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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쉬는 용산, 차분한 미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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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김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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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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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상전벽해 588/ 대비되는 집창촌 재개발 현장···

11월1일 오후 용산역 앞 한강대로 23가길. 집창촌 밀집지역 북쪽 통로 입구에서 인부 서너명이 윤락업소인 이른바 ‘쪽방’ 해체작업을 하고 있었다. 업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에어컨을 살려줄 수 있느냐”고 인부에게 부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용산을 떠나는 윤락업소는 22곳. 용산 집창촌 106곳 가운데 3구역 4곳을 포함 31곳만이 남은 상태다. 이들 역시 이달 중순까지 모두 퇴거할 예정이어서 용산역 집창촌의 자취는 곧 사라지게 된다.

갈길 먼 용산, 한숨쉬는 조합

하지만 본격적인 이주 러시에도 불구하고 용산 전면2구역과 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난항에 빠진 상태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철거 등에 대한 근거가 되는 도정법 49조 6항의 위헌 여부를 두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조항은 자치단체가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고 나면 건물 소유자나 세입자의 사용 및 수익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합이 건물 소유자나 세입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 철거를 하는 근거로 삼는 조항이다. 거주 이전의 자유나 재산권, 임차권 등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 조항은 헌재까지 갔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세입자와 조합간에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용산 전면2구역 세입자 경호를 담당하고 있는 김광용 퍼펙트 시큐리티 대표는 “오늘 이주한 집 가운데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음에도 일할계산까지 해가며 월세를 챙겨간 집주인도 있다”면서 “5년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땅값이 올라 큰 돈을 번 사람들이 해도 너무한다”고 혀를 찼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 이 지역 세입자보호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도정법 위헌 시비의 발단은 용산 국제4구역에서 벌어진 용산 참사다.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세입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하면서 강제 철거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용산 국제4구역은 11월3일 또 한번의 전기를 맞았다. 관리처분계획 수립과정에서 조합원의 재산권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용산 국제4구역 개발계획이 무효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일부 조합원이 조합설립 무효확인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사업성을 이유로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 위기에 봉착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역시 용산 전면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불투명으로 인해 당분간 용산은 안된다는 심리가 깔려있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용산 전면2구역과 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예민한 반응 속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헌재 결정에 따라 영업 보상비 등을 다시 책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려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헌재의 판단이 늦춰질수록 하루 수천만원의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임상수 용산 전면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사무국장은 “임대료 수입은 없는 상태에서 매달 막대한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듯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지금 조합의 상황을 ‘죽을 지경’이라고 표현해가며 빠른 헌재 판결을 촉구했다.

전면 2구역은 35층 업무동과 37층 주거동이 들어서며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는다. 또 전면3구역은 40층 규모의 주상복합 두개동이 지어질 예정이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한다.

차분한 분위기 미아리 텍사스촌

서울 성북구의 '월곡 제1구역 도시환경정비구역'(이하 월곡 1구역).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이하 텍사스촌)이 포함된 지역이다. 미아 균형발전촉진지구에 포함된 이곳은 재개발을 통해 도심형 복합타운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텍사스촌의 단계적인 철수가 추진되고, 이곳 지주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떠오를 전망이다.

아직까진 재개발과 관련해 이 지역에서 별다른 잡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2일 늦은 오후에 찾은 월곡 1구역은 재개발 예정지라고 하기엔 차분한 분위기였다. 힐 스테이트 등 아파트 단지 주변에 몇몇 공인중개업소가 줄지어 영업을 하고 있고, 동일토건과 서희건설 등이 한창 아파트를 시공 중인 것 외에는 아직 특별한 변화의 기운을 느끼기 힘들었다. 그나마 300개 이상이던 성매매 업소가 150여개로 줄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는 점은 현재로선 큰 변화에 속한다.

다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재개발 조합 및 공인중개업자 등은 재개발 사업에 일정 부분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로 균형발전촉진지구에서 재정비촉진지구로 변경하는 안에 대한 것이다.

최근까지 재개발 조합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던 한 조합원은 "시에 재정비촉진지구 변경 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정비촉진지구로 바뀔 경우 아파트와 상가의 건립 비율이 7대 3에서 8대 2로 바뀔 수 있고, 아파트의 50%를 99.17m²(30평)로 지을 수 있어 분양도 수월해 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경원 한화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약 1년 후 재정비촉진지구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면 2년에서 2년6개월 정도 후에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업진행 과정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집장촌 업주들과 보상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집장촌 토지는 지난 3월까지 종종 거래 됐으나 그 후로는 거래가 뜸한 편이다. 서 대표는 "33.057m²(10평)의 경우 3.3m²(1평) 당 3300만~3500만원, 99.17m²(30평 )는 3.3m²(1평) 당 2000만원대에서 거래됐다"며 "서울 강남의 자산가들이 투자하는 경우도 많아, 집장촌 전체 지주의 35%에 달한다"고 전했다.

단, 균형발전촉진지구와 재정비촉진지구가 주상 건립 비율 등을 법적으로 규정하진 않는다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비촉진지구로 변경될 경우 용적률 상향 등의 변동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주상 건립 비율 등이 특별히 규정된 것은 없다"며 "사업자와 사업내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재개발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바로 침체된 부동산경기 때문이다. 한 재개발 조합원은 "보통 재개발을 하면 지주들이 이익을 얻을 것으로 생각 하는데 그건 옛날 이야기"라며 "아파트 분양이 잘 되고 가격도 올라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우려했다. 오히려 지주들이 분양받은 가격보다 아파트 시세가 떨어진다면 재개발이 호재가 아닌 악재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 상황에서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이 망하는 구조"라며 "이득을 보는 쪽은 결국 정부와 건설회사인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월곡 1구역은 지난해 8월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12월 시공사가 선정됐다. 시공사는 한화건설과 롯데건설로 최종 결정됐다. 또 현재 시공중인 동일하이빌은 내년 5월 입주 예정이며, 총 401가구 중 50여 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서희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는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으로 분양 당시 경쟁률이 45대 1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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