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많은 ELW가 최고 아닌가요?"

▲ 초보투자자 : 어느 새 이사님께 여쭤보는 시간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네요. 오늘부터는 그 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주식워런트증권(ELW) 투자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내 ELW 거래 화면에 나오는 투자지표들이 익숙치 않은 게 사실인데요. ELW 거래의 흐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표에 대해 문의하려고 합니다.

HTS ELW 거래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이론가'와 '패리티'라는 두 지표의 의미와 투자시 활용방법이 궁금합니다. 이론가와 ELW 산정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던데요. 왜 그런 건가요?

◇ 이론가, 너무 믿지 마세요

- 닥터윤 : ELW 투자의 묘미 중 하나는 시장상황이나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특성을 지닌 ELW를 골라 투자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기초자산 가격과 비교해 행사가격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에 따라 내가격, 등가격, 외가격으로 나뉘는데, 이를 '패리티(parity)'라고 합니다.

내가격 ELW는 높은 레버리지를 감내하기 어려운 보수적인 투자자들이나 비교적 장기간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적합합니다. 등가격 ELW는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크기 때문에 변동성 증가가 예상될 때 활용될 수 있으며 풍부한 유동성을 중요시 하는 단타 매매자에게 적합합니다. 외가격 ELW의 경우 단기간에 기초 자산이 매우 크게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높은 레버리지 효과와 위험도를 감내할 수 있는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HTS상의 이론가는 KIS 채권평가에서 계산하는 값으로, LP가 제시하는 가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LP는 ELW를 발행할 때 변동성 예측 방법과 더불어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재변동성 예측을 위해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후 거래세 등의 각종 비용을 감안해 ELW 가격을 산정하게 됩니다.

KIS 채권평가가 계산하는 이론가는 채권평가사 내부적으로 정한 로직에 따라 모든 ELW에 일괄적인 내재변동성을 적용해 산출한 값입니다. 기본적으로 내재변동성은 미래 변동성에 대한 ‘예측치’여서 각 증권사나 채권평가사들 간 평가모델에 따라 다르게 계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HTS상의 이론가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고 ELW의 가격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비슷한 조건의 서로 다른 ELW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비교 정도로 활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 1주일 이상 보유한다면 내재변동성 낮은 종목으로

▲ ELW 종목에서 내재변동성도 꼭 봐야하는 지표인가요? 종목 선택이나 실전 투자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 이는 종목 보유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1주일 이상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한다면 가급적 내재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고릅니다. 내재변동성이 낮을 경우 결과적으로 지불하게 되는 시간가치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기 투자인 경우 내재변동성은 그다지 중요한 지표가 되지 않습니다. 긴 시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가치 비용이 크지 않지만 요인이 아니기도 하지만 내재변동성이 높을 경우 델타도 같이 높아져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 거래대금과 순매수·매도량 같이 확인

▲ '거래의 흐름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ELW종목별 거래량을 통해 시장 내 관심주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LW 종목을 선정할 때 거래량이 풍부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종목별 거래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또 다른 지표는 없나요?

- 많은 투자자들이 ELW 투자시 거래량을 주요 지표로 삼고 있는데요. 거래량이 많다는 건 해당 종목의 거래가 빈번하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많은 투자자들이 거래하고 있는만큼 관심을 가지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거래량만으로는 투자자들이 많이 산 종목인지 많이 되 판 종목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또 투자자들이 장중에만 샀다 팔았다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서 하루 이상 포지션을 유지하는 종목인지도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허수를 제외한 분석을 통해 투자자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투자지표를 제공하기 위해 도이치증권 ELW 웹사이트에서는 기초자산별로 순매수·순매도량을 검색할 수 있는 '워런트 플로우'(Warrant Flow)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LW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건 결국 어느 주식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예측이 얼마나 정확한가일 겁니다. 물론 주가의 방향성을 항상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참조하는 건 좋은 방법입니다.

워런트 플로우 지표는 시장 전체의 ELW를 대상으로 순매도·순매수 상위 기초자산을 조사한 겁니다. 이 정보는 기존의 거래량, 기술적 지표와 병행하면 좀 더 정교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주가가 거래량 증가와 함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워런트 플로우 지표에서도 현대차 콜에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다면 ELW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현대차의 상승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합니다. 현대차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현대차가 순매도 상위 종목에 있다면 단기간내 현대차 주가가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그 전에 샀던 현대차 콜 ELW로 차익실현을 하는 투자자가 더 많다는 뜻이겠죠.

▲ 해외 선진ELW시장 중 독일이 한국과 투자성향이 비슷하다고 하셨는데요. HTS가 없는 독일투자자들은 어떻게 ELW거래를 하나요?

- 독일은 HTS에서 ELW를 고르기보단 각 발행사의 홈페이지에서 적합한 ELW 또는 구조화파생상품을 고르면 바로 온라인 증권사 매매 시스템에 연결됩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구조화 파생상품의 종류만 해도 수백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투자자 스스로가 먼저 원하는 상품 유형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보수적인 투자자가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해 봅시다.

독일의 도이치뱅크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트레이드 레이다 시스템에서 마침 미국의 다우지수에 대해 투자자가 미리 설정해 놓은 매수 신호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이메일과 핸드폰 문자로 발송했습니다. 이 투자자는 도이치뱅크 웹사이트에 접속해 매수 신호가 발생한 다우지수에 연동된 ELW 가운데 유동성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한 종목을 고릅니다. 이 종목을 클릭하면 바로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증권 매매 시스템을 고를 수 있는 콤보 박스가 뜹니다. 이중에 평소에 자신이 자주 거래하는 증권사 매매 시스템을 접속하면 원하는 종목을 바로 매수할 수 있는 원스탑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독일은 ELW를 비롯한 장내에 상장된 구조화 파생상품을 컴퓨터를 활용해 시스템으로 매매하는 게 규정상 금지돼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특정 단타 매매자들이 컴퓨터로 하루에 수백번 거래하는 것과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ELW 거래대금의 상당부분이 아직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단타 매매자들에 의해 발생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죠.

우리나라도 ELW시장의 역사가 더해지고 투자자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는 등 질적인 성장이 이뤄지면 독일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ELW왕초보 투자자 = 허 선(26)은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 브룩)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으로, 5년간 주식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ELW투자에 입문했다. 국내 시장은 물론 홍콩·독일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 글로벌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도 투자'를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닥터윤 = 윤혜경 도이치증권 워런트 마케팅 총괄 이사(34)는 국내 증시에 ELW가 처음 도입된 2006년부터 활동해 온 ELW마케터 1세대로, 국내외 증권사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제지 기자 경험에서 나오는 정보 전달력으로 ELW 실전 노하우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평판이 높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했고, 저서 'ELW 완전정복', 'ELS·ELW 황금수익률 따라잡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