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고 전원 장학금…희망사다리 복원될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16일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학생 43만명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결정은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 구현'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공정사회' 정책과 관련해 "소외된 분들이 보다 많은 기회를 갖는 것이 핵심"이라며 "일반고·4년제 대학보다 특성화고와 전문대에 보다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2000년 51.4%에서 해마다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16.7%까지 떨어졌다. 반면 대학진학률은 2000년 41.9%에서 지난해 73.5%로 급증했다.

특성화고는 기초생활수급 학생 및 결손가정 비율이 각각 11.9%, 25.4%로 일반고보다 2~4배 정도 높아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특성화고와 전문대는 일반고, 일반대학에 가려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장학금 전원 지급 결정이 그런 분위기를 바꿀 획기적인 기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특성화고교생 43만명의 약 60%에 해당하는 26만3000여명이 수업료 상당의 장학금(연간 12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에 315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특성화고 지원은 국고가 아닌 지방비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지자체 부담이 만만치 않은 점을 고려해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이 각각 절반씩 분담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3년간의 수업료 부담이 사실상 사라져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의 특성화고 진학이 촉진되고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과부는 장학금 지급뿐만 아니라 취업지원을 위한 예산(510억원)도 별도로 마련했다. 특성화고를 고품격 직업교육기관으로 개편, 취업중심으로 정예화해 특성화고에 대한 수요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은 물론이고 군복무, 전문대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견 전문인력으로 육성되면 사회적 계층이동을 보다 쉽게 하는 '교육 희망 사다리'가 많이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