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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평가사 '레이팅' 인플레 "AAAA도 만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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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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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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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닥쳐도 낮추지 않다가 나중엔 올리기만… '등급 퍼주기'로 등급 차별성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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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2월말 GM, 포드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2009년 2월에는 르노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까지 낮췄다.
피치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도 이뤄졌다. 피치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등급을 한 단계 하향조정했고 무디스는 기아차만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무디스는 기아차 등급을 회복시켰고 현대차 등급은 한 단계 높였다.

당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어땠을까. 3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시 시장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아차 (47,950원 상승1700 3.7%)의 신용등급을 낮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기아차의 실적과 재무 상황이 개선되자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현대차와 함께 한 단계 올렸다.

같은 기업을 놓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경기변동에 따라 등급을 낮췄다 원상회복시켰지만 우리는 금융위기를 거치고 났더니 오히려 등급이 하나 더 올라간 셈이다. 일종의 '레이팅(등급) 인플레이션'이다. 기업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은 등급을 갖고 있고 이 등급에 따라 투자판단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등급에 거품이 있다면 채권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상황은 경기변동에 따른 등급조정의 이유가 생겨도 발행업체의 교섭력에 밀려 하향조정하지 못하고 상향시에는 공격적으로 적용하는 관행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너무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기업신용등급을 보며 레이팅 인플레에 따른 중기적 크레딧 버블의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평가를 가장 많이 하는 한국기업평가의 등급분포를 보면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AAA를 받는 기업의 비중은 2008년 1월 12%에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1월1일에도 12%로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기업 수는 45개사에서 49개사로 늘어났다. 그리고 AAA 등급은 올해 1월1일 14%(56개사)로 높아졌고 현재도 이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AA 등급도 2008년 16%, 2009년 19%, 2010년 25%, 현재는 27%로 높아졌고 A등급은 25%→29%→30%→32%로 계속 상승했다.

국내평가사 '레이팅' 인플레 "AAAA도 만들 판"

이러다 보니 AAA 등급을 받는 기업간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 신 연구원은 "새로운 등급체계로 AAAA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에서 업체간 차별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AAA 등급기업의 국제 신용등급을 비교해 보면 BBB+~A+까지 4개 단계에 걸쳐 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인 AAA로 상향조정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해외 등급은 각각 BBB+(피치), A2(무디스)이다. 국내 신용등급으로는 차별성이 없지만 해외 등급으로 보면 달라진다는 얘기다.

이같은 레이팅 인플레는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에 대한 안이한 판단, 대규모 인수합병(M&A)시 자금부담에 대한 관대한 잣대 등도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림그룹 계열 삼호, 올 6월의 한일시멘트 계열 한일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직전까지도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으로 재무융통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M&A를 활발히 벌이는 동안 재무적 투자자와의 풋백옵션 계약이 공개되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지만 주가 상승으로 등급을 회복한뒤 지난해말 워크아웃을 신청할 때까지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기도 했다.

신 연구원은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경기 변동에 따라 기업의 신용등급을 올리고 내리고 하면서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해 볼 수 있지만 우리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제대로 내리지 못해 계속 등급이 올라가기만 한다"며 "투자자들은 이같은 관행을 감안해 투자시 적절한 프리미엄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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