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기등재약 사업포기, "후손에 비싼약값 물려주는 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복지부가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사업에 대해 지난 7월 ‘모든 품목 약값 20% 일괄인하’로 기존방침을 변경한 것은 후손들에게 비싼 약값을 물려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보건복지위)은 22일 국정감사에서 "기등재목록정비사업의 부실 운영으로 신약에 지속적으로 높은 약가를 책정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며 "결국 후손들에게 고가의 약제비 책정 구조를 물려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기등재 의약품 목록 정비사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1만5000여 가지의 약제 품목에 대해 순차적으로 경제성을 평가하는 사업이다.

복지부는 지난 7월 건강보험적용을 받는 의약품 전체의 약가를 재평가하는 방식에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한 2006년 이전에 등재된 의약품 중 상대적으로 비싼 약만 가격을 인하키로 약가인하 정책을 선회했다. 약가 인하폭도 동일성분 최고가의 80%(최대 인하 20%)로 제한했다. 또 일괄 20% 인하대상에서 고가의 특허의약품이 제외했다.

윤 의원은 "일괄인하 안에는 시범평가시 모든 약품에 대해 약가를 조정했던 것과 달리 특허의약품의 경우 특허가 만료되고 나서야 20%를 인하하기로 했다"며 "기등재된 약품 가격은 신약의 약가 산정시 참조가격이 되므로 기등재 약가가 높으면 새로 등재되는 약가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웨덴의 경우 지난 2003년 기등재약 정비사업을 통해 획기적으로 등재약 품목 수를 줄였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제약사들이 보험급여리스트에 남기위해 자율적으로 약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또 일괄인하 방안이 제약업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고지혈증약에 대한 시범평가에서는 해당 약제의 비용대비 효과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약값을 인하했다. 하지만 일괄인하의 경우 약제의 비용대비 효과를 평가하지 않고 아무런 근거없이 약가를 일괄하는 만큼 업계의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복지부가 합당한 평가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고 약가를 인하했기 때문에 제약업계와 법정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등재목록정비사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용효과성 평가를 통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