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무리한 M&A 피해 직원 몫"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동진(사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이 인수자 선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26일 "인수합병(M&A)으로 시너지를 내는 쪽은 인수자가 아닌 현대건설이어야 한다"며 "인수자와 현대건설, 채권단 3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M&A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잘못된 건설기업 인수 사례에서 보듯 결과가 좋지 못한 인수합병 피해는 결국 수많은 직원들에게 전가 된다"며 "무리한 자금동원을 한쪽이 인수할 경우 3자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현대건설 비전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인수전의 승자가 돼야 하며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전문경영인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유수의 건설업체로 평가받던 회사가 국내 주택사업에만 집중하다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인수자는 해외시장 진출에 사운을 걸고 있는 현대건설의 비전을 살릴 수 있는 업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0년간 고통을 감내했던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대건설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채권단 측에 보상을 요구해 받아들여지면 이를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직원들은 두 회사 가운데 어떤 곳이 인수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적통을 잇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건설이 위기에 빠진 이유도 대북사업과 그에 따른 검찰수사 등이 주된 요인이었다"고 언급, 현대그룹의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직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현대건설 채권단은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11월 초 본입찰을 실시하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