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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가서 11번 융자신청했는데 진빠져 그만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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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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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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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는 서울시 공공관리제(하)]


- 과도한 담보요구…공무원 전문성 부족
- 추진위·조합들 '호주머니 돈'으로 충당


"구청에 11번이나 융자신청 하러 다녀왔습니다. 갈 때마다 '이 부서에 가라 저 부서에 가라'고 하고 어떤 공무원은 서울시에 문의해보라 하더군요. 진이 빠져 융자받기를 포기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공공이 주도하는 서울시의 '공공관리제' 시행에 따라 정비조합과 추진위원회에 필요한 자금(시비)이 지원되고 있지만 실제 자금을 융자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청 공무원들의 공공관리제도에 대한 이해부족과 융자 대출시 담보 또는 연대보증인을 요구, 자금지원에 대한 책임이 사실상 조합이나 추진위 측에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시공사 선정 전까지 필요한 비용을 신용 대출로 융자받으려면 조합장이나 추진위원장 등 임원 5명이 연대보증하도록 했다. 담보에 의한 융자는 연 이율 4.3%, 신용대출의 경우 5.8%의 이자가 붙는다.

융자신청을 위해 구청을 11번이나 찾았다는 추진위 관계자는 "정비사업 일을 맡아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돈이 들어간다"며 "융자금 지원받기가 쉽지 않아 추진위 임원 등 몇몇이 내놓은 호주머니 돈으로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추진위 관계자는 "재개발구역 주민들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의 보증이나 담보가 쉽겠냐"며 "몇몇 임원이나 추진위 감사 등에게 이 얘기를 꺼내면 손사래부터 친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담보나 보증에 대한 민원이 많아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지원방식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와 관련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공공관리 전담부서를 운영하는 구청은 14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시는 전담부서 설치와 공공관리 추진실적 등을 평가해 우수 구청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사업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민 동의서 징구과정에서 구청장에 의해 선정돼 용역비를 지급받은 정비업체보다 추진위 측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도 공공관리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최근 추진위 승인을 받은 한 재개발구역에선 추진위 측이 정비업체보다 2배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냈다. 용역비는 구청장이 선정한 업체가 받고 동의서는 추진위가 받아내는 것으로 '공공의 역할'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 대해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담당 공무원들이 정비사업에 정통하다는 전제하에 공공관리제가 시작돼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있다"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스스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선택권을 빼앗고 일률적으로 공공관리제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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