년만에 다시 구조조정을 맞고 있다. 당시 협력업체 위주로 구조조정이 진행됐던 반면 이번엔 본사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중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1989년 조선산업합리화조치 이후 처음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정기선 운항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거의 독식해 온 컨테이너선 발주가 뚝 끊겼다.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이 27일 발표한 지난해 선박 발주 최종 집계에 따르면 수주가 완료된 컨테이너선은 7척에 그쳤다. 불과 1년전인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촉발되는 가운데서도 총 209척이 수주된 것에 비하면 수주난이 극한적 상황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 틈을 타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 등 후발주자들은 차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량에서 중국조선사(35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들이 한국조선사(320만CGT)들을 앞섰다. 수주잔량에서도 중국이 근소한 차로 한국을 앞질렀다.

중국이 부가가치가 낮은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어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상황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수주가 끊기면 현금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심심찮게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만족스런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원가를 대폭 낮추지 않으면 출혈수주가 될 게 뻔하다. 당장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주는 하지만 저가수주의 논란이 벌어질 것이 우려돼 수주해 놓고도 쉬쉬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박사는 "하반기에도 벌크선 노후선박 교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나 거의 중국기업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컨테이너 시황이 어두운 것은 국내 조선업체들에게는 좋지 않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대륙과 대륙을 잇는 컨테이너 정기선단은 활동이 거의 중단됐다. 그때그때 화물이 있을 때 실어 나르는 벌크선이 조선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그러나 부가가치가 낮고 높은 기술력을 필요치 않는 벌크선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없는 국내 조선업체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엄경아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수주량을 역전당한 것은 사실 큰 일이 아니다”라며 “정작 위기징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은 이미 수주된 물량에 대한 인도 연기나 주문 취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이 최근 건조했으나 선주사가 인도하지 않은 선박을 다른 선주사에 매각하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소가 위치한 울산과 거제 앞바다에 주인을 기다리는 선박이 둥둥 떠 있는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한 지 오래됐다"며 "접안해 둘 곳이 없어서 바다 위에 띄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더 이상 외부변수만을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 극복을 위해 조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금융위기 이후에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함께 신수종 사업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구조조정과 조직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엄 애널리스트는 “수주가 안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갖추고 있는 연간 무려 70여척에 달하는 건조능력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선박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선주들의 주문이 몰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그 때를 대비한 체질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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