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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기부 온도계'와 함께 사랑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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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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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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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당당한 부자-소셜홀릭]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서울의 심장인 서울광장. 한 때는 민주화의 성지였고, 어느 땐 붉은 함성이 가득했던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나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매년 말 10미터 높이의 대형 '사랑의 온도계'가 설치돼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온도계는 기부 액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붉은색 눈금이 올라간다. 설치 이후 11년 연속 목표액을 채웠다.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을 돌파했다. 시작할 때만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꿈의 액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금액이 더 모였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지만 기부액은 사상최대치를 2년 연속 경신한 것이다.

이제 이 온도계는 대한민국 기부운동의 상징물이 됐다. 이러한 전 국민적인 나눔 운동을 비롯해 각종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 바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다. 우리에겐 '사랑의 열매'로 더욱 알려진 곳이다. 이 단체를 2년 째 이끌며 사상 최대 기부금액 기록을 세우고 있는 윤병철 회장(73).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 '기부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윤병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임성균 기자
↑ 윤병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임성균 기자
◇대한민국 나눔 전도사 윤병철 회장= 윤 회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이끌게 된 계기는 금융인 시절로 거슬러 간다.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역임한 그는 금융계에서 메세나 운동(사회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활동)을 주도적으로 펼쳤다. 남을 돕는 일 없이 돈만 추구하는 세상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각종 나눔 활동을 메세나 운동에 접목한 이유다.

그런 인연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 40여 년 동안 금융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나눔과 기부'는 이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됐다.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는 열심히 챙겼다.

윤 회장은 "사랑의 열매는 나눔을 권유하고 그 나눔을 모아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10여 년 동안 의미 있는 성장을 했는데, 사람들의 나눔 의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유교중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가족 제도에선 남을 돕는 게 익숙했지만,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면서 나눔 의식이 퇴색했다는 진단이다. 그래서 과거엔 익명으로 많이 돕고 그랬지만 가족 연대가 약해지면서 이런 활동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공동모금회 같은 단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고 믿고 있다. IMF때 금모으기 운동을 한 자랑스런 민족이며, 돈 많은 사람들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쉽게 나눌 수 있는 DNA를 가졌다고 평가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고액 기부자 코너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유달리 관심을 쏟고 있다. 이 코너는 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억대 기부자 모임이다. 올 들어 20명이 가입했다. 2008년 5월 첫 가입자가 나온 이후 1년 반이 넘도록 15명밖에 없었지만 올해 큰 폭으로 늘었다.

윤 회장은 "처음에는 이게 잘 되겠나 싶었지만 부자들도 요즘 기부 활동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고액 기부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너 소사이어티가 우리 사회에 기부를 자연스럽게 권하고 촉진할 수 있는 대표적 의식 전환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액 기부자들이 더 늘어나려면 정부 정책이나 사회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테면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더욱 많이 해준다든지 주식기부 등 다양한 종류의 기부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자 가운데 가장 인상이 깊었던 사람으로 류시문(62) 한맥도시개발 회장을 뽑았다. '2008년 머니투데이 당당한 부자'에도 소개된 류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있어 당시 화제가 된 인물.

윤 회장은 "류시문 회장은 어렵게 사업을 해서 번 돈을 장애인들을 돕는데 쓴다"며 "자기가 힘든 시기를 겪어선지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돕는데 류 회장 같은 분들이 앞으로 떳떳하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임성균 기자
↑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임성균 기자
◇나눔의 의식전환, 지금부터!= 윤 회장은 나눔의 범위를 돈으로 한정하는 문화를 경계한다. 그는 "돈이 나눔을 대표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옳지 않다"며 "재능도 좋고 무엇이든 나누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것이든 여유가 있으면 그것을 나누는 정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사회가 선진국으로 가기위한 첫걸음도 바로 나눔에 대한 의식 전환이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이 많이 발전했고 또 많은 게 변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 사회 계층이 점차 고착화되면서 서로 간에 불신이 생기고, 교육 격차 등으로 이 사회가 점점 문제투성이로 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윤 회장은 "성공한 사람들이 인식을 바꾸고 뜻있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이 사회도 변한다"며 "사회로부터 받은 게 많은 사람들이 다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좀 더 기부나 나눔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떳떳하게 돈을 벌어 기부활동을 많이 하는 당당한 부자가 많이 늘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바람이 현실보다 앞서있어서 그렇긴 하지만 추세가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윤 회장이 생각하는 참된 기부문화는 '의식이 살아있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 이익이 되니까 하는 게 아니고 나눔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실제로 변화시키는 힘을 믿는 게 중요하냐를 느끼고 깨닫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못사는 사람이 불쌍해서 도와주는 게 아니고 진정으로 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그 만큼만이라도 돌려주자는 책무로서 나눔 문화가 전파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눔'은 결국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생각으로서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행동을 통해 나눠야 한다는 얘기다. 생각날 때 그 규모가 적다고해도 행동으로 옮겨야 의미가 있다는 것.

윤 회장은 "기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땐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그 생각은 그때 바로 끝나는 것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그것은 곧바로 기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를 '100마리째 원숭이 현상'에 비유했다. 무인도에서 한 원숭이의 행동이 20마리 원숭이에게 전파되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지역 원숭이들에게도 이어진다. 미국의 과학자 왓슨이 명명한 이 현상은 어떤 행위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집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공간을 뛰어넘어 확산되는 것이다.

윤 회장은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게 우리 역사에서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 짧은 역사 속에서 발전을 거듭했는데 우리의 작은 나눔 활동이 이어지고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역사에 또 다른 나눔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행동들이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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