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 오르는데 왜 ELW는 안 오르죠?"

▲ 초보투자자 : '주식워런트증권(ELW) 투자는 방향성'이라고 할 정도로 ELW에 투자할 땐 기초자산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는데요. 주식투자보다 상대적으로 단기간 변동성이 큰 ELW 방향성을 읽긴 쉽지 않습니다. 때때로 기초자산 방향성과 ELW 방향성이 다르기도 하고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닥터윤 :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바로 '기초자산 주가는 올랐는데 내가 산 콜 ELW의 가격은 오르지 않느냐'입니다. 기본적으로 콜 ELW는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그 정도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상품입니다. 만약 기초자산 주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콜 ELW의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면 다음 중 어느 경우인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1) 해당 종목의 전일 최종 체결시점이 주식 최종가 체결시점과 다른 경우
기초자산은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당일 상승률이 나오지만 ELW는 전일 최종 체결가 기준으로 상승률이 산출돼 체결 시점이 다른 경우 수익률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ELW와 기초자산 등락률이 다르면 가장 먼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해당 ELW의 최종 체결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ELW의 최종 체결시점 이후 기초자산 가격은 변동했고 이에 따라 LP 매매가가 제시됐지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ELW종가는 기초자산가격 변동을 반영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주가가 오후 2시40분 73만5000원일 때 삼성전자 콜 ELW를 530원에 매수했고 그 이후 거래가 없어 해당 ELW 최종 체결가가 530원으로 남게 됐다고 합시다. 삼성전자 주가는 동시호가 때 급락해 72만원으로 마감됐습니다. 다음날 삼성전자가 73만원에 호가되고 있다면 기초자산은 1%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 전날 해당 ELW가 최종 체결됐던 시점 가격인 73만5000원보다 낮기 때문에 ELW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왜곡돼 보이는 것 뿐입니다. 유동성 공급이 종료된 ELW가 아니라면 기초자산에 연동돼 적정 매매호가가 제시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2) 동시호가 때 기초자산 가격 급변한 경우
원래 동시호가 때 LP의 원활한 유동성공급이 불가능해 적정가격과 다른 가격에 소량의 매매가 체결, ELW 종가가 크게 왜곡되기도 합니다. 이 때 체결된 가격은 LP가 제시한 게 아니라 개인들간 거래된 물량이므로 LP가 제시하는 가격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이런 경우 다음날 장이 열릴 때 전일 종가와는 무관하게 적정가격 수준에서 LP가가 제시됩니다.


이처럼 ELW는 단순히 종가만으로 그 적정 가치를 알 수 없을 때는 전일대비 기초자산 가격 변화분, 델타, 쎄타를 이용해 직접 ELW의 가격변화분을 계산해보는 게 좋습니다.

3) LP보유수량이 없을 때
LP의 보유수량이 0%인 경우 투자자끼리의 매수 매도 호가가 체결되면서 시장가와 LP가 제시한 호가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 LP의 매수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가격이 형성되는데 투자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고평가된 시장가에 매수하면 이후 기초자산이 예상대로 움직이더라도 시장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예상보다 수익이 낮아지거나 심지어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HTS에 나오는 LP보유물량은 전일 장 마감 후 수치여서 LP보유물량이 소량 있더라도 장중에 전량 매도됐을 수도 있습니다. ELW를 매수할 때 반드시 LP 매수 매도 가격을 확인한 후 비슷한 가격에서 매매하는 게 좋습니다.

4) 극외가격 종목인 경우
행사가격이 현재의 기초자산 가격과 매우 멀리 떨어진 깊은 외가격 종목은 기초자산 가격이 소폭 움직여도 ELW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르거나 심지어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극외가격 종목은 델타는 낮고 쎄타는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주가가 올라도 이에 따른 민감도는 낮은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반영되는 시간가치 하락이 크다는 뜻이죠 기초자산의 방향성에 확신이 있더라도 가격이 매우 싼 극외가격 종목 투자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5) 내재변동성 변화
ELW의 내재변동성은 LP가 해당 기초자산에 대해 해당 ELW의 만기까지 얼마나 크게 움직일지(변동성)를 예측한 값을 말합니다. ELW의 가격은 내재변동성이 상승하면 콜, 풋 모두 상승하고 내재변동성이 하락하면 콜, 풋 모두 하락하게 됩니다.

만약 주가가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높았던 시점에서 콜 ELW를 매수했는데 그 다음날 주가의 반등폭이 미미하고 변동성이 하락했다면 콜 ELW라고 해도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ELW는 단기간 방향성을 투자지표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더군요. 방향성을 판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 ELW는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기간이 짧은 게 사실입니다. ELW는 만기까지만 살아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죠. 장기 주식투자의 경우에는 주식의 펀더멘털 분석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ELW는 펀더멘털 뿐만 아니라 기술적 분석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술적 분석 지표는 매우 다양하고 투자자마다 선호하는 지표가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각 증권사의 기술적 분석 보고서를 참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도이치증권 ELW웹사이트(www.dbwarrants.co.kr)에서도 독일 리서치회사를 통해 제공받는 코스피200지수의 기술적 분석 자료(엑스텍 트레이드)를 매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 방향성만 보는 코바워런트, 초보 투자에 적격

▲ ELW 초보 투자자들이 방향성 판단만을 고려해서 투자를 시작하려 할 때, 조기종료 조건이 있는 코바 워런트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던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코바 워런트의 최대 강점은 기초자산 변동성이 ELW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ELW보다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코바 워런트는 권리행사시 옵션 매수자에게 이익이 발생하는 가격 상태인 '깊은 내가격'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방향 예측만 필요할 뿐 변동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ELW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기초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만 고려하면 되므로 기존 ELW에 비해 투자가 용이합니다.

▲ 콜 ELW에 비해 풋 ELW는 투자하기가 익숙치가 않던데요. 풋ELW의 투자 포트폴리오 활용 방법이 궁금합니다.

- 풋 ELW는 보통 하락장에서 단기매매에 주로 사용됩니다. 물론 헤지를 위한 장기 투자전략도 가능합니다. 주식을 매도할 의사는 없으나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면 해당 종목의 풋 ELW를 소량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한 보험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주가지수의 향방은 알 수 없지만 위로든 아래로든 큰 폭의 움직임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콜과 풋 ELW를 동시에 매수하는 ‘스트래들(또는 스트랭글)’ 매수 전략 역시 가능합니다.

◇ ELW왕초보 투자자 = 허 선(26)은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 브룩)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으로, 5년간 주식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ELW투자에 입문했다. 국내 시장은 물론 홍콩·독일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 글로벌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도 투자'를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닥터윤 = 윤혜경 도이치증권 워런트 마케팅 총괄 이사(34)는 국내 증시에 ELW가 처음 도입된 2006년부터 활동해 온 ELW마케터 1세대로, 국내외 증권사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제지 기자 경험에서 나오는 정보 전달력으로 ELW 실전 노하우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평판이 높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했고, 저서 'ELW 완전정복', 'ELS·ELW 황금수익률 따라잡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