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번' 온도 재반박 "가정대로라면 얼어죽어"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천안함 피격의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에 씌어진 파란색 '1번' 글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폭발 당시 온도 상승으로 '1번'은 지워졌어야 마땅하다"고 밝힌 데 대해 송태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1번 부위의 온도는 단 0.1℃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반박하자 다시 이 교수가 5일 보고서를 통해 재반박을 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5월 31일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250kg의 폭약량에서 발산될 에너지 양에 근거해 폭발 직후 어뢰 추진 후부의 온도는 쉽게 350℃ 혹은 1000℃ 이상 올라가게 돼 잉크가 타버리게 된다"며 어뢰에 씌어진 '1번'은 지워져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송태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난 2일 발표한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계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뒷면의 온도는 단 0.1℃도 안 올라가 열손상을 입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송 교수는 △폭약이 바닷물을 밀어내는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디스크의 두께가 50mm가량 돼 글씨가 쓰인 뒷면까지 열이 전달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헌 교수는 5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 측에 보낸 '송 교수의 버블팽창이 가역적이라는 가정의 맹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송 교수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최 의원 측에 따르면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송 교수의 가정대로라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은 반지름 0.33m에 온도가 3003℃가 된다"며 "이것이 어뢰 길이인 7m에 해당되는 곳까지 팽창하면 영하 63℃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지적다다.

이어 "사람이 폭발 현장에 서 있으면 얼어 죽을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폭발을 떠올리는 상식과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대기압의 기압은 1기압이므로 버블 내의 압력에 비하면 버블 밖의 압력은 진공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 "이 비가역적 과정에서는 버블이 팽창할 때 굳이 추가의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팽창 전후의 온도가 똑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뢰 폭발에 초점을 맞춰 보면 7m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은 3000℃의 기체로 화상을 입을 것"이라며 "이런 사실은 이공계 대학생이 1학년 때 배우는 물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