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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모라토리엄" 4개월, 두바이는 지금

  • 두바이(UAE)=송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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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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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실업·빚에 출국… 집값 반토막, 관광도 타격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버즈칼리파 전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버즈칼리파 전경
"(저희 집)렌트비가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두바이 곳곳에 빈집이 수두룩하니 임대료 낮춰 재계약하자고 집주인이 먼저 사정을 하더라구요. 위치나 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매매.임대시세 모두 반토막 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야 천정부지였던 방값이 뚝 떨어지니 좋긴한데 이러다 도시 전체가 침몰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두바이 거주 교민 A씨)

'중동 사막의 신화'로 불리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지난해 11월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이행연장)을 선언하면서 두바이 건설·부동산 시장은 물론 관광산업까지 급속도로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대규모 건설 공사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은 외국인들의 출국이 잇따르면서 소비지출 감소, 빈집 증가, 부동산값 하락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두바이는 전체 인구(226만명)의 90%가 외국인 근로자다. 외국인 근로자는 실직할 경우 노동허가와 함께 체류허가도 취소되는 만큼 1개월내에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실직이 곧 출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바이에서는 하루 평균 1500명의 워킹 비자가 취소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건설업계에선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4개월새 20만∼3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두바이를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항 주차장에 장기간 버려진 자동차들은 두바이 '엑소더스'의 가장 명확한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집값(모기지론), 차값 할부 등 빚에 쫓기는 사람들이 차를 공항에 버리고 고국으로 출국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지난 2월 현재 이같은 이유로 공항에 버려진 차만 3000대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떠나면서 두바이 부동산값도 급락하고 있다. 두바이 주택 매매가와 임대료는 평균 50% 정도 떨어졌다. 2∼3년전 3.3㎡당 1억원을 호가했던 시내 주택 중에는 지난해1차 하락(3.3㎡당 5000만∼6000만원)을 거쳐 현재 3000만∼4000만원선으로 떨어진 매물도 있다.

3베드룸(침실 3개짜리 주택, 약 150㎡)의 연간 임대료도 8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주저앉았다. 1베드룸(약 50㎡)의 경우 4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조정됐다.

↑두바이의 상징인 버즈알아랍 호텔
↑두바이의 상징인 버즈알아랍 호텔
세계 주요 기업들이 두바이 지사를 속속 철수하면서 오피스 빌딩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국내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쌓아 올렸던 바벨탑이 한순간에 무너진 꼴"이라며 "두바이 시내에는 빈 사무실이 갈수록 늘어 단기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 경기만 침체된 것이 아니다. 두바이 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시내 호텔은 440개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객실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단체 여행객들의 경우 객실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을 정도.

하지만 최근엔 호텔의 빈 객실이 늘면서 30∼40% 할인된 호텔 객실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7성급' 호텔로 알려진 '버즈알아랍' 마저 세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관광·부동산 업계가 목을 빼고 기다렸던 세계 최고 높이의 '버즈칼리파'의 개장까지 연기되면서 두바이 경기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버즈칼리파는 당초 지난 1월4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엘리베이터 고장 등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재개장일이 연기되고 있다.

반면 아부다비는 두바이 침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가 발주할 대규모 공사 준비를 위해 국내 건설사를 비롯해 세계 유수 기업들이 두바이에 있던 중동 지사를 아부다비로 속속 옮기고 있다.

아부다비에 진출한 한 건설사 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부다비로 집중되면서 호텔 객실요금을 비롯해 부동산값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아부다비 정부는 플랜트와 종교, 문화 시설 개발에 집중하는 등 대규모 건축물 개발을 앞세운 두바이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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