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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펀드'의 조그만 승리

더벨
  • 문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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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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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7년만의 성과..한솔건설 자금지원 반대해 한솔제지 주주가치 제고

한솔홀딩스 차트
더벨|이 기사는 11월03일(08: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억 대 2000억'.

한솔건설 워크아웃의 숨은 배경에는 일명 '장하성 펀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는 그렇다. 대주주 지원을 받아 충분히 회생 가능하다고 판단됐던 한솔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결정했으니 200억을 투자한 장하성 펀드가 2000억을 빌려준 은행에 맞서 이긴 셈이 됐다.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한솔제지 (4,070원 상승15 -0.4%)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자회사인 한솔건설 지원에 반대해 왔다. 투자 초기(2007년말)부터 한솔건설 매각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은행권의 반발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대주주가 지급보증만 제공해도 살아날 수 있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가치는 70% 평가절하된다. 채권단으로 손실을 떠넘길 셈인가"라는 게 은행권 공통의 인식이다.

하지만 2000억을 빌려줬더라도 상법상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은행이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가타부타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단 200억원을 투자하고도 사외이사 1석을 얻어낸 장하성 펀드는 4000억원을 투자한 한솔제지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지켜냈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

'200억 대 2000억'. 이 싸움은 사실 '4000억 대 0'이다.

펀드 자본주의가 국내에 소개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지배구조펀드가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한 역사도 7년 남짓이다. 한솔건설 워크아웃 결정과 같은 장하성 펀드의 이런 소중한 경험은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펀드 자본주의를 되짚어 볼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장하성 펀드는 지금껏 뚜렷한 성과를 남기기 못해 이름값을 못한다는 평이 많았다.

지배구조펀드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소수 지분을 획득해 주주총회에서 경영개선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무산됐던 사례가 장하성 펀드의 실패로 보였으나, 최근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결과적으로 지배구조펀드가 자본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앞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솔건설 워크아웃 사례를 계기로 지배구조펀드의 활약이 다시 떠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숙제는 남겨져 있다. 펀드 자본주의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간추리면 "배당 많이 하고 투명성을 높인다고 해서 기업의 중장기 성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업은 소액주주의 눈치를 보다가 투자를 게을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하성 펀드가 한솔제지 지분 4%를 투자한 3년간 주가추이를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배력이 취약한 한솔그룹 오너의 지분율도 바뀌지 않았다. 약 800억원의 돈(한솔그룹 오너 일가의 한솔제지 지분 평가액)으로 1조원 가량(한솔그룹 연결 자본총액)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 한솔그룹이다.

펀드 자본주의가 만능은 아니고, 소액주주의 가치 수호가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하성 펀드의 조그만 승리가 마지막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한솔그룹이 한솔건설을 떼어내고서도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한솔제지 주주가치를 지켜낸 이번의 승리가 한솔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담보할 밑거름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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