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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질문하는 학생 없는게 한국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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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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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르 이에버 박사가 지난달 29일 울산대 산학협동관 국제회의실에서 ‘내가 노벨상을 수상한 이유’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초전도체에서의 터널효과’ 이론으로 197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울산대 제공]
↑이바르 이에버 박사가 지난달 29일 울산대 산학협동관 국제회의실에서 ‘내가 노벨상을 수상한 이유’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초전도체에서의 터널효과’ 이론으로 197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울산대 제공]
“한국이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토론하고 논쟁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197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바르 이에버 박사(81·미국 렌슬리 공대 명예교수)가 한국 교육풍토에 던진 고언이다. 이에버 박사는 지난달 29일 울산대에서 명예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내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하면서 “논쟁 없는 교육이 한국의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버 박사는 이날 “한국이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한국에 와서 강의를 하는데 질문을 하는 학생이 없었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경원대 WCU(교육과학기술부 주관의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에 초빙 석학으로 참여, 2008년부터 국내 여러 대학에서 학생·교수들과 머리를 맞대는 경험을 통해 한국 대학가의 풍토를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 사람은 예의 바르고 남을 존중하는 미덕이 있다. 그러나 남을 존중하는 것과 학문적 논쟁이 서로 상반되는 것을 혼동해 질문조차 금기시하는 풍토는 고쳐져야 한다. 강의실에서는 교수와 학생, 가정에서는 부모 자식간에 토론하면서 의견을 공유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에버 박사는 “세계적인 석학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에서든 경쟁심이 있어야 하고, 끝까지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고집스러움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서도 현대·삼성·LG 등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 많기 때문에 머잖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노르웨이 출신의 둔재 기계공학자가 어떻게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됐는지를 이야기 하겠다”라며 자신의 인생 역정도 소개했다.

 “나는 학창시절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노르웨이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턱걸이로 졸업했다. 직장을 구했지만 집을 살 여유가 없어 미국으로 이민했는데, 노르웨이에선 겨우 졸업할 수준의 성적(4.0)이 미국에서는 최고점수로 오인 받은 덕분에 GE의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하게 됐다. 내가 노벨상을 타게 된 분야인 터널효과는 GE에서 처음 접했으나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나름의 연구를 했으나 처음엔 허점투성이였다. 하지만 연구센터 소속 800여 명의 박사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었던 게 더 없는 행운이었다. 정말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이에 대해 증명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고민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그 뒤 렌슬리 공대에서 양자역학과 물리학을 연구했고, ‘초전도체에서의 터널효과’ 논문을 완성했다. 1973년 에사키 레오나, 브라이언 조셉슨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바로 그 논문이다.”

 초전도체의 터널효과에 대해 울산대 정문성 교수(물리학)는 “도로에서 터널을 이용하면 고개를 넘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산을 통과할 수 있듯, 초전도체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전기를 보낼 때 전기 저항을 거의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론은 전기전자분야의 반도체, 의학 분야의 MR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중앙일보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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