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90만 트위터리언을 잡아라'

#1. "장화탁 애널리스트의 명쾌한 시황관이 듣고 싶어지는 시장입니다. 부탁합니다." (@olazzang74)
"방금 전 연락드려봤는데, 한창 8월 주식시장 전망 자료를 집필 중이라 하십니다. 조만간 선보이면 얼른..."(@dongbuhappy, 동부증권 공식트위터)

#2. 400만원이 눈앞에 왔어요~^^ ♥ 동양종금증권 팔로어(follower) 한분 당 기부금 1000원씩 적립 캠페인 진행중!! 힘든 이웃에게 팔로어들의 이름으로 기부됩니다. ♥ #트윗천사 (@myassetlove, 동양종금 공식트위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트위터 열풍이 거세지자 증권업계가 트위터를 이용한 홍보 및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성을 중시하는 트위터리언(트위터 이용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증권사들은 스타 애널들의 근황을 시시각각 전달하는가 하면 팔로어와 함께하는 기부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다.

트위터 한국인 사용자수를 집계하는 오이코랩(oikolab)에 따르면 현재 국내 트위터리언은 90여만명에 달한다.

◇종목전략 등 정보량으로 승부한다

↑하나대투 트위터 캡처화면. 멘토스 연구원이 트위터를 통해 종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팔로어(1만5000여명)를 확보한 하나대투증권은 고객과의 소통보다는 읽을거리 위주로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특성을 고려해 커뮤니티 위주로 트위터를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트위터를 단순히 소통도구가 아닌 정보전달매체로 인식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전 직원이 공식 트위터에 접속해 시시각각으로 정보를 올릴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보다 전문화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트위터 내에 ‘멘토스당’을 만들기도 했다. 멘토스당(@HanaDaetoo/Mentors)에 접속하면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 ‘멘토스’ 소속 투자전문가의 종목 상담과 시장에 대한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멘토를 지정해 1대1로 종목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멘토 연구원들이 올린 트윗(tweet)을 보고 원하는 멘토에게 종목 상담을 요청하면 당사자만 볼 수 있는 쪽지로 답변을 보낸다”며 “퇴근 한 뒤에도 연구원들에게 상담 요청이 들어와 밤 늦게까지 트위터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트위터로 고객과의 벽 허문다

↑ 동부증권 트위터 캡처화면. 한 직원이 공식 트위터에 자신의 계좌 수익률을 공개했다.

올해 2월 선제적으로 트위터를 개설한 동부증권은 ‘친구같은 트위터’를 표방한다. 정보 전달에 치중하기 보다는 질문에 답하고 점심메뉴, 추천음악 등 소소한 정보를 전달하며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컨셉이다.

고객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스타 애널들의 근황을 알려주기도 하고, 새로 출시된 전자제품 리뷰를 올리기도 한다. 월드컵 기간에는 한국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의 기상 정보를 트위팅하기도 했다.

지난 28일에는 트위터를 관리하는 직원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자신의 계좌를 직접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언이 “요즘 계속 수익내시고 부럽습니다”라고 남기자 트위터 관리자는 자신의 계좌정보를 링크시키며 “저도 사람입니다. 수익나면 빨리 팔고, 손해나면 물려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밖에 증권사들도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트위터 브랜드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19일 뒤늦게 트위터를 개설한 삼성증권 (37,350원 ▲100 +0.27%)은 ‘시의성있고 유니크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전달한다‘는 모토를 내세웠다.

시황, 리포트 등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정보보다는 삼성생명 상장 경쟁률 등 시간을 다투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폴리 댄 CIO 초청설명회가 열렸던 지난 22일에는 설명회 내용을 실시간으로 트위팅하기도 했다.

동양종금증권 (2,740원 ▲20 +0.74%)은 참신한 이벤트로 트위터리언들의 이목을 끌었다. 굿네이버스와의 제휴로 팔로어 1명당 1000원씩 적립해 빈곤가정 어린이를 위해 기부했다. 4000여명이 팔로어로 등록돼 기부금은 총 400만원이 모였다.

월드컵 기간에는 16강 기원 이벤트로 최종성적을 모두 맞힌 트위터리언에게 CMA 통장으로 10만원을 입금해주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증권사 "트위터, 투심 읽기에 효과적"
증권사들이 이처럼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트위터가 투심을 읽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 도구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댓글로만 피드백이 가능한 블로그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는 유용한 마케팅 도구”라고 밝혔다.

동부증권 (4,165원 ▲30 +0.73%) 관계자도 “트위터를 통해 동부증권을 알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파급력이 빠르고 직접적인 소통 채널이라는 점에서 트위터는 기업 홍보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직 트위터 홍보에 나서지 않은 일부 증권사들도 내부적으로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증권 (7,330원 0.00%) 관계자는 “모바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위터는 잠재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러나 직접적인 대화채널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있어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