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에 롯데제과 주가는?

빼빼로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990년대 중반 부산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시작된 빼빼로데이는 어느새 전국적인 기념일이 됐다. 발렌타인데이에 버금가는 행사로 커졌다. 빼빼로를 만드는 롯데제과의 관련 매출도 매년 수백억원씩 늘어나고 있다.

빼빼로데이를 전후한 롯데제과 (27,150원 ▲650 +2.45%)의 주가 흐름은 어떨까. 지난 3년간 빼빼로데이 당일 롯데제과의 주가는 강보합을 보였을 뿐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이진 못했다.


다만 빼빼로데이 직후 연말까지 롯데제과의 주가는 강한 상승세를 반복했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측면보다 수급 차원에서 연말 주가 급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10일 주식시장에서 롯데제과 (27,150원 ▲650 +2.45%)는 0.52% 하락한 13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11일 롯데제과 주가는 1만1000원(0.88%) 상승한 125만6000원을 기록했고 그 이전해인 2008년 빼빼로데이엔 1만원(0.91%) 상승한 111만원에 거래됐다. 2006년과 2007년 빼빼로데이는 주말이었다.


롯데제과 주가는 공교롭게 빼빼로데이가 지난 후 얼마 안 있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10일 롯데제과 주가는 147만2000원까지 올라 한달만에 20%의 상승률을 보였다. 2008년 12월 15일 주가는 140만6000원으로 빼빼로데이 후 한달새에 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이전해인 2007년에도 11월초 140만원대였던 주가가 연말 169만원까지 상승했다.

롯데제과의 연말 주가 흐름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에 의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롯데제과의 빼빼로매출은 지난해 640억원에서 78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품목으론 상당한 매출이지만 전체 매출 1조3000억원에 비하면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다.

빼빼로의 매출도 빼빼로데이에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시기는 11월에 집중되지만 일선 유통채널엔 3개월 앞서 배분된다. 각 도매상들이 3개월 앞서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롯데제과의 실제 빼빼로 매출은 8월~9월에 집중된다.

배당성향도 낮아 배당투자를 겨냥한 투자 전략도 큰 의미는 없다. 롯데제과의 배당률은 주당 3500원에 불과하다. 시가 130만원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0.3%에도 못 미친다.

증시전문가들은 펀드들의 연말 수익률 확보를 위해 주식을 매집하는 소위 '윈도 드레싱'효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제과의 일 평균 거래량은 1000주 남짓에 불과하다. 대주주 물량이 50%에 달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주요 투자자여서 일 거래량은 상당히 낮다.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는 연말 펀드 평가에 대비해 수익률을 어느 정도 나타내고 싶어 한다. 롯데제과처럼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펀드매니저들이 쉽게 주가를 움직일 수 있다.

연말에 롯데제과 주식을 편입해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면 펀드수익률을 일정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윈도 드레싱' 효과라 부른다.

롯데제과 주가가 연초엔 다시 하락해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윈도드레싱' 효과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해 12월 140만원이 넘던 롯데제과 주가는 올 1월 110만원까지 떨어졌고 2008년말 140만원였던 주가는 2009년 2월 9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의 펀더멘털이 좋은 것은 맞지만 연말 주가 급등을 설명하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며 "이보다 윈도드레싱 효과로 연말 기관들이 주식을 편입해 주가가 급등하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확한 설명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제과가 보여주는 실적이나 해외 진출 성과등을 감안하면 현 주가 수준에선 매수 전략은 유효해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