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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Insight]누구를 위하여 연준은 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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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NH선물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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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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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장은 정글과 같습니다. 수없이 밀려오는 정보의 바다에서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지혜가 없으면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피말리는 머니게임이 벌어지는 금융시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thebell이 엄선한 칼럼진의 통찰력과 함께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더벨|이 기사는 11월08일(14: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말도 많았던 ‘2차 양적 완화(QE 2)’ 예상치와 결과를 보면서……

골드만 삭스 2조 달러, HSBC 1조 5천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조 달러……. 이는 지난 11월 3일에 마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세계적 IB들이 전망한 ‘2차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season Ⅱ)’의 규모다.

참고로 다른 곳에서는 어느 정도를 언급했는지 살펴보고 가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500억 달러를 보도했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5000억 달러를 예상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양적 완화 재개’ 이슈의 애드벌룬을 띄우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 반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그 양적 완화 규모가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 시장에 상당한 힌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결과는 6000억 달러

이 절묘한(?) 숫자를 접하면서 연준의 대단한 복안이 있어서라거나 이런저런 시뮬레이션을 거친 의사결정이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그보다는 FOMC가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컨센서스로 굳어진 5000억 달러로 발표하면 시장이 다소 실망하면서 토라질까 두려웠고, 그렇다고 1조 달러 이상의 규모를 선택하기에는 G20 경주 회의의 코뮤니케(공동성명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자국통화 약세를 위한 가장 저질스러운 방법을 그것도 눈 튀어 나올 규모로 단행한다고 전세계로부터 쇄도할 비난이 두려웠기에 ‘대충’ 결정된 규모라 본다.

그리고 이번 FOMC 성명서에서는 내년 2분기 말까지 6000억 달러라면 누구나 계산기 두드려 산출할 수 있는 월 평균 750억 달러라는 수치까지 언급했다. 연준의 세심한 배려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또 한 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형 IB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태다. 그렇게 울다시피 주장하던 ‘2조 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 재개’라면 이것을 미리 아는 자는 돈벌이 측면에서 천기(天機)를 본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 귀하고 돈 되는 정보(?)를 어찌 그리 선선히 시장에 알려주었을까 하는 점이다. 또 막상 결과로 나타난 ‘QE 2’규모와 예상치의 차이로 보아서는 설령 그들의 전망 보고서에 진정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예측 능력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버냉키, 세상을 납득시킬 수 있는가?

11월 FOMC에서 연준이 또 다시 6천억 달러에 달하는 새 돈을 찍어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나서자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중국 외무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해명’하라고 나섰으며, 독일재무장관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을 비난하고 통화당국에 힘입어 달러가치를 낮춘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논리정연 한 비판에 나섰다.

일본도 5조 엔을 추가로 시장에 풀며 그 규모에서는 연준에 도저히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 나름의 양적 완화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거기에다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특별강연을 위해 5일 방한한 (그린스펀 이전에 FRB 의장을 역임했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도 이번 연준의 조치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불러올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러시아 재무차관까지 “최근 미 연준이 취한 조치는 위험한 것… 미국은 자국문제를 해결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통화거품’ 현상과 환율정책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는 미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에 돌아갈 것” 이라며 미국을 비판하는 세력에 가세했다. 가히 연준과 벤 버냉키 의장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할 만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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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은 지난 주말 조지아주의 제킬 아일랜드에서 열린 연준 태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것이 연준의 일이 아니며, 연준의 목적은 경기회복을 돕기 위해 추가 부양조치를 취하는 것… 연준이 정상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려 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 미국경제가 회복하는 것이 미국민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회복과 경제안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취지의 연설을 통해 세계의 비난에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 석학인 그가 세상이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무엇을 걱정하며 왜 비난하는지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며, 그 나름대로 깊은 고민 끝에 그리고 그의 “디플레는 돈 찍어 막을 수 있다”는 고집에 가까운 소신에 따른 정책 결정이라고 봐 주자. 그러나 [차트 1]과 [차트 2]를 통해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은 아직도 많다.

우선 차트들에서 확인되는 것은 지금 시점은 회색 막대로 표시된 경기침체(recession) 기간을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이미 지난 9월 20일에 “2007년 12월에 시작된 경기침체가 2009년 6월에 끝났다”고 공식선언 한 바 있는데,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이 제시하는 숱한 그래프들에서도 지금은 경기침체기가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비금융 기업들의 보유 현금이 1조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는 현실 하에서 과연 지금 미국 경제에 필요한 것이 엄밀히 말하자면 종이에 불과한 달러의 추가 공급인가?

이번에 찍어내는 달러들은 다시 중앙은행의 금고에 다시 처박혀 있지 않게 할 자신이 있는가?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에 힘입어 오르는 주가였지만 시장참여자들 대다수가 거품(bubble) 우려를 떨치지 못하다가 맞았던 주가 급락장 이후 저 정도 회복시켰으면 이제 시장 자체적인 적정주가 탐색과정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주택시장의 회복은 아직 요원하다지만 고용 부문에서도 이제 회복이 기미가 보이고 지난 주말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는가?

환자 스스로 이제 퇴원해서 운동도 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모색해 보겠다는데 병원에서는 언제까지 그 환자에게 링거를 꽂고 산소호흡기도 옆에 끼고 살라 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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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채권을 팔며 누가 달러를 사고 있는가?

아래 [차트 3]은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의 주간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수익률(금리)의 하락은 채권(국채) 가격의 상승을, 반대로 수익률의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내용은 작년 3월부터 1차 양적 완화가 실행될 당시에 미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올랐다는 사실이다. 연준의 양적 완화가 매수세력 부재로 보유 채권을 처분하기 마땅치가 않았던 월가 은행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기회였던가를 웅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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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흐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QE 2’의 실행은 앞뒤 잴 것도 없이 달러약세 를 가속화시킬 재료다. 그런데 [차트 4]에서 확인되듯 FOMC 이후 이틀 정도 하락추세에 탄력이 붙는가 싶었던 글로벌 달러가치는 반등에 나설 기미다.

지난 주말 유로/달러 환율은 1.42 달러도 돌파하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1.40 달러 지지 여부도 불투명한 장세로 가고 있으며, 어느 통화보다도 절상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 같았던 달러/엔 환율도 80엔 하향돌파가 버거워 보이면서 일간 20일선 저항만 돌파되면 82엔대를 올라서고 85엔도 가보자고 할 태세이다.

달러인덱스에서도 이번 FOMC 이후 저점 낮추기 과정을 통해 기술적으로는 매수 다이버전스를 좀 더 깔끔하게 형성하였다. 미국 달러화는 장기적이고도 점진적인 약세가 불가피해 보이는 이 시점에 누가 이렇게 달러를 사고 있다는 말인가? 당연히 미국 국채가격은 더 오를 것이 뻔해 보이는 시점에 누가 이렇게 국채를 던지고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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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 완화는 달러가치 빼고 모든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다…….”

지금 시장을 지배하는 컨센서스이다. 그러나 너무 쉽다. 너무 쉬우면 시장에서는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한 마디를 하고 싶어 먼 길을 돌아왔고, 별 내용 없는 칼럼의 제목을 따면서 불후의 명작(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을 패러디 한 것에 대해서는 헤밍웨이 할아버지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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