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美·中 정상, 환율-핫머니 '빅딜' 가능할까?

주요 20개국(G20) 서울회담의 주요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미국과 중국 정상의 만남이 11일 오후 성사된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핵심 당사자인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위안화의 빠른 절상과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으로의 핫머니 유입 등 현안에 대한 논의를 나눌 전망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위안화의 빠른 절상과 무역수지 제한에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한편 미국의 추가적 양적 완화로 핫머니 유입이 가속화돼 자국 자산버블이 악화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이날 양국 정상회담 직전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중국이 추가적 긴축정책을 통해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해 중국이 위안화 절상속도를 높이라는 미국 측 요구조건을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중국은 10일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18%로 0.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11일 오전 발표되는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를 기록, 전달 3.6%를 큰 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인플레 압박이 점증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지준율에 이어 기준금리도 추가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추가적 긴축은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일정부분 용인하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긴축으로 위안화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더욱 빠른 속도로 뛰게 된다.

이 처럼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중국의 수입 물가는 반대로 떨어져 인플레 압박에 직면한 중국의 숨통도 트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국이 긴축으로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용인할 경우 현재 미국 측 요구조건인 회원국 무역수지 흑자폭 제한에도 전향적 태도로 돌아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절상 속도가 올라가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규모 역시 줄어들 여지가 커지게 된다.

위안 절상으로 어차피 무역수지가 줄어드는 게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면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제한 안건을 들어주고 자국 요구조건을 미국에 관철시키는 '빅딜'을 시도하는 편이 남는 장사다.

중국이 미국에 빅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안건은 자국으로의 핫머니 유입 방어수단 마련이다.

실제로 서울 정상회의 선언문 초안에는 신흥국으로의 핫머니 유입 방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통화 절상으로 단기 해외 투기자금이 국내 자산시장에 몰려들어 '자산버블'이 형성될 우려가 커졌다고 수차례 미국을 압박해 왔다. 중국이 지난 3일 단행된 미국의 추가적 양적완화(QE2)를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