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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기술이 국가 경쟁력, 분쟁 패하는 순간 국부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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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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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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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고수를 찾아서]법무법인 광장 권영모 변호사


- 23년 지적재산권 분야 고집…대한민국 대표 변호사
- 美와 젖소산유촉진제 10년 소송…유전공학 기술보호
- "특허법원의 전문성 강화 필요 순환근무제도 보완해야"


↑법무법인 광장 권영모 변호사 ⓒ이명근 기자
↑법무법인 광장 권영모 변호사 ⓒ이명근 기자
지적재산권은 단지 특정기업의 이익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화가 정착되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기업의 특허기술은 세계 진출의 확실한 무기이며 막대한 외화 획득의 수단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분쟁에서 질 경우 기업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국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특허를 비롯한 각종 지적재산권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보호하고 있다. 일본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집권한 후 '과학기술입국'을 정책 목표로 삼았다. 최근 중국은 '과교흥국(科敎興國)', 우리 정부는 '지식재산입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적재산권을 늘려가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23년간 지적재산권 분야 한 우물만

권영모(57·사진) 변호사는 1987년 법조계 입문 이후 23년간 지적재산권 분야만을 고집한 전문 변호사다. 1991년 이후 지금까지 법무법인 광장에서 지적재산권팀을 이끌고 있다. 변호사 26명, 변리사만 60여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권 변호사는 이 분야 선두주자답게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지적재산권 관련 법률 자문과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이명근 기자

젖소산유촉진제 소송 승리 이끌어 주목

그는 LG생명과학과 미국 몬산토사가 젖소 산유 촉진제 특허권을 놓고 벌인 분쟁에서 LG 측 대리인을 맡아 승리하면서 이름을 드높였다. 이 다툼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소송 기간만 10년에 달하는 장기전이었고 법률적 쟁점도 복잡했다. 젖소 산유 촉진제는 젖소의 우유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동물용 의약주사제인데, LG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해 특허 등록을 하자 세계 최초 특허권자인 몬산토사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 LG 제품을 수입해 쓰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에까지 소송이 번지는 등 국제적 문제로 관심을 끌었다.

"목초지가 적어 젖소를 많이 키우기 힘든 나라에 산유 촉진제를 독점 공급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다름 없는 고수익 상품이지요.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몬산토사가 소송을 제기한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오랜 법리 공방 끝에 LG의 제조방법이 몬산토의 특허권을 침해한 게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냈지요. 몬산토의 특허를 무효화시키는 판결도 동시에 받아냈어요. 힘은 많이 들었지만 우리나라의 유전공학 핵심기술을 지켜냈다는데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타이어코드·석유시추장비 기술 소송도 승소

그는 효성과 미국 허니웰사의 타이어코드 특허 소송도 승리로 이끌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에 들어가는 일종의 실인데, 이 실의 제조방법은 타이어의 강도나 품질을 평가하는데 가장 큰 기준이 되는 핵심 기술이다. 1999년 당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의 효성이 점차 시장을 확대해나가자 1위 기업이었던 허니웰사가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효성 측 대리인을 맡아 양국 법원에서 모두 승소 판결을 받아내 국내외 법조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과 미국계 석유 시추회사 트랜스오션이 벌인 심해원유시추선 관련 특허 소송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트랜스오션이 2007년 시추장비 특허권을 침해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이었다. 삼성이 질 경우 손해배상 뿐 아니라 건조 중인 배의 로열티 지급, 건조 예정인 시추선의 설계 변경 등 엄청난 손실이 우려됐다. 권 변호사는 1심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데 이어 항소심에서는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트랜스오션의 '청구포기'를 받아냈다.

그는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챔버스 아시아', '유로머니', '아시아로' 등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변호사'로 수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재판부 전문성 강화 시스템 필요

권 변호사는 국제 지적재산권 분쟁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제도적 보완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 등록 및 관리 제도는 선진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특허법원이 있는 나라입니다.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에도 지적재산권 전담 재판부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특허법원의 경우 부장판사는 2년, 배석판사는 3년을 근무하면 다른 법원으로 떠납니다. 이 정도 기간으로는 전문성을 갖추기가 아무래도 어려울 겁니다. 순환 근무보다는 재판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전문성이 바탕이 돼야 충실한 심리를 진행할 수 있고 사건 당사자들이 판결에 승복하기도 쉬울 것입니다."

ⓒ이명근 기자
ⓒ이명근 기자

집중성과 끈기, 기본이 생명

그는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 법조인들에게 고도의 집중성과 끈기를 기르고 '기본'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학부에서 이공계열을 전공하거나 법조인 입문 후 기술적 배경을 갖추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조인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 소양과 자세입니다. 특허 소송은 다른 민사 소송과 달리 장기전입니다. 적게는 3~4년, 많게는 10년까지 진행되지요. 업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집중력을 최고로 높이고 끈기 있게 일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국제감각과 해외 주요 국가의 소송 절차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도 필수 요소다. 그는 "지적재산권 분쟁은 갈수록 대형화, 다국적화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이익을 제대로 보호하고 대변해주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들의 소송 제도나 절차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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