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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멜로디 하모니에서 창조경영 아이디어 찾아라"

머니위크
  •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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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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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서희태의 '클래식 경영'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서희태 씨는 좀 유별나다. 지난 2008년 MBC 클래식 전문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예술 감독으로 온 나라에 클래식 바이러스를 퍼뜨리더니, 지난해엔 김연아 선수가 출연한 아이스쇼 쇼트프로그램에 실제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도록 해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 그가 또 다시 기발한 도전을 감행했다. 음악가인 그가 지휘봉 대신 붓을 잡은 것. 그리곤 <클래식 경영 콘서트>(비전코리아 펴냄)라는 경제 서적을 냈다.

지휘자가 클래식과 경영을 접목하다?

잡힐 듯 말듯 알쏭달쏭한 경영 철학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클래식과 창조경영이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수수께끼를 풀듯 <클래식 경영 콘서트>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클래식, 경영을 만나다

지휘자 서희태 씨는 "클래식을 들으면 고급스러운 경영 전략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글쎄. 클래식 마니아라면 모르겠으나, 왠지 클래식이라는 말만 나와도 움츠러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들에게는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다소 난해한 클래식 경영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는 우선 축구 대표팀의 사례를 제시했다.

올해 초 동아시아 축구선수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중국 대표팀에게 0대 3으로 패했다. 1978년 이후 중국에게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충격과 실망은 더욱 컸다.

다음날 허정무 감독은 예정된 훈련을 취소하고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리고 한 스태프를 불러서 피아노에 앉게 했다. 이 스태프는 아무 말 없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눈을 감고 이 곡을 들으면서 어제 일은 모두 잊자"고 당부했고, 선수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피아노 선율을 감상하며 차분히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고 며칠 후 대표팀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기분 좋게 3대1로 승리했다.

얼핏 보면 왜 허 감독이 당시 이런 '엉뚱한 훈계'를 펼쳤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서 씨의 지적을 보면 답이 보인다.

"만약에 이때 허정무 선수가 낙담한 선수들을 무작정 다그쳤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과거의 실수와 과오를 잊고 에너지를 끄집어내는 힘이 바로 클래식의 매력이다."

그는 "과거 단체·조직이 우선시됐던 1960~70년대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부각됐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개개인이 다 중요시되는 시대에는 이들의 감성을 이해할 수 있는 경영자가 성공 CEO"라고 말했다.

그러한 감성을 읽는 키워드, 열쇠가 바로 '클래식'이라고 그는 설파한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설문결과도 이러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회원 CEO 436명을 대상으로 예술과 경영 간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6.1%는 "CEO의 예술적 감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섬세함,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내는 유연한 사고력 등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영과 클래식을 접목해야 할까. 그가 우선 주목한 요소는 화합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면 어떤 파트는 계속해서 열심히 연주를 하는데 어떤 파트는 띄엄띄엄 어쩌다 한 번씩 악기를 들고 연주한다. 이런 모습 때문에 농담도 나온다.

"음표 하나에 바이올린은 1원, 2원을, 첼로는 10원, 20원을, 트럼펫은 100원, 200원을, 튜바는 1000원, 2000원을, 팀파니는 1만원, 2만원을 각각 외치며 연주한다."

서 씨는 이러한 오케스트라의 모습이 조직과도 닮아있다고 한다. 그는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제때 얼마나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역할이 다르다고 누구는 놀고 누구는 고생한다고 생각한다면 전체적인 조화는 무너지고 만다"고 말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서로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화합하도록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이 바로 조직의 지휘자인 경영자다. 혹여 이러한 지휘자의 역할을 '간섭'이라 판단한다면 오산. 그는 "오케스트라 중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이 지휘자"라며 어렵고도 쉬운 지휘자의 역할을 설명한다.

"연주 도중 단원들은 악보를 봐야하기 때문에 지휘자를 힐끔힐끔 쳐다볼 뿐이다. 이때 중요한 건 단원들끼리의 호흡이기 때문에 단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갖고 서로를 보완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입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는 "나만 따라오라"는 식의 무조건식 경영을 경계한다.



'음악의 3요소'로 보는 리더의 조건

'리듬, 멜로디, 하모니'. 이는 음악의 3요소다. 직원과의 벽을 허무는 유능한 CEO는 이러한 3요소에서도 창조경영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지휘자 서희태 씨는 "리듬에서 유연한 생각을, 멜로디에서 표현력을, 하모니에서 화합의 정신을 각각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이러한 능력이 쑥쑥 배가될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단연 'YES'(예)다.

동물의 경우 소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온순해지더니 생육 상태가 좋아져 일반적인 축산농가의 1등급 한우 출현율에 비해 약 3배에 가까운 높은 출현율을 보였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농업진흥청의 이완주 박사는 저서 <식물은 지금도 듣고 있다>에서 "음악이 식물의 병충해 발생을 줄이고 저항력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서희태 씨의 주장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식물이나 동물에도 클래식 음악이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하물며 인간에게는 어떻겠는가." 그는 "창의성은 인문학과 예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클래식 예찬론을 편다.

그의 주장대로, 팍팍한 현대사회에서 감성이 메마를 때 클래식 음악을 통해 예술적 자양분을 흠뻑 흡수해보면 어떨까. 그는 지휘자답게 'CEO에게 영감을 주는 클래식 음악'을 추천하며 <클래식 경영 콘서트>의 끝을 맺었다. 이번 인터뷰도 그 추천음악 중 일부 곡들을 소개하며 갈무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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