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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사 1만명 시대'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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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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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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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사 1만명 시대' 자화상
지난 5월 광주의 A사립대 시간강사 서모씨(45)가 자신의 집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자살했다. '이명박 대통령님께'라는 제목의 유서를 남긴 채.

서씨는 유서에서 "교수 한 마리가 1억5000만원, 3억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약 2년 전 전남의 한 사립대학에서 6000만원, 두달 전 경기도의 한 사립대학에서 1억원을 요구받았습니다"라며 시간강사의 비참한 현실을 밝혔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학부를 마친 그는 광주의 A대학에서 영어영문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부터 같은 학교에서 줄곧 시간강사로 일했다. 서씨는 교양영어 과목을 담당하며 시간당 3만3000원을 받았다.

서씨처럼 국내 대학에서 강의를 담당하는 시간강사는 모두 7만2000여명이다. 이들이 전국 4년제 대학 교양과목의 약 51%를, 전공과목의 36%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3만5000원으로 전임강사의 4분의1 수준이다. 주 9시간 기준 평균연봉인 1012만원은 4인가족 기준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1600만원)에도 못미친다. 4대보험 가입률(2009년 기준)도 국민연금 6%, 건강보험 2.6%, 고용보험 50.4%, 산재보험 72.6% 등으로 저조하다.

그동안 시간강사들의 지위는 '교원'이 아니었다. 법적지위가 임시계약직 신분인 탓에 학기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했다. 세계적으로 시간강사 중 교원 지위가 없는 나라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뿐이다. 지난달 25일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는 대학 시간강사를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하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교과부가 추진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르면 제14조의 '교원'에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 외 '강사'가 추가된다. 1977년 교육법 개정으로 시간강사가 교원에서 제외된 지 33년 만이다.

지난 3월 통계청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다. 이중 다수는 자살한 서씨가 그랬듯 멍에 같은 학위를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갈 공산이 크다. 정부는 '박사 1만명'과 '시간강사 처우개선'이란 문제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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